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 / 수필가, 서울영천교회 원로장로, 에피포도 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 고려문학상 대 상 수상, 에세이집 「고향의 강」, 크리스챤 한국신문 발행인,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역임, 한국교회평신 도지도자협회 대표회장 역 임. 고려문학회 회장 역임.
김형원 / 수필가, 서울영천교회 원로장로, 에피포도 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 고려문학상 대 상 수상, 에세이집 「고향의 강」, 크리스챤 한국신문 발행인,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역임, 한국교회평신 도지도자협회 대표회장 역 임. 고려문학회 회장 역임.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세모(歲暮)가 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은 세월 속에 사는 인생들의 연륜과 함께 저물어 간다. 사람들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쏜 화살과 같다. ‘달리는 말(走馬)’과 같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대한민국은 6.25 전쟁 이후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웠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강인한 민족이다. 그러나 너무 어려웠던 이 한 해를 보내면서 많은 아쉬움과 고민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정권은 적폐청산이라는 과거에 매달려 수 없는 갈등과 분열, 좌절을 겪으면서 용서와 화해가 없는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정권 또한 한 해를 보내면서 마지막 갈무리를 해야 하는 순조로움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를 예감하는 염려로 가슴을 조이고 있다.

국민들은 계속되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하여 사업장과 일터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원망과 불평이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지만, 정부나 정치인은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삶의 기로(岐路)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마음은 찾아볼 수가 없다.

국가사회가 여러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통로를 바로 찾지 못하고 있다.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 좌충우돌 욕구불만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마치 촉수(觸手) 잃은 곤충처럼 혼란한 상황이 한계선을 넘고 있는 것 같다.

개혁에 앞장서야 할 학자들과 지식인은 벙어리가 되었고, 패기와 열정으로 우리 사회의 기둥이 되어야 할 젊은이는 상실감에 빠져 있다. 저명한 학자들이 경제위기를 진단하고 있지만, 정책을 확실하게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고통, 청년 일자리 문제, 저출산 문제, 고령화 문제, 탈원전과 에너지 문제, 교육과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지만, 당리당략(黨利黨略), 사리사욕(私利私慾)의 늪에 빠진 정치권과 우리 사회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발버둥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는 공정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미래의 지표를 마련하고 있다지만, 우리 국가사회의 희망 지수는 자꾸만 하락하고 있다. 우리의 마음이 희망적인 모습으로 자라고, 우리의 기쁨이 현실 속에서 꽃피어나고, 아름다운 미래가 햇빛같이 밝게 보여야 한다.

한국교회도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한 전도와 선교, 예배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다시 교회가 교회답게 바로 서기 위해 사도신경에서 고백하고 있는 것과 같이 거룩한 공교회의 모습이 회복되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지역적으로 교회는 우주적인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형제가 연합하고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들은 천만 성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연합과 일치 운동은 실망스럽도록 후퇴했고 절망적이다.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는 원칙과 공평으로 행정을 시행해야 한다. 성도를 편애하고 차별할 때 교회의 화평은 깨어지고 나아가서는 분쟁으로 비화 될 수 있다. 교회의 분쟁은 교단을 이탈하고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빈부나 귀천을 가리지 않고 사랑으로 감싸는 예수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질 때 공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교회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교회가 교인 수와 재산과 재정의 많고 적음을 가늠하여 목회자의 능력과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세속적인 기준이 우리 교계에 만연하고 있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우리에게 보고 듣고 말할 것이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어수선한 절망감은 떨쳐 버리고, 가슴설레는 벅찬 희망으로, 오직 꿈과 용기로 뜨겁게 새해를 맞이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한 해를 보내는 이 세모에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고, 형제가 연합하여 사랑과 헌신이 살아있는 '위대한 대한민국'교회를 세워가는 새해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는 기도가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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