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안타까운 사건으로 돌아보아야 할 교권 침해

'학생인권조례'도 도마 위에 올라

교육부 차관, 공식석상 합동조사 결과 발표

지난 7월18일(화) 서울에 소재한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한 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서이초 여교사가 세상을 떠난지 3주가 지난 상황이다. 이번 일로 신입 2년차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교육계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서울서이초 학교 정문 사진.
서울서이초 학교 정문 사진.

이와 같은 상황이 이제 빈번히 발생 때문인지 이제 ‘교사’라는 직업은 다음세대들 사이에선 선망의 직업이 아니라 기피의 직업군에 해당하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극한 직업’이다. 지난해 교대 자퇴자가 10년전 보다 20%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였다. 2023년 초 대입 정시에선 전국 교대의 약 80%가 사실상 미달 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임용고시를 합격하고도 15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적체현상에 더해, 학령인구 감소와 까다로운 부모 그리고 버릇없는 아이들, 교권의 추락 등 MZ세대들은 교사가 되는 것에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다’라며 스승을 존경하는 시대는 이제 역사로만 남게 되었다.

 

서이초 사건 당시부터 시작하여 이후 경과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8일로부터 이틀 뒤인 7월20일(목), 학교측은 관련교사에 대한 죽음에 대해 교육통신문을 발송하였고 학교장 이름으로 입장문도 냈다. 가정통신문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교사 본인이 원해서 맡은 업무들이었으며 별다른 어려움을 겪는 일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교육통신문과 입장문이 발표된 뒤에 납득하기 힘들고, 의도적으로 숨기는 부분도 많다는 의구심과 지적들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되었다. 그 다음날인 7월21일(금)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서이초 교사들을 향한 학부모들의 제보를 취합하여 발표했으며, 그 내용은 학부모들로 인한 갑질들이 계속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2일 토요일부터 수천 명의 교사들이 모여 거리로 나와 '교사 생존권'을 외치기 시작했다.

수많은 추모객들이 다녀간 흔적들..
수많은 추모객들이 다녀간 흔적들..

서초경찰서는 7월31일(월) 교사 사망 관련 조사를 통해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해당 사망 의혹에 대한 원인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으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어 8월4일(금)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공식석상에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의 전체 브리핑을 통해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교내에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다음 날 언론의 최초 보도 이후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들이 인터넷 등에 유포되고 있다고 했다. 장 차관은 7월 20일, 서이초등학교에서는 잘못된 정보에 따른 혼선을 바로잡기 위해 학교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선생님의 안타까운 사망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총 5명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조사를 진행했음을 밝혔다.

 

합동조사단은 지난 7월 20일 서이초등학교 명의로 발표했던 입장문 내용과 언론 등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교육활동 정상화를 위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1차적으로 학교 및 교육청의 문서, 대장 등 서류와 나이스 등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을 확인하였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 구성원 총 65명 중 45명을 대상으로 대면, 서면, 유선 등의 방법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합동조사를 통해 밝혀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서이초등학교 입장문과 관련된 입장문 1번. 2023년3월1일 이후 고인의 학급의 담임 교체 사실이 없다는 점은 사실. 2번. 고인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남. 고인은 나이스 업무를 1순위로 희망했으며 희망대로 나이스 업무를 배정받았던 것으로 확인. 다만 나이스 업무는 나이스 권한관리 업무를 포함하여 시스템 관리, 인증서 관련 업무, 교원 연수 지원 등도 함께 담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 3번. 고인은 2023학년도 담임 배정 희망 확인서 및 동료 면담을 통해 고인이 1학년을 1순위로 희망, 본인의 희망대로 1학년에 배정. 4번. 학교폭력 신고 접수 대장 확인 결과 고인의 담임 학급에서는 신고된 학교폭력 사안이 없음. 다만 7월12일 수요일 오전 수업 중 발생한 소위 연필사건은 B학생이 A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A학생이 그만하라며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이마를 그어서 상처가 생긴 사건발생. 근무상황부 확인 결과 학교폭력 관련 사안으로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출장을 다녀온 내역은 없음. 5번. 학교는 학부모 직업 등 학생의 개인정보를 수집, 관리하고 있지 않아 SNS 등에서 거론되었던 학급 내 정치인의 가족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음.

