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 구립도서관 퀴어·비혼 주제 강연에 시민 반발

도서관 측 "민감한 내용 다루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울산 한 구립도서관에서 퀴어, 비혼 등을 주제로 열리는 강연을 앞두고 일부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목도서관 독서아카데미 강좌 철회 요구 집회[촬영 장지현]
남목도서관 독서아카데미 강좌 철회 요구 집회[촬영 장지현]

지난 7일 울산 남목도서관 앞에서는 지역 한 교회 목사와 교인들, 보수단체 등 25명이 모여 "퀴어, 비혼을 주제로 한 도서관 강연을 철회하고 강사를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교회 관계자는 "남목도서관은 2023년 독서아카데미 공모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250만원의 강의료를 받아 강사 1인당 50만원의 강의료를 지급한다고 한다""특히 '퀴어'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 강사는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활동을 하는 작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공공도서관인 남목도서관이 주민들을 상대로 이런 강연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도서관과 관할 구청은 지금이라도 강사를 교체하고 강연 주제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독서아카데미 사업은 시민 인문적인 고취,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해 전국 100개 기관에서 열리는 독서문화 사업이다.

남목도서관에서는 '다들, 어떻게 살고 있나요?'라는 주제로 2일부터 30일까지 총 5회 개최된다.

이 중 1530일로 예정된 3, 4, 5회 강연에 섭외된 강사가 각각 퀴어, 비혼, 비건을 주제로 책을 쓴 것으로 소개되며 논란이 됐다.

남목도서관 누리집에는 '동성애 옹호 강의 열지 말아달라', '퀴어, 비혼 교육이라니 최악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8개 게시되기도 했다.

반면 '소수의 혐오세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차별과 혐오를 수용하지 말라'며 강연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도 50여 건 올라왔다.

도서관 관계자는 "모두 성인만을 대상으로 열리는 강연으로 이미 신청 인원도 마감한 상태"라며 "강사 교체나 강연 취소는 어렵지만 민감한 내용은 강연에서 다루지 않는 방향으로 강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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