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 은퇴, 전 신대원 교슈)
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 은퇴, 전 신대원 교수)

위기는 해결책을 요구한다

고신대학교가 위기를 겪고 있다. 한 학기 6개월 중 석 달간의 교직원 급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은 대학이 재정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말해준다. 장학금이나 연구비, 수선비 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교수와 직원의 생활비 지급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극단적 상황에 처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신대학교는 고신총회가 직영하는 기관이어서 매년 총회가 직접 수억의 후원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교회와 개인이 각종 명목으로 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경비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대학의 존립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대학의 생존을 앞에 놓고 치열한 논의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앞선 글에서 제기한 대로 고신대학교의 존재 목적을 고신교회 앞에 선명하게 밝혀야 한다. 설명의 책임은 대학에 근무 중인 교수들과 직원들이 제시해야 한다. 1946년 신학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 신학예비과정을 염두에 두었던 고려신학교의 역사가 1988년부터 구조상으로 대학과 신학대학원으로 이원화된 상황에서 제대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대학교육의 역할 변화에 대하여 공론화를 해본 적도 없이 30년 이상 확장일로로 달려왔다. 그러다가 이제 덜컥 학생 수 감소라는 외적 요인 앞에서 심하게 덜컥거리고 있다. 더 이상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아차 하는 순간 고신총회가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우리는 2003년 봄 복음병원의 지나친 부채(1,050억 원)로 인하여 총회가 파송한 이사 전원이 해임되고 관선이사가 파송되었던 굴욕적인 역사를 안고 있다. 그때도 수년 전부터 부도를 예견하며 부채의 온상인 김해복음병원을 청산하는 등 적극적인 부채 해결을 촉구하고 총회가 결의까지 하였지만, 병원 집행부가 총회 결의조차 실행에 옮기지 않다가 결국 교육부의 손에 이사회를 넘기는 수치를 맛보고 말았다.

25년 전 병원의 개혁을 외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고신대학의 변혁을 촉구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는다. 위기에 처한 고신대학이 살아날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은 교회의 도움을 청하면서도 고신대학이 오늘에 왜 존재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하여 고신총회가 대학을 직접 운영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대학 본부도, 총회가 파견한 이사회도, 대학을 낳은 신학대학원도 왜 대학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를 말하지 않는다.

고신대학교 전경
고신대학교 전경

고신대학은 무엇을 위한 대학인가?

고신대학은 이제 교회의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대학의 신학과 교수들이 이 질문에 일차적인 응답의 책임을 져야 한다. 고신대학교는 신학 예비과정으로 시작한 대학이므로 신학과 교수들이 책임 있게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오늘 고신대학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지금도 신학 예비과정을 총회가 직접 운영해야 하는가. 그 예비과정에 18개의 학과가 필요한가. 대학은 정확하고 정직하게 대답해야 한다. 앞서 지적한 대로 신학과와는 완전히 그 성격이 다른 의과대학을 설립하면서도 왜 의과대학을 총회가 직영해야 하는지를 명백하게 밝힌 적이 없다. 29회 고신총회(19799)가 의과대학 설립을 요구하는 복음병원장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분명하게 선을 그었던 일이 있다. “의과대학 설립은 현 고려신학대학의 명칭을 변경하지 않고 현 이사회와 각 노회에서 대표 1인씩 파송하여 함께 협력 연구 추진키로 하였다. 그러나 연구한 결과가 보고된 적은 없었고, 총회의 결정과 달리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명칭을 임의로 변경한 학장을 징계하자는 진주노회의 동의안이 있었으나 학장의 사과를 박수로 받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병원의 의사들은 무조건 대학병원 의사가 되고 싶어 하였고 총회는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이 때문에 후일 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보내야 할지를 그때는 전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고신대학의 본질적 모습에 대한 질문은 이어진다. 고신대학 재학생들의 기독 신자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신학예비과정으로서의 대학이라면 백퍼센트 신자여야 한다. 그래야 신학을 공부하든지, 아니면 기독교 세계관을 갖춘 지도자로 교육하는 것이 가능하다. 불신 학생의 숫자가 신자보다 훨씬 많은 현재와 같은 고신대학의 상황은 더 이상 <기독교대학>이 아니라 복음 전파를 위한 <미션스쿨(Misssion school)>이라고 불러야 맞다. 그렇다면 연세대, 이화여대 등 미션스쿨로 시작한 모든 대학이 이제 그 사명을 다하여 일반 대학화 되어버린 오늘의 상황에서 고신대학이 미션스쿨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으며, 많은 재정 부담을 감내하며 미션스쿨을 지금도 운용해야 하는가? 그와 더불어 이제라도 <의과대학>을 교회가 직접 운영할 필연적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고신대학교에는 현재 6개 대학(신학, 의료과학, 보건복지, 간호, 의과, 학부대학) 23개 학과가 설치되어 있다(#1). 최근의 구조조정으로 3개 학과(국제문화선교학과, 영어, 중국어)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상태지만 학과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1 고신대학교 대학 학과 현황

