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원 선교사의 유대인 선교 20년 열매,
십자가 복음으로 유대인과 이방인 연결하는 브릿지 교회

“예상외로  팬데믹 전보다 더 많은 영혼이
전염병과 경제 위기 등에 봉착하여 복음에 귀 기울이는 은혜가 있었다”

“런던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도시의 대학교들은 말 그대로 황금 어장입니다”

 

2000년 당시 예장고신 동서울노회에서 파송 받아 23년째 유대인 선교에 헌신하고 있는 박계원 선교사를 지난 2월 11일과 20일 두 차례 런던에서 만났다. 코닷 발행인 김대진 목사가 유대인 선교와 유동 인구 세계 1위인 국제 도시 런던의 선교 비전과 가능성에 관해 박계원 선교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편집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작성을 위해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모였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에서 박계원 선교사(우)와 김대진 목사(좌)가 만났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작성을 위해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모였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에서 박계원 선교사(우)와 김대진 목사(좌)가 만났다.

Ⅰ. 박 선교사님 안녕하세요. 2000년에 유대인 선교를 위해 런던으로 파송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20년 넘게 유대인 선교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1991년 회심을 경험하고 성경을 깊이 있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구약을 읽으며 하나님과 유대인과 복음 사이에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구약 읽기를 마치고 신약의 로마서 11장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께서 예수님 안에서 온 이스라엘을 구원하기로 작정하셨다는 말씀을 접하고 유대인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교회는 유대인 선교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때여서 국내에 도움을 주실만 한 분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선배의 권유로 영국에서 유대인과 관련한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00년 2월에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해 3월에 임신 5개월 된 아내와 함께 영국에 도착해 한 대학에서 ‘현대 이스라엘 연구’ 석사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영국의 여러 유대인 선교 전문가들과 진로를 두고 상담을 하였습니다. 저의 계획을 듣고 이분들은 제가 이스라엘에 가는 것보다 유대인들이 거주하는 다른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비자 때문인데 이스라엘에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부하는 것인데 먼저 공부를 따라가기 쉽지 않아 사역과 병행하기 어렵고, 이 비자마저도 칠 년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도하던 중 현재 유대인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런던 지역의 한 교회에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으니 도와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믿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 교회를 역시 유대인 선교사이신 한 영국 목사님과 함께 섬기고 있습니다.

브릿지(The Bridge Christian Fellowship)교회 예배 모습/ "JESUS, THE MESSIAH IS THE LORD."/ "예수, 메시아가 주님이시다"라는 표어가 인상적이다. 
브릿지(The Bridge Christian Fellowship)교회 예배 모습/ "JESUS, THE MESSIAH IS THE LORD."/ "예수, 메시아가 주님이시다"라는 표어가 인상적이다. 

Ⅱ.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교회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별히 해외 한인교회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섬기시는 ‘The Bridge Christian Fellowship’ 교회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팬데믹 극복 이야기 좀 해주세요.

예상치 못한 팬데믹이 덮쳤을 초기에 저희도 당황스러웠습니다. 먼저 모임을 갖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제재를 가하여 큰아들의 도움을 받아 신속히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약 삼 개월간 드리며 저희 교회 성도님들과 미처 대처하지 못한 다른 교회 성도님들까지 말씀을 통해 섬겼지만 직접 모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이후 여러 단서가 있었지만, 법적으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길이 열려 현장 예배로 즉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거리 두기로 인해 본당에서 모일 수 있는 인원에 제한이 있어 교회 옆 정원에 큰 텐트를 치고 의자를 꺼내고 가스난로를 켜고 스크린을 설치하여 교회를 찾아오는 누구든 매주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때론 비가 몰아치고 눈이 오며 텐트가 바람에 날릴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성도님들이 교회의 이런 적극적인 모습에 적지 않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동시에 사역자들이 성도들이 예배를 소중히 여기고 예배를 직접 드려야 한다던 평소의 주장을 입증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전염병이 교회에서 퍼지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실행했지만, 전염병보다 더 중요한 영의 양식을 우리가 매주 먹고 마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나가 되는 때였습니다. 더불어 비록 마스크를 쓰고 소독을 하고 장갑을 꼈지만 노방 전도도 쉬지 않고 하였습니다.

