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총회 총회장 권오헌 목사(서울시민교회)
고신 총회 총회장 권오헌 목사(서울시민교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모입니다. 지난해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에 가슴이 묵직해지는 시간입니다. 지나친 말과 감정의 분출을 절제하지 못했고 마땅히 나서야 할 때는 머뭇거린 비겁함과 안일함을 후회하는 시간이 세모입니다.

철들고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을 할 줄 아는 나이가 된 후에도 수십 번의 세모를 맞이했지만 해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서면 늘 하지 못한 일들과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이 아쉬움과 후회로 남습니다. 자신에 대한 실망이요 주님이 기대하시는 거룩에는 언제나 이를 수 있을까 하는 자책으로 우울해지는 시간입니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좀 더 따뜻하게 대해 줄 것을 좀 더 너그러이 받아줄 것을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말할 것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줄 것을 좀 더 열심히 섬겨야 했는데, 좀 더 충성하고 헌신할 것을,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서 가족과 벗들과 동료와 교우들을 대했던 나의 잘못과 실수가 유독 가슴이 시린 계절입니다.

이런 후회와 아쉬움으로 지친 세모의 어깨 위로 성탄의 캐럴이 울려 퍼지는 것은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은총과 위로입니다. 아 나의 실수와 패배가 끝이 아니구나! 나의 무거운 짐을 맡길 수 있는 분이 계시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성탄과 함께 불현듯이 우리에게 임하기 때문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시간을 교회력에서는 대강절 혹은 대림절이라고 합니다. 메시아가 이 땅에 오심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메시아를 기억하고 그분이 오심으로 힘을 얻는 시간입니다.

아 나에게도 구속자가 계시는구나, 나의 지친 영혼에 생명의 빛이 찾아오셨구나기댈 곳이 없는 이들에게, 의지할 이가 없어 좌절한 이들에게, 사람에게 낙심하고 실망한 이들에게 새로운 기대와 소망을 주시는 메시아가 오시고 계시는구나.

천사들이 선포한 지극히 높으신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이들 중에 평화로다 누가 우리에게 평화를 선포할 수 있을까? 이 죄악 많은 세상에 지치고 상한 심령에 누가 감히 평화를 선포할 수 있을까? 죄인을 사랑하셔서 사람이 되신 하나님 예수님 외에 누가 우리의 평화가 될 수 있을까?

사람에 거는 기대가 무너진 세대는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고 결혼도 자녀도 포기한 세대에게 누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고 하시는 확신에 찬 선언을 할까?

천사들이 선포한 지극히 높으신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이들 중에 평화로다 누가 우리에게 평화를 선포할 수 있을까? 이 죄악 많은 세상에 지치고 상한 심령에 누가 감히 평화를 선포할 수 있을까? 죄인을 사랑하셔서 사람이 되신 하나님 예수님 외에 누가 우리의 평화가 될 수 있을까?

성탄의 감격은 내가 위기와 재난을 만났을 때 기꺼이 내게로 찾아오실 분이 있다는 감격이다. 한 번 오신 분이 두 번은 오지 않으시겠는가? 외양간 양 구유에 오신 주님을 대망하는 대강절과 성탄절이 그래서 더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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