 

다음으로 언론 보도 등에서 제기된 주요 사항에 대해서

첫 번째, 신임 교사에게 1학년 담임을 강제 교체 배정하고 수업 여건이 좋지 않은 교실을 배정했다는 사항에 대해서 학교 측의 입장문 3번에 대한 확인 결과와 같이 고인의 희망에 따라 1학년 담임을 배정한 것으로 밝혀짐. 동료 교사 면담 결과 2023학년도 학급과 교실 배정은 무작위, 소위 제비뽑기로 결정되었음을 확인.

두 번째. 고인의 학급에서 연필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처리 과정 중에 학부모에게 고인의 휴대폰번호가 유출, 담임 자격 시비 폭언 등 학부모의 악성민원이 있었다는 사항에 대해서는 인성생활부장 교사와 고인이 작성한 학생 간 사안 관련 기록을 통해서 연필사건의 내용을 확인.

동료 교사 면담 결과 7월12일 오전 수업 중에 연필 사건이 발생, 당일 오후 A학생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였으나 부재중. 고인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후 A학생 학부모와 연필 사건과 관련된 통화를 한 것으로 추정. 다음 날인 7월 13일에는 고인이 교감에게 사안을 보고, 교감은 인성생활부장 동석하에 학부모 간 만남을 조언, 당일인 7월 13일 오후에 교무실에서 고인 및 인성생활부장 입회하에 A학생 어머니, B학생 아버지 간 학부모 간 학부모 만남. B학생 학부모가 A학생 학부모에게 정중한 사과를 통해 원만하게 처리되었다는 점 확인.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해당 사건 합동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출처_한국정책방송원)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해당 사건 합동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출처_한국정책방송원)

7월14일에는 고인이 전날의 도움에 대해 인성생활부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던 것으로 확인. 또한 연필 사건 발생 당일 고인이 A학생 학부모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다수의 부재중 전화가 왔었고 해당 학부모와의 통화에서 엄청 화를 내셨다라는 내용과 개인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아셨는지 불안해했다는 점도 동료 교원의 진술을 통해 확인. 다만 A학생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 담임 자격 시비와 같은 관련된 폭언이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7월14일 오전 이후에 추가적인 학부모 민원 등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함. 이 부분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판단. 세 번째. 학급 내 학교 부적응 학생 생활지도 및 과도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사항. 네 번째. 입장문 초안에 있던 소위 연필 사건 관련 내용이 학부모 요구로 누락되는 등 연필 사건 관련 업무처리를 고의로 부정하였다는 사항. 교감 면담 결과 입장문 초안에 포함되어 있던 연필 사건이 마무리되었다는 내용이 삭제된 것은 해당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어 서울시교육청의 재검토 요청이 있었고 이에 따라 학교 측이 삭제했던 것으로 확인.

 

마지막으로 설문을 통해 교원 65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27일과 28일 양일간 실시하였고 63%인 41명이 응답. 설문 내용은 서이초등학교의 업무 과중, 학부모 민원, 교권 침해, 학교 부적응 학생 정도 등에 관한 것이라 했다. 전반적으로 선생님들은 업무량 및 업무 스트레스, 학부모 민원, 교권침해, 학교 부적응 학생 지도 등 모든 항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가적인 사항은 필요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함을 말하며 아직 최종결론까진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언론에서는 학교 문제 해결 변호사들, 특히 심리 상담가들과 정신과 전문의들이 최근 늘고 있는 교사의 민원과 법리 상담, 우울증과 업무 스트레스들로 교사들의 고충이 심한 것을 지적했다. 특히나 정부에서 이번 문제를 ‘학생인권조례’로 주목한 것에 교계에 있는 시민단체들과 변호사들, 교육 전문가들은 상당수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건을 두고도 아주 뜨거운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겹치고 지난날 묻혔던 사망교사 사건들도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과도하게 치우친 학생인권 문제와 너무나도 추락한 교권 문제 조정이 필요함이 공론화 되고 욌다. 최근 교계에서도 다음세대 아이들을 살리자며 ‘학생인권조례’ 폐지 운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들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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