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균 목사 / 참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 모임(개혁주의) 총무 역임, 전 자메이카 선교사. 예장대신총회 인천노회 소속 목회자.
최정균 목사 / 참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 모임(개혁주의) 총무 역임, 전 자메이카 선교사. 예장대신총회 인천노회 소속 목회자.

근래에 JMS 교주 정명석에 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슬픈 것은 신천지나 JMS와 같은 이단들이 득세하면 할수록 그만큼 교회가 고유한 능력을 상실하였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교회의 능력은 단순히 교세나 교인들의 사회적 영향력 같은 것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맡기신 복음의 능력에 있다. 대체 복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복음이라는 단어는 교회 안에서 너무나 흔하게 회자되지만 실상은 무늬만 복음, 왜곡되고 변질된 복음, 부와 건강의 복음, 번영의 복음, 부족한 복음들로 대체되고 있다. 정작 성경이 말하는 참된 복음, 교회사에서 검증된 옛 복음은 케케묵고 따분한 것으로, 교회 성장에는 적합하지 않은 비실용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변두리로 밀려났다. 너무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것 아니냐고 힐문할 사람들도 있겠으나 표현한 것보다 실제는 더 심각하다.

복음이 교회에서 소외되고 심지어 소멸되기에 이른 것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근본적으로는 거듭나지 않은 자연인에게 복음은 동의할 수 없으며 듣기 싫은 것인데, 더 많은 사람들을 전도한다는 핑계로 동의가 가능하고 듣기에도 좋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진리에다가 자꾸 무엇인가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복음이 왜곡된다. 실제로 복음이 선포되기 시작하던 초대교회에 침투한 다른 복음’(1:9)은 이후에도 교회사 내내 진리+무엇의 형태로 반복되어 등장했고 지금도 절찬리에 성행한다. 이 누룩은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계속해서 교회와 복음을 갉아먹을 것이다.

그렇다면 복음에다가 무엇을 첨가하여 복음이 왜곡되는가? 구원의 조건에 사람이 행하는 것, 공로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사람이 고안해 낸 모든 종교들의 체계다. 그러나 하늘로부터 주어진 계시는 죄인들의 정성과 노력이 자신의 구원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가르쳐주신다. 성경은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이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가능하다고 말씀하고 있다(3:17; 3:11). 그리스도께서는 죄인들의 죄를 제거하시기 위해 죽으셨고, 죄인들에게 거저 주실 의를 확보하시기 위해 율법 아래 나셨다. 그러므로 죄인이 칭의를 얻기 위해 할 일은 그리스도와 그가 자신을 위해 하신 일을 믿는 것이다. ‘오직은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일이 죄인들을 구원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구원의 조건에 자기 정성과 노력, 공로 등을 추가하려는 것은 그리스도와 그의 구속 사역이 자신을 구원하기에 충분함을 믿지 않는 것이다.

종교개혁의 계보를 따르는 개혁주의 신앙은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그리스도,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다섯 가지의 오직(sola)’으로 잘 요약된다. 오직은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1:8)다른 복음’(:18,9)을 구분하는 분기점이다. 다른 복음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여러 조건들 중에 하나의 필요조건으로 보는 것이고, 바울이 전한 복음은 유일한 충분조건으로 보는 것이다. 카톨릭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필요조건으로 믿고, 개혁교회는 충분조건으로 믿는다. 카톨릭도 성경, 은혜, 그리스도, 믿음, 하나님께 영광을 가르친다. 그러나 오직이 없다.

역사적으로 성경적인 부흥이 일어난 곳에서는 한결같이 거듭남의 복음, 칭의의 복음이 선포되었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교회를 일으키기도 하고 무너지게도 하는 것이 칭의 교리라고 하였고, 칼빈은 이 교리의 지식이 사라지는 곳마다 그리스도의 영광이 소멸되어 종교는 폐지되고, 교회는 파멸에 이르며, 구원의 소망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교회는 복음을 대중이 동의할 수 있고 듣기 좋은 것으로 채색하려는 시도를 회개해야 한다. 계시는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거치는 것이지 결코 달콤한 것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이 동의하지 못하고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고 적개심을 갖고 돌을 던지는 복음(7:57~58)을 성경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자신이 세상에서 미움과 핍박을 받으셨듯이, 그분을 믿는 자들도 세상으로부터 미움과 핍박을 받을 것이라고 미리 가르쳐 주셨다(15:18~20). 또한 주님께서는 의(주님 자신, 5:11)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이 받게 될 복에 대해 가르쳐주시면서 움츠러들거나 타협하려 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도리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말씀하셨다(5:10~12). 이러한 사실 때문에 나중에 사도들은 자신들이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였다(5:41). 교회는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위해 핍박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거나 타협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영광스럽고 복되게 여기며 성경이 말하는 복음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한다.

진정한 교회의 부흥은 단순히 숫자적이며 표면적인 성장이 아니라, 사람들의 거듭남과 회심을 통해 진정으로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와의 영적 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교회는 사람들을 교회에 등록만 시키지 말고 그리스도와 연합된 신부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입성시켜야 한다. 따라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고전 1:21)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대중이 좋아하는 왜곡된 복음이 아니라 거리끼는 것 미련한 것(고전 1:23)으로 여기는 복음을, 거듭남과 칭의의 복음을 전할 때라야 참된 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온갖 이단들의 현혹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교회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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