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원 / 윤춘식
Ⅰ
어제와 오늘이 다르듯
오늘 신년에 '굿 모닝'
지난해(歲)의
슬픈 기억 앞에서도
새 문을 열어주는 1월의 언어
무덤 위에도 푸른 하늘은 흐르니
그렇게 산정을 향해
관용을 여십시오
토끼는 뛰어오고
거북이는 걸어오고
사람은 표지석으로 서 있어도
신년을 맞이하는 시간은 일반
아무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듯
오늘 신년에 '굿 이브닝'
공평한 새해 첫날에
누구에게도 여벌은 없습니다
Ⅱ
신년은 어린아이들의 눈빛
철난 어른들만 나이를 먹는
허리가 굽은 12월에
유년주일학교 어린이처럼
흰 도화지 위에 기도문을
써 내려갑니다
멍든 이도
다친 이도
기분 좋게 노래하는 이도
그것이 정치이든, 행정이든
연하장에는 마음 편히 '謹賀新年'
인내의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리니
지나간 검은 물결도
넓은 품 안에서 줄기줄기
흐르게 하십시오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