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박사와 복음병원보(福音病院報) ‘
영아와 유아의 찬미’를 소환하다!

 

고명길 목사/ 고신대학, 고려신학대학원, 풀러신학대학원(수료), 인제대사회복지대학원(졸업)사)소망호스피스연합회, 노인요양원 소망의집과 천상소망요양원 대표
고명길 목사/ 고신대학, 고려신학대학원, 풀러신학대학원(수료), 인제대사회복지대학원(졸업)사)소망호스피스연합회, 노인요양원 소망의집과 천상소망요양원 대표

복음병원 경영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심지어 과거 침례병원처럼 부도로 무너질 것이라는 극단적 염려를 하는 분들도 있다.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초창기 복음병원을 이끌었던 장기려 박사에게서 그 해답의 일단을 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복음병원보 영아와 유아의 찬미에 담겨있다.

영아와 유아의 찬미는 장기려 박사가 발행한 복음병원보(福音病院報)의 이름이다. 장기려 박사가 재임했던 26년 동안 총 4회만 발행했으니 년보(年報)도 아니다. 1953년에 창간호, 1967년에 15주년 2, 1971년에 20주년 3, 1976년에 25주년 4호 등 2호부터는 매 5년 한 번씩 발행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4호를 마지막으로 장기려 박사는 복음병원을 은퇴했다. 그 후 병원보는 7호까지 발행되고 종간되었다.

영아와 유아의 찬미는 어찌 보면 병원보 제호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장기려는 왜 이 이름을 차용했을까? 그 이유는 창간호에 그가 쓴 영아와 유아의 찬미라는 글을 읽어보면 장기려의 꿈과 비전을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글 마지막은 우리 복음병원은 갓난이 젖 먹는 아해의 찬미입니다로 끝난다. 이것이 바로 장기려의 신앙이요, 복음병원 정체성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요 선언이었다.

비록 그의 신앙이 우찌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고 함석헌과도 친밀하게 교류하는 등 무교회주의적인 신앙으로 비판을 받지만, 복음병원 재직 시에는 갓난아이 젖 먹는 아이의 찬미처럼 복음병원이 그런 어린 아해(아이)같은 찬미를 하나님께 올려 드리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음을 볼 수 있다.

'영아와 유아의 찬미'가 실린 복음병원보(福音病院報) 창간호

이런 점에서 이 영아와 유아의 찬미는 장기려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열쇠를 제공한다. 어린아이 같은 순진무구한 신앙! 이런 신앙의 소유자였기에 장기려는 병원의 중요한 시점마다 전영창이 복음병원을 설립했음을 연혁으로, 기록으로 1~4호에 고스란히 남겼다. 개원 2주년, 15주년, 20주년, 자신이 병원을 떠나던 해인 개원 25주년, 그때마다 사람들이 자신을 복음병원 설립자로 말하는 데 대해 어린아해 같은 진실함으로 그렇지 않다. 전영창이 설립했다.”라는 자신만의 흔적을 병원보에 남긴 것은 아닐까?

전영창과 장기려의 관계를 살피면서 발견한 옛 자료지만 오늘날 복음병원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기에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장기려의 '영아와 유아의 찬미'를 소환했다.

1953년 창간호에 실린 장기려 박사의 영아와 유아의 찬미전문을 아래에 옮긴다.


 

영아와 유아의 찬미

원장(장기려)

 

1

우리는 천국의 영아이며 유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와 부활로 말미암아 새로 난 영아 유아입니다. 지금은 천국 백성만치 못하다 하여도 자라나면 반드시 천국 백성으로 될 천국의 영아 유아입니다. 이것은 성경 말씀에 의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거듭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이 세상에서 육의 욕망이나 육의 지혜로 살려고 하지 않으니 영아 유아와 같이 되었습니다. 생각하면 힘없는 가련한 인간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내가 되려고 하여서 된 것이 아니고 웬일인지 나를 이같이 하여 주신 이가 계신 것을 나는 믿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십니다. 그런고로 옳은 줄 압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영아 유아의 찬미를 기뻐하시고 그것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신다고 하십니다(시편 82). 영아 유아의 입에 힘을 주셔서 마귀의 계획을 꺾게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은 찬송을 받으십니다.

