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사망·46명 다친 폭탄 공격 유일한 용의자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43년 전 프랑스 파리 도심에 있는 유대교회당을 폭발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레바논계 캐나다 국적의 학자에게 종신형이 내려졌다.

2018년 기자회견 하는 하산 디아브 캐나다 교수[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기자회견 하는 하산 디아브 캐나다 교수[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법원은 21(현지시간) 현재 캐나다 오타와에 거주하고 있는 하산 디아브(69)에게 이같이 선고하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선고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디아브가 실제로 형을 살게 될지 여부는 캐나다가 프랑스와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그의 신병을 확보해 넘길지에 달려있다.

검찰은 재판에서 디아브가 1980103일 파리 16구에 있는 유대교회당 폭발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이며, 그가 배후라는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디아브는 유대교 안식일을 맞아 신자 320명이 모여 있는 유대교회당 인근에 폭탄을 실은 오토바이를 두고 와 4명이 숨지고 46명을 다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프랑스 땅에서 유대인 사회를 겨냥한 최초의 공격이었다.

1980년 10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유대교회당 폭발 사건[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나매 및 DB 금지]
1980년 10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유대교회당 폭발 사건[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나매 및 DB 금지]

경찰은 극좌파 무장 조직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에서 떨어져 나온 조직의 소행으로 의심했으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사건 당시 경찰이 목격자 진술 등으로 만든 용의자 몽타주, 필적 분석, 과거 폭탄을 만든 전력 등을 근거로 디아브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1981년 압수한 디아브의 여권에서 그가 유대교회당 공격 계획이 처음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에 드나들었던 기록 등을 핵심 증거로 제시했다.

디아브 교수는 사건 당일 프랑스 파리가 아닌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었으며, 프랑스 수사당국이 신원을 오해했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프랑스 정부는 오랜 수사 끝에 디아브 교수를 해당 사건의 배후로 보고 캐나다 측에 체포를 요구했고, 2014년 신병을 인도받았으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2018년 석방했다.

당시 파리 수사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디아브를 기소할 수 없다고 했으나 3년 뒤 테러 조직과 연계한 살인, 살인미수, 재산 손괴 혐의 등으로 그를 기소해야 한다고 결정을 뒤집었다.

레바논에서 태어난 디아브는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캐나다 국적을 취득했으며 오타와대학교와 칼튼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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