#1 고신대학교 대학 학과 현황

고신대학교, 여전히 신대원 입학생의 절반이상 배출

이들 학과 가운데 신학예비과정으로 필요한 학과를 찾아보라. 신학, 기독교교육학과 정도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고신총회에 속한 목사 장로들조차 여전히 고신대학교에 교회음악과가 존재한다고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교회음악과는 사라졌고, 일반 음악과로 바뀌었다. 통합측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여전히 교회음악과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여기서 필자는 각 학과의 입학 충원율에 대한 관심에 앞서 먼저 과연 이러한 학과들을 고신대학이 유지해야 할 당위성이 있느냐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언뜻 보면 겨우 두 개학과, 10%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신대원 교육과 직접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어서 고신대학교가 신학교육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의 역할은 매우 미미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고신대학교 졸업생이 고려신학대학원에 진학한 학생들의 분포를 보면 신학과나 교육학과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고신대학교라는 분위기에서 신학과 직접 상관없어 보이는 학과 출신들도 신학대학원을 지원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그런 학생의 수는 미미한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2 참조)

#2. 고신대학교 학과별 지원자 및 합격자 현황(특차포함)

#2. 고신대학교 학과별 지원자 및 합격자 현황(특차포함)
#2. 고신대학교 학과별 지원자 및 합격자 현황(특차포함)

통상 7개 학과에서 5개 학과가 지원자와 합격자를 내었고 지금은 폐과 과정을 밟고 있는 국제문화선교학과와 영어과 중국어과에서도 몇몇 신학 지원자가 나왔다. 2023년의 경우 신대원 전체 74명의 합격자 중 43, 58%의 합격자가 고신대학을 통하여 배출되었다. 절반 이상의 신대원 입학 허가자들이 고신대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은 목회지원자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신대학의 역할을 예사롭게 볼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를 생각하면, 신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내가 만약 고등학교 시절 소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일반대학보다는 신학대학에 입학하여 신학 수업에 필요한 언어를 더 많이 습득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일에 힘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지난번 글에서 지적했듯이 대학경영에 위기를 만난 지금 대학 본부의 보직을 전부 비 신학계로 채워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방향을 바꾼 듯한 느낌을 주는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고신대학의 문을 닫을 생각이 아니라면 고신의 신학교육을 받기 위한 예비 과정으로서의 역할이 오히려 절실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목적은 더욱 선명하게, 구조조정은 더욱 깔끔하게

