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우이구르대표대회에서 치밀하게 계획

중국 신장 우이구르 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지난 5일 발생한 대규모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분리독립을 위한 움직임이 끊이지 않던 우이구르에서 대규모의 군중시위가 일어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번 시위는 일반 시민에 의한 우발적인 시위가 아니라 우이구르 분리독립주의자들의 치밀한 계획 아래 이루어진 것이고, 또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8개국(G8) 확대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기간에 벌어진 일어서 중국 당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시위가 우이구르 망명 지도자인 레비야 카디르가 이끄는 세계우이구르대표대회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레비야는 우이구르 분리독립 운동 지도자로서 ‘우이구르족의 달라이 라마’로 불리는 여성이다. 그녀의 아들 아블리킴 아브디리임은 우이구르 분리주의 혐의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9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06년 세계우이구르대표대회 회장으로 선출된 카디르는 평화적인 방법을 통한 ‘동투르키스탄(우이구르인들이 신장을 가리키는 용어)’의 독립을 주장하며, 중국의 우이구르족 차별과 탄압을 서방에 알라는 대표적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이다.

우이구르 자치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시위는 사전에 공모된 것”이며, “레비야가 이끌고 있는 세계우이구르대표대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우이구르인들이여 더욱 용감해지고 큰 일을 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 달 말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발생한 한족과 우이구르족 노동자들 간의 집단 충돌 사건이 직접적인 발단이 되었다. 광둥성 사오관(韶關)시에 위치한 홍콩계 완구업체 쉬르(旭日)에 근부하는 한족 출신 노동자 100여명이 공장 기숙사에 거주하는 우이구르 노동자 100여명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이 날 충돌로 우이구르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89명이 부상을 당하자 그동안 우이구르인들 사이에 쌓였던 민족적 피해 의식은 우이구르인의 고향인 우루무치에서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이번 시위는 중국 한족과 소수민족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외부로 드러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이구르인은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민족으로 외모가 한족과 뚜렷이 구별될 뿐 아니라 언어도 통하지 않기 때문에 한족과의 교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도 노동자 간의 집단 충돌 사건은 “우이구르인과 광둥 사람의 생활습관과 문화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시위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지난 1998년부터 추진한 서부대개발로 인해 한족과 우이구르인 사이의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초래된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장 우이구르 자치구의 중부를 가로지르는 톈산(天山)산맥 남북 사막지대에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이 매장되어 있다. 이곳에 매장된 석유량은 중국 전체의 30%, 천연가스량은 34%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으로 부를 쌓는 것은 한족 출신 사업가나 상인인 반면, 현지의 우이구르인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며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는 중국이 건국 6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보안과 통제를 크게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3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발생한 티벳 라싸 사태보다 더 큰 규모의 시위이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다른 소수민족으로 시위의 여파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이구르는?

중앙아시아와 몽골 고원 일대에서 유목과 농경으로 살아온 투르크계(系)의 민족을 가리킨다. 중국어로는 '웨이우얼(維吾爾)'이라고 쓴다. 유럽인들과 같은 코카서스 인종에 언어는 알타이어 계통의 독자적인 우이구르어를 쓰며, 수니파 무슬림이 대부분이다. 생김새나 말투, 종교가 한족(漢族)과 완전히 달라 중국의 55개 소수 민족 중 가장 이질적이다.

2007년 기준으로 신장 우이구르 자치구의 인구 2095만명 중 965만명(46%)이 우이구르족이고, 한족이 823만명(39%)으로 약간 적다. 자치구 면적은 166만㎢로 중국 전체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시위가 발생한 우루무치는 동쪽 둔황(敦煌)과 시안(西安)을 중앙아시아로 연결하는 고대 실크로드의 길목에 있는 교통 요충지다. (미션투데이 제공)
  정윤영  기자 / (2009-07-08 13:45:46)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