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규 목사(함양 상내백교회 담임)
노상규 목사(함양 상내백교회 담임)

은퇴한 두 사역자

한경직 목사는 197312일 영락교회를 은퇴한 후 남한산성에 있는 18평 단층 건물에 살았다. 200041997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 남겨진 재산은 만년에 타고 다니던 휠체어와 지팡이, 겨울 털모자, 입던 옷가지 몇 점과 생필품이 전부였다.

1992년 종교계 노벨상이라는 템플턴상 The Templeton Prize’을 수상했다. 베를린에서 상을 받은 후, 63빌딩에서 축하예배를 드릴 때 이런 인사말을 했다. “먼저 나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나는 신사참배를 했습니다.” 상금으로 받은 102만 달러는 북한선교와 사랑의 쌀 나누기에 쓰도록 영락교회에 헌금했다.

이금란 전도사는 나라교회를 섬기다가 60세에 조기 은퇴 후 공주에서 살고 있다. 사역할 때부터 가졌던 꿈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은퇴 후 한 달에 45일 일정의 전도 여행을 두 번 하고 있다. 작년 524일 이 지역 전도를 하며 나를 찾아왔었다. 자비량으로 물티슈 전도용품을 사서 나눠주며 전도를 하고 있다. 한 번 가면 전도용품, 차량 기름값, 식대 등 65만 원, 한 달에 130만 원의 비용이 든단다. “그렇게 전도비 지출하고 나면 나머지는 풀떼기 뜯어 먹고 살지요....”라고 웃었다. 전도 여행 중에는 뒷 칸을 침실로 개조한 스타렉스에서 잔다.

 

각종 원로회

총회 기관지라 일컫는 기독교보를 보면 종종 원로 목사회” “원로 장로회” “SFC 원로회등 각종 원로회에 관한 소식을 접한다.

기독교보 1513(2022.11.26.) 3면에는 대구동부노회 원로장로회 제42회 총회에 관한 소식이 있다. 원로장로회가 생긴 지 42년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동 날짜의 기독교보 14면에는 “SFC총동문원로회 제12회 총회소식을 단체 사진과 함께 싣고, 16면에는 신구회장의 사진과 함께 자세한 기사를 싣고 있다.

기독교보 1512(2022.11.19.) 7면 하단에는 32회 정기총회 전국원로(은퇴)장로회 연합회광고가 임원들의 사진과 총회장, 신대원장의 사진과 함께 크게 실려있다. 동 날짜의 기독교보 14면에는 “2022 SFC수도권원로동문회 1차 임원회소식을 단체 사진과 함께 싣고 있다.

 

각종 전임 임원 모임

기독교보를 보면 증경총회장 모임” “000회 전임회장단 모임등의 각종 전임 임원들의 모임이 있고, 활동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심지어 들리는 말로는 전임 총회 서기 모임도 있다고 한다.

기독교보 1512(2022.11.19.) 14면에는 총회 전국남전도회연합회 전임회장단 추계모임소식을 단체 사진과 함께 싣고 있고, 16면에 자세한 기사를 싣고 있다.

 

총회의 공식기구들인가?

위에 언급한 각종 원로회와 전임임원들의 모임이 총회의 공식기구인지를 묻고 싶다. 총회의 공식기구가 아니라면 친목 단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 친목 단체의 소식을 총회의 기관지가 자세히 알려야 하는가? 그리고 총회장을 불러 설교를 하게 해야 하는가?

 

이 단체들의 명과 암

동질 집단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같은 소속으로 함께 일했던 분들이 뜻을 모아서 좋은 일을 하며 친목을 도모하자고 모임을 만들었을 것이다. 모임의 취지대로 섬겨왔던 경험치를 모아서 총회 발전을 위해 기여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원로(은퇴)장로회의 경우는 재정적으로도 기여 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부정적인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단체가 총회나 정기모임을 할 때는 통상적으로 모이는 교회의 목사가 설교하고, 식사 대접을 하고 여비를 챙겨 준다. 임원들이 미리 연락하여 그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일부 단체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는 소문이 있다. 총회의 일꾼이 될 후보들을 접촉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후보들이 이 단체들을 찾아 표를 구하는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안을 찾아서

우리는 고령사회에 살고 있다. 교회의 직분자로 섬기다가 은퇴 후에도 이 땅의 삶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저출산과 교회학교 학생들의 감소로 교회의 고령화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각종 원로회와 전임임원 모임들은 발전적 해체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차선은 친목 단체로 전환하여 교회에 기대지 않고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모임과 회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총회의 공식기구가 아닌 친목 단체의 총회, 모임에 관한 소식을 교회와 성도들이 알아야 할 이유가 없기에 기독교보나 매체에 실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텅텅 비어가는 지역 기도원들을 찾아 기도하는 은퇴자들의 모습을 많이 보고 싶다. 욕심을 내려놓고 교회와 멀리 떨어진 남한산성에서 기도하며 여생을 보냈던 한 목사님의 모습이 그립다. 사역 중에는 섬기던 교회에 충성하였고, 은퇴 후 자비량으로 전국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이 전도사님의 길을 따르는 은퇴자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은퇴 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기도하며, 섬기며 살아가는 귀한 은퇴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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