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손가락은 다섯 개로 되어 있다.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소지인데 굳이 서열을 따지자면 엄지를 첫째라고 부르고 검지는 둘째, 중지는 셋째 혹은 가운데, 약지는 넷째, 소지는 막내, 혹은 새끼손가락으로 많이 불린다. 

엄지는 영어로 thumb라 한다.  thumb에서 나온  thumb up이 있는데 최고라는 뜻이다. 우리는 최고라는 표현을 할 때 엄지를 치켜세운다. 엄지는 중요한 계약을 할 때 지장으로 사용된다. 그만큼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엄지손가락을 내보일 때는 최고라는 칭찬과 함께 찬성한다는 의미도 가진다. 

검지는 영어로 index finger이다.  index는 지시를 할 때 쓰이는 단어이다. 그  index에 finger를 붙여 검지손가락의 단어가 된다. 그리고 그것을 집게손가락이라고 하기도 한다. 검지는 어디를 가리키거나 지시를 할 때 주로 쓰인다. 그리고 하나를 표시하기도 한다. 

중지는 다섯 개 손가락 중 가장 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지는 다섯 손가락 중 가장 길이가 길어 장지라고도 하고 드물게 장짓가락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middle  finger라고 부른다. 그런데 중지는 함부로 들면 욕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신체 가운데 있는 주요 부분을 상징하기에 욕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약지는 영어로 ring  finger 라고 부르는데 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반지를 나눠 낌으로 붙여진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정서로 보면 옛날 한약을 달일 때 이 손가락으로 저었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있는 듯, 없는 듯, 필요한 듯, 아닌 듯, 하여 존재가 미약하다고 해서 약손가락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다소 생소한 이름 같아 보이지만 없을 無의 무명지(無名指)라고도 한다. 

소지는 우리말로 새끼손가락이라고 불리는데 영어로는 baby  finger, 혹은 little  finger라고도 한다. 또 하나의 이름으로 pinky가 있는데 이는 약속을 할 때 사용되는 손가락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작지만 아주 중요한 손가락이 소지이다. 모든 약속은 새끼손가락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엄지를 오 형제 중에 맏이라고 하면 소지는 막내이다. 그런데 그 엄지와 소지를 펴들면 전방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로 쓰인다. 고속도로에서 한적한 시골길에서 차가 고장이 났을 때 급한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보내는 수신호로 사용된다고 한다. 

검지와 중지를 함께 펴들면 그것은 승리를 표시한다. 이기라고 응원하기도 하고 상대를 추켜세울 때도 사용된다. 엄지를 들 때와 같은 의미이다. 그런데 검지와 중지를 펴서 드는 것이 아니라 중지가 검지 위로 접히게 편다면 이는 cross one's finger로 good luck의 의미로 쓰이는데 너에게 행운을 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손등이 보이게 중지가 검지를 숨긴 표시를 하면 거짓말을 해도 벌 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니 의미가 달라진다.

나는 아침마다 한 호흡에 25개의 숫자를 세는 것을 다섯 번 정도 한다. 폐 운동에 좋다고 해서 하는 운동의 일종이다. 손가락을 피면서 수를 세는데 맨 먼저 엄지가 눕고 그 위로 검지 중지 약지 소지가 차례로 업힌다. 거꾸로 돌아오면 소지 약지 중지 검지가 차례로 일어나고 맨 나중에 엄지가 일어난다. 

성경에 장남을 중시하였고 장남에게 모든 유산을 주며 가계를 이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장남을 그 가정에 기둥이라 하였다. 그것은 장남이 엄지와 같이 모든 동생들을 추켜세우고 그 힘든 것을 받아 주기 위해 먼저 엎드리고 동생들이 다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맏이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맏이가 되는 것이다. 이전 아버지가 병이 들거나 일찍 세상을 떠나면 맏이(남자든 여자든)가 가장(家長) 노릇을 하였다. 그래서 그 맏이 역할 하느라 장가갈 때를 놓치기도 하고 시집갈 때를 놓치기도 하였다. 그래야만 동생들에게 의무를 다하였다고 생각하였고 동생들도 형이나 누나를 아버지 어머니로 생각하였다.

손가락을 펴서 손가락 끝을 마주 대할 수 있는 손가락을 찾아보라. 그것은 오직 엄지뿐이다. 그것은 곧 엄지는 손가락 하나하나를 마주하듯 맏이는 동생들을 챙겨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맏이의 역할이다. 우리 모든 성도들이 엄지가 되자는 말은 그런 의미이다.

교회에서 목사를 영적인 아버지요 어머니라 말한다. 목사는 맏이라는 말이다. 그것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엎드리는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업어 주는 부모가 되어야 진정한 영적 부모로 인정받을 것이다.

엄지는 업어는 주기는 하지만 결코 다른 손가락에 업히지는 못한다. 성도들에게 업히지 말라는 것이다. 군림하지 말라는 뜻이다. 가장 많이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장로 역시 그러하고 세상을 향해서는 우리 성도, 교회가 역시 엄지 역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출애굽기 4장 22절에 보면 이스라엘을 가리켜 내 아들 내 장자라고 하였다. 오늘에는 교회를 지칭하여 내 아들 내 장자라고 할 것이 틀림없다. 복음으로 세상을 섬길 곳은 교회밖에 없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이 자기를 향하면 그것은 교만이다. 엄지는 항상 남을 향하여 펴들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우리를 장자로 보아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