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요즘 빈곤 포르노라는 말이 많은 사람에게서 회자하고 있다. 우선 포르노라는 어감이 좋지 못한데다 그것을 국회의원이 말했다는 데서 논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대상이 대통령의 부인이기에 더욱 부적절하다느니 사전에도 있으니 나쁜 말은 아니라는 것으로 말을 한 당사자와 여당, 혹은 네티즌들 사이의 갑론을박이다.

우선 포르노라는 말을 살펴보면 그것은 성적인 자극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표현 양식을 일컫는 용어이다. 어쩌던 성적인 자극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성적인 것을 빼면 자극이 남는다. 그래서 빈곤 포르노라는 용어가 파생한다. 빈곤 상태를 자극하여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후원을 끌어내기 좋아서 일부 원조 단체나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찾은 김건희 여사(프놈펜=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1일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을 때 심장병 수술을 받은 아동들을 만나는 자리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던 이 환아의 집을 이날 방문했다. 2022.11.12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찾은 김건희 여사(프놈펜=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1일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을 때 심장병 수술을 받은 아동들을 만나는 자리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던 이 환아의 집을 이날 방문했다. 2022.11.12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빈곤 포르노뿐 아니라 불행 포르노라는 용어도 있다불행 포르노는 캐릭터에게 비현실적이거나 작위적인 불행들을 주입하며, 그러한 불행을 부풀려 전시하는 작품을 경멸적으로 가리키는 용어이다. 캐릭터를 최대한 불행하게 보이도록 하는 이 행위를 '캐릭터 학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구잡이로 학대당하는 캐릭터를 통해 동정심과 우울한 감정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포르노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야당의 한 국회의원이 심장병 어린이를 안고 찍은 영부인의 사진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고 말한 것이 적절한가, 부적절한가, 영부인을 형편없이 깎아내리기 위한 발언이냐 그냥 사전에 있는 용어를 무심코 사용했느냐는 것으로 연일 정치권에서 아니 사회 전체가 달라붙어 소모적인 전쟁을 치르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사실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어 많은 후원을 끌어내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주었던 사례는 들춰보면 많이 있는데 대표적 예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있다. 그의 사진과 비교하면서 영부인이 오드리 헵번의 코스프레를 하였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비난은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는데 빈곤 포르노라는 용어가 딱 걸려들고 말았다.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찾은 김건희 여사[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찾은 김건희 여사[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한쪽은 어떻게 포르노라는 단어를 영부인에게 사용할 수 있느냐 이는 사과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사자는 결코 유감을 표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하고 있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빈곤 포르노라는 용어는 사전에 있고 또 그런 경우에 그 용어를 사용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야당 모 의원이 한 말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포르노만 똑 떼어다가 비판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야당의 모 의원이 그렇게 말할 때 의도가 비난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기 위함이었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영부인의 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비난할 요량으로 그 말을 하였다면 그것은 그의 의도가 불순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언급하여야 할 것은 빈곤 포르노라는 전문용어를 일반 국민이 얼마나 알고 이해하느냐는 것이다. 필자 역시도 사전을 들춰보고서야 그 뜻을 알게 되었으니 일반인들은 그것도 포르노의 한 종류이겠거니 하지 않겠는가? 상용되지 않는 전문용어를 사용함으로 일반인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영부인의 그런 행위가 외교 참사라고까지 거들고 나섰다과연 그런가? 하지만 김 여사의 그런 행동을 전해 들은 한국의 독지가들은 후원하겠다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어린이가 한국에 와서 심장병을 고치게 되는 것은 현실이 되었다. 또한 이 사실을 캄보디아 현지 언론인 프놈펜 포스트는 15(이하 현지 시각)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현지 소년 아옥 로타(14)가 김 여사를 만난 뒤 한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집 방문한 김건희 여사[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집 방문한 김건희 여사[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프놈펜 포스트는 이날 발간된 신문에서 아픈 소년에게 희망을 전한 한국 영부인(South Korea’s first lady brings hope to ill boy)’이라는 제목으로 김 여사와 로타의 만남에 관한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다뤘다. 프놈펜 포스트는 캄보디아의 유력 일간지다.

이로 보건대 영부인의 이런 행동이 외교 참사라기보다는 생명을 살리는 귀중한 일에 한 동기가 되었음이 틀림없다. 캄보디아 언론까지 선행을 홍보하는데 우리나라 일부의 사람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우긴다면 이야말로 우스운 코미디가 아니겠는가? 야당의 모 의원이 비난하기 위해 그런 용어를 사용하였다는 것이라고 누구든 그렇게 유추할 것이다. 야당이 비난 세례를 퍼붓고 있는 마당에 홀로 칭찬을 위해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논란을 키워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을 우스운 나라로 만들지 말고 유감 표명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성경 마태복음 71~3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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