따라서 고신총회는 금년 총회에서 이 점에 관하여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필요성을 선언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과정이라면 신학 관련 과정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근년들어 기장측 한신대학교는 신대원 전액 장학금 지급을 시도하고 있고, 나아가 학부와 신대원 6년 연계 과정 전액 장학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신학대학은 21년부터 신대원생 전액 장학금 운동본부를 설치하고 그해 년 700만 원 장학금 전액을 53명에게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신대원에 대한 장학금 지원은 결국 대학생들에게 학업 의욕을 고취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고려신학대학원을 위해서는 21년 전인 2002년부터 파격적으로 등록금과 생활비 전체를 지원하는 목양장학재단이 생겨나 지금까지 276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전체 학생을 위한 재단으로 의욕을 갖고 출범하였지만 내부의 어처구니없는 방해 공작으로 한 해 여섯명 정도에 대한 지원에 머무르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9월 열리는 고신총회는 모든 문제를 제쳐놓고 최우선적으로 교회의 지속 가능한 역할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목회자 양성 문제에 대한 선명한 입장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고신대학의 설립이념에 충실하려면 신학교육을 받기 원하는 자들이나 기독교 세계관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지도자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고신대학교가 여러 학과를 개설하고 교육해야 할 필연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고신대학교의 가장 필수적인 학과인 신학과마저 여러 해 전부터 40명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집행부에 따르면 앞으로 자력으로 학생을 채울 수 있는 학과는 최소 4, 최대 6,7개 뿐이라고 한다.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머지않아 20개 학과 대부분 운영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신학교육에 불필요한 과정들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미 많이 늦어버렸다. 합리적으로 말한다면 벌써 7-8년 전(입학에서 졸업까지 최대 7,8년이 걸릴 수 있다)부터 대학의 구조조정을 시행되었어야 한다. 정리해야 할 학과와 지원 부서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교수와 직원들은 그동안 교회의 대학에서 일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사학연금을 받는 수준에서 더 이상 교회에 손을 벌리지 말고 과감하게 물러서야 한다. 다른 교직원들에 대해서는 20년에 남은 연수를 계산하여 필요한 재정이 얼마인지 교회 앞에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더 이상 사람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과감한 결단해야 함에도 아무도 입을 떼지 않는다. 책임자는 권한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이번 총회에서 고신 교회는 신학교육에 필요한 과정은 국가가 각종 <사관학교>를 운영하듯 전적으로 책임지는 운영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온교회가 복음전파, 빛과 소금의 사명 및 개혁교회건설의 사명을 위한 일꾼 양성에 주력하겠다는 자세를 천명해야 할 것이다.

 

의과대학 직영, 당위성이 있는가?

의과대학에 관한 문제는 병원 문제를 다루면서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여기서는 문제만 제기하고자 한다. 고신대학의 의학부는 설립부터 수많은 문제를 노출하였다. 의학부설립과 함께 드러난 부정 입학 사건으로 여러 사람이 구속된 수치스러운 역사가 대표적이다. 병원의 부조리한 문제와 함께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여러 차례 보였다. 각종 부패사건, 주차장 사건, 이사해임사건, 김해복음병원 불법 차입사건, 부실재정관리 사건 등으로 인신구속이 일어나는 등 고신총회의 정체성을 해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였다. 마침내 20031,050억원의 부채를 감당치 못해 관선이사가 파송되고 부도 처리되면서 의과대학과 병원을 정리해야 한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 때문에 교단이 심각하게 분열되기도 하였다. 필자는 김해복음병원 정리 주장에 앞장서다 미운털이 박혀 신학적 자유주의자로 낙인찍혀 신학대학원 교수이면서 소속 노회가 아니라 총회에서 제명당하는 초법적인 조치를 당하기도 하였다. 병원과 대학이 총회의 직영체제로 되어 있고, 행정 재정 인사 문제가 뒤얽혀있는 고신대학의 구조상 의과대학의 문제는 매우 복잡한 사안이다.

