사진@김윤하
사진@김윤하

볼프강 호숫가를 거닐면서 / 김윤하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습니다.

아침 안개가 뽀얗게 시야를 가리면서 신비로웠습니다.

깊이 잠든 아내를 두고 살며시 문을 열고 걸었습니다.

보일 듯 말뜻, 내 앞에 비밀의 숲이 언제 열리려나.

고즈넉한 언덕을 내려와 보니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눈앞에 야생화들이 목욕한 여인처럼 흐트러져 있는데

꽃잎마다 잎새마다 영롱한 방울들이 웃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다양한 새들의 지저귐도 나를 반겼습니다.

조금씩 안개가 걷히면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너무 환상적인 전경에 숨이 멈추어 버릴 것 같았습니다.

드넓은 호수가 바로 내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잿빛과 하양이 섞인 하늘 아래 희미한 안개까지 덮어서

호수는 무엇을 품고 있는지? 깊이 숨기고 있었습니다.

희미하게 교회 종소리가 들리면서 아침이 열렸습니다.

바로 이곳이 꿈에 그리던 볼프강 호숫가였습니다.

 

사진/글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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