예상외로 팬데믹 전보다 더 많은 분들이 전염병과 경제 위기 등에 봉착하여 복음에 귀 기울이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비록 소수의 몇몇 분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으시고, 팬데믹 기간 여러 도전에 직면하여 작은 의견 충돌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잘 연합하여 은혜 가운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약 30개국 출신의 백 명 이상의 성도들이 팬데믹 전보다 더 열심히 매주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유대인 집중 분포 지역들에서 전도하고 있으며, 작년 말에는 8명의 영혼들이 믿음을 고백하며 세례를 받았습니다.

브릿지교회 세례식 모습, 2022년 12월 8명의 영혼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사진@브릿지교회 제공)
브릿지교회 세례식 모습, 2022년 12월 8명의 영혼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사진@브릿지교회 제공)

Ⅲ. 선교사님 이야기 듣다 보니 브릿지교회야 말로 진정한 다국적 교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대인뿐만 아니라 열방에서 온 분들이 함께 예배하며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추구하는 교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즈음 LGBTQ를 품는 교회가 소위 포괄적인 교회(inclusive church)이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회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제가 볼 때는 브릿지교회야 말로 다양한 인종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연결되고 결합하는 교회(에베소서4:16)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교사님의 선교 혹은 목회 철학이라고 할까요? 철학을 전공한 분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저는 진정한 연합은 진리 가운데서만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일반 영국 교회는 여러 도전에 직면하여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 예로 이미 스코틀랜드 교단과 웨일즈 교단은 동성애 결혼식을 교회에서 치를 수 있도록 허락했고, 잉글랜드의 성공회는 결혼을 아직 치를 수는 없지만 결혼 후 목사가 동성애 부부를 공적으로 축복할 수 있도록 결정했습니다.

반면 팬데믹으로 인해 수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드리지 못하거나 영국 성도들 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의 성도들이 직간접적으로 핍박 받을 때 소리를 내는 영국 교회 지도력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나아가 성경을 있는 그대로 가르치지 않고 세상 풍조에 따라 수정, 또는 변경하여 가르치는 교회들은 본인들이 포용하고자 하는 의도하는 다르게 불신자들은 물론이고 진정 거듭난 성도들조차도 갈 수 없는 곳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믿고 양육하는 교회들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브릿지교회 주변에 있는 유대인 회당의 새 토라 두루마리 환영 행사 모습
브릿지교회 주변에 있는 유대인 회당의 새 토라 두루마리 환영 행사 모습

특히 영국, 무엇보다 런던은 전체 인구의 약 50%가 (외국에서 출생한) 외국인 들입니다. 이것이 한국에선 잘 실감이 나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 런던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오래전부터 평범한 이민자들과 더불어 난민자들의 대량 유입으로 급속도로 국제화된 곳들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늘어나는 인구들을 먹여 살리고 돌보고 교육하는데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기에 사회적 문제들로 대두되고 있지만, 선교적으로 볼 때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기회라고 믿습니다. 나아가 복음을 공개적으로 전할 수 없는 지역들에서 오신 분들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나라들이 기독교 국가들이라고 생각하기에 복음에 대해 더 열려 있고 알기를 원합니다. 더구나 이런 분들이 영어를 통해 어느 정도 의사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아직까지 영국법은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데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아무 제재가 없기에 이분들이 모국에 있었으면 전혀 불가능한 사역들을 마음껏 펼쳐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유럽의 주요 도시들의 교회들은 자연스럽게 국제화되고 있고 비록 출생과 배경과 문화는 다르지만 예수님 안에서 연합을 이룰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각자 배경이 다르므로 문제도 다양하게 표출되지만 공통점인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있기에 지금까지 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복음의 순수성과 복음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영국의 대부분 신학교들은 이러한 신앙을 잃어버리고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유일하신 신이며 예수님만이 하나님께 도달할 수 있는 길이시며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신앙은 억지도 아니고 독단도 아니며 진리일 뿐입니다. 이 믿음 위에 이방인이든 유대인이든, 영국인인든 이방인이든 설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연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브릿지교회에서 설교하는 박계원 선교사
브릿지교회에서 설교하는 박계원 선교사