따라서 분명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들어야 한다. ‘고신대 의과대학은 장기려 박사와 같은 기독교 정신을 가진 기독 의사를 배출하는 통로가 되어 있는가?’, ‘고신대 의대의 교수, 졸업생 전체의 신자 비율은 어느 정도이며, 현재 학생들의 신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과연 고신대 의대가 기독교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육체의 질병을 고치는 의사의 역할은 어느 시대나 영적 지도자인 목회자 배출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기왕에 주어진 대학과 병원을 누가 어떻게 장기려의 정신을 살려 기독 정체성을 가진 의사를 양성하고 병원으로 만들어갈 수 있느냐가 미래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야 한다. 복음병원의 정체성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돈을 벌지 못하는 기초의학 교수들이 무의식적으로라도 무시(!)를 당하거나, 일반 세속 병원처럼 의사 개인의 치부에 치중한다면 하루빨리 교회가 손을 떼는 것이 옳다. 기독교 대학병원으로서 코로나 펜데믹 사태 속에서 치료에 희생적으로 앞장서지 않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바람에 다른 대학병원들이 얻어낸 정당한 수익마저 차버린 결과를 빚었다면 복음병원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고 그런 대학병원을 이끄는 의과대학은 사명을 다하지 못한 셈이 된다.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고신대 의과대학은 적자가 발생하는 대학 본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스스로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8월 이사회 장소에 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여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차제에 고신총회는 의과대학을 병원과 묶어 독립시킬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도 고신대학을 정상화시키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한 논쟁의 장이 조속히 열려야 하는 이유이다.

 

절박한 구조조정, 길이 있다

결국 고신대학교의 개혁 방향은 대학의 존재 목적을 분명히 하고, 대학조직의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현재 상태로는 위기 극복의 길이 없음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미 너무 늦었다. 대학경영의 어려움은 고신대학교만 겪는 일이 아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 들린 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사회, 대학 어디에서도 구조조정을 위해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다. 이래저래 걸린 사람이 많으니 섣불리 입을 떼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학교는 떠내려가게 되었다. 이제는 말해야 하고 이사회와 대학 당국은 손발을 자르는 구조조정에 대하여 대답해야 한다.

개혁의 방향은 앞서 언급한 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움이 있거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제시한 대로 서로의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새롭게 보직을 맡은 교수들은 우물거리지 말고 대학의 개혁 방향, 구조조정방안을 제시하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심지어 자신의 팔이라도 잘라야 한다. 필자는 고신대학교의 시작이 고려신학교였다는 사실과 따라서 고려학원의 최종 결론은 고려신학대학원을 살리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다름과 같이 제안하는 것이다: (1) 신학 예비과정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신학대학원과 함께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설립 이후 변함없이 보여온 현재의 모습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2) 의과대학, 간호대학은 병원과 함께 고신대학과는 다른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든지 아니면 기독교대학으로서 윤리 경영선언이라도 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한 번 설립된 대학의 문을 닫는 일이 쉽지 않았다. 엄청난 재산을 투자한 설립자들이 폐교하면서도 한 푼 건질 수 없는 법적 한계 때문에 학교를 닫기 전에 교비를 미리 가로채는 일이 벌어져 구성원 모두를 낭패하게 하는 일이 많았다. 그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학교의 구조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경영위기대학>이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마디로 학생모집난으로 재정적 위기를 겪고 교직원 월급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는 대학은 교지(校地), 교사(校舍) 등을 팔 수 있고, 특정 단과대학을 분리하여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https://namu.wiki/w/) 교육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고신총회는 위기의 때에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필요 이상의 욕심은 버리고 철저하게 교회의 사명을 이루기 위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공연히 돈과 규모의 논리만 따르다 본질을 상실하는 어리석은 모습, 부질없는 분쟁과 자리다툼의 추태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고신 정신을 무너뜨리는 물욕, 명예욕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 이사장, 총장, 병원장, 행정처장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고신교회가 시작된 역사적 근원을 살피고 고려신학교가 세워지던 그 절박한 영적 상황 속으로 다시 돌아가 이 위기를 통하여 이어가고 남겨줄 역사적 유산이 무엇인지 분명히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다음 글에서는 대학과 연결되어 있는 병원과 신학대학원, 이사회와 총회의 개혁방안을 다루어볼 것이다. <>

 

※ 나의 주장은 전적인 기고자의 주장임으로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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