옛날 젊은 종 요셉이가 보디발 아내의 유혹을 이기어 내가 어떻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에게 죄를 범할 수 있으리요”(창세기39) 라고 말한 때,

소경이었던 자에게 교만한 바리새교인들의 압박을 받으면서 그러나 권위 있는 자와 같이 너희도 그 제자가 되려고 하는가? 그 사람이 만일 하나님께로서 나지 아니하였더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라고 대답한 때(요한9)

비겁하던 베드로와 요한이 유대 관원과 장로와 서기관들 앞에서 담대하게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고 외친 때(사도행전 419)

신사참배로 인하여 5년간 감옥에서 고생하다가 영양불량으로 가출옥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던 76세의 최권능 목사 입에서 ”70여 년을 길러 주신 예수(주님)를 지금 모른다말하라고 해하는 말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외칠 때마다 하나님의 이름은 찬송을 받으셨습니다.

모두 주를 원하는 봉사(奉事)는 찬미이며 예배입니다. 마태 2116절에 영아 유아의 입에 찬미를 갖추었다라고 하는 것을 아직 읽지 못하였느냐“(개역성경 : “어린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미를 온전하게 하셨나이다 함을 너희가 읽어 본 일이 없느냐”,필자 주)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시었습니다.

약한 자의 겸손한 한마디 말에 하나님은 찬미를 갖추시고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매일의 생애 그 평범한 한마디 말 한가지 행동이 다 신실한 찬미이며 예배가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모든 별과 달을 지으시고 위대한 하늘을 장식하신 하나님은 또한 가장 작은 인자(사람)에게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시고 그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십니다. 하늘에 무수한 만상이 있어서 하나님의 영광이 그 가운데 충만한 것같이 땅에 많은 인자가 있어서 그 영아 유아의 찬미를 갖추게 하십니다. 이와 같이 하여 하나님의 기특하신 이름이 온 땅에 널리 퍼지게 됩니다.

보십시오. 어느 나라 백성의 입에 하나님이 그 힘을 넣어 주시지 않았겠습니까? 누가 죄를 대적하기 위하여 불리우지 않았겠습니까? 모든 사람의 생명에 하나님의 형상이 있습니다. 그 이마에 거룩하신 이름의 인친 바가 있습니다. 원하건대 우리의 매일의 걸음이 진실한 의미에 있어서 찬미가 되며 예배가 되기를 원합니다. 원하건대 우리들의 존재가 확실히 사단의 패북(패배의 북, 필자 주)이 되고 하나님의 승리와 기쁨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우리의 육과 정신은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약하고 병들고 괴로워도 우리의 심령은 하늘나라에서 새로난 갓난이 젖먹는 아해(아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특징으로 살아요 우리는 말할 줄도 모르고 행함도 없어요. 다만 울어요. 괴로워서, 마음대로 되지 않아 울지요. 이것은 죄 때문이지요. 몸과 정신이 죄에서 해방되지 못하여 울어요. 정신과 심령이 통일되지 못하여 울지요. 이것은 나의 죄 때문이에요. 나의 가정의 죄 때문이지요. 우리 민족의 죄를 부드안고 울지요.

우리는 도의 젖을 사모하여 허덕입니다. 우리의 심령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갈급합니다. 우리를 구속하신 주님의 얼굴이 보고 싶고, 그 사랑 알고 싶고, 그 품에 안기우고 싶어요. 우리의 심령이 도의 젖을 먹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을 때 주의 얼굴빛이 비칠 때만 만족하여 방긋방긋 웃어요. 이제 우리는 십자가의 의와 사랑 부활의 능력을 깨달았어요. 이것이 새 생명의 길입니다. 우리는 그 품에 안기고 그 사랑을 느낄 때 모든 것 다 맡기고 편히 쉬지요. 이 세상이 아무리 부요하여도 아무리 원수가 둘러싸도 모르고 자지요.

잠이 깨면 벌써 자랐어요. 부절히 자라요. 빨리 자라지요. 보모 품에 안기워 흉내 내듯이 주님 품에 안기워 흉내 내지요. 주님이 하시는 대로 주님 하시라는 대로 운동하지요. 지금은 심령과 정신이 통일이 되었지요. 이 세상에 대한 생각도 위에서 오는 말씀에 통일되었어요. 이제사 비로써 인격을 찾았어요.

이제는 자유와 해방을 얻었어요. 나의 통일을 보았어요. 내 가족 내 민족도 통일될 것이지요. 우리 입에는 찬송 소리가 두어졌어요. 위에서 주시는 것이지요. 모든 죄와 불의를 이기는 말씀의 능력이지요. 불의와는 타협할 수 없는 노래이지요. 불의의 세력을 멸하는 소리이지요. 이것은 하나님의 사용하시는 무기랍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통하여 죄악을 멸하시고 기뻐하신답니다. 이렇게 갓난이 젖먹는 아해의 입에 찬송을 두시고 불의를 제거하신답니다.

우리 복음병원은 갓난이 젖 먹는 아해의 찬미입니다.


▽영아 유아의 찬미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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