Ⅳ. 결국 잘못된 신학적 경향이 선교의 큰 장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에서 연구도 하시고 현장 선교도 하시는 박 선교사님께서 후배 선교사님들께 부탁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울의 전략은 당시 경제, 문화, 무역 등의 거점 도시들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복음을 접할 기회조차도 박탈당한 이들에게도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도시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균형 있게 사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런던을 비롯한 이러한 도시들은 선교를 짧은 시간이나마 체험하고 준비하는 데 유익합니다.

런던 안에서만 칠천 명 이상으로 이루어진 소수 민족 지역들이 100여 개가 넘는데 본격적으로 선교를 하기 전 이런 도시들에서 해당하는 지역을 방문하여 영어와 더불어 장차 가게 될 민족의 언어를 배우며, 이미 세워진 소수 민족 교회들을 섬김으로 장차 사역을 효과 있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얼마든지 이분들 사이에서 장기 사역이 가능합니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도시들의 대학교들은 말 그대로 황금 어장입니다. 매년 수백 개의 나라에서 비용을 본인이 직접 지불해가며 다양한 학생들이 대학들을 찾아오는데 이들만 잘 전도하더라도 장차 이들이 각 나라의 귀한 복음의 사역자로 설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생각에 개방적인 대학의 일반 특성과 더불어, 조금 더 순수한 젊은 학생들은 복음의 좋은 토양이 될 수 있습니다.

브릿지교회 전경. 교회가 위치한 골더스 그린엔 최소 50여개의 회당 및 유대인 학교들, 레스토랑, 가게들이 즐비하고 18만명 이상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다.
브릿지교회 전경. 교회가 위치한 골더스 그린엔 최소 50여개의 회당 및 유대인 학교들, 레스토랑, 가게들이 즐비하고 18만명 이상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다.

Ⅴ. 선교사님 말씀 듣다 보니 런던이야말로 선교와 관련된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무거운 주제만 다룬 것 같은데 영국에 20년 넘게 사시면서 선교지 영국에 정이 많이 드셨을 것 같네요. 영국 자랑 좀 해주세요.

많은 분이 직간접적으로 영국, 특히 영국의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들으셔서 뜻하지 않게 폄하할 수 있는데, 저는 이십 년이 넘도록 영국 교회를 섬기면서 이곳의 교회들이 뿌리 깊은 나무라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현재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지만, 아직도 영국 각 지역마다 순교를 각오하고 예수님을 우리의 주로 고백하시는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교회들을 지키고 계십니다. 또한 예전 부흥을 통해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측면에 깊게 영향 미친 기독교의 흔적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교회들이 지금 힘을 잃고, 심지어 문을 닫을 수 있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지만, 제 경험상 조금만 도와주면 다시 한번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국 교회가 가지지 못한 인력과 재력을 한국교회가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한국교회가 가지지 못한 경험과 실력을 영국 교회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두 교회가 한쪽만 도와주거나 도움을 받기보다 협력할 때 서로를 세울 수 있는 아름다운 동역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많은 분들이 방문하셔서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면 좋겠습니다.(끝)

쉐스트민스터 사원의 어느 채플에서 대담하는 김대진 대표와 박계원 선교사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서쪽 채플에서 대담하는 김대진 대표와 박계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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