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행/조윤희
쏜살같이 달려오는
또 하나의 시간 앞에서
밀물처럼 밀려와
요란하게 연주하며
풀어 헤쳐진 시간들이
그대 앞을
재빨리 훑고 지나간다
내민 가슴속으로
쥐락펴락하며 파고든
농밀한 몸짓에
겨울 바다에 새겨진 파도
제 한 몸
요란하게 비벼대며
부딪힐 때마다
그리움을 토해낸다
저 모습이 마치
나 같을 텐데
어쩌면
그대 같았을 텐데
두 심장의 진동처럼
격렬하게 울려대는
바다의 흐느낌 앞에서
함께 하는 걸음이
정겹기 그지없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