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몸 밖에서 뛰던 심장이 가슴 안으로
발병률 0.0005% 심장이소증 인니 환아 세브란스병원서 수술 성공

인도네시아 소년의 희귀 심장병 치료를 위해
인도네시아 기아대책 생명버스, 사)글로벌사랑나눔, 한국심장재단, 세브란스병원 등이 발 벗고 나서

안녕하세요 인도네시아 생명버스 성경득 선ㄱ사입니다. 기도해주신 덕분에 체외심장병 환아 Mikhael은 거의 회복되어 퇴원을 앞두고 있습니다인도네시아 성경득 선교사의 기도 문자가 도착했다. 알아보니 이런 사연이었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미카엘 하레사난다(7, Mikhael Josepine Haresananda)100만 명 중 5명꼴로 발병한다는 심장이소증(ectopia cordis)을 앓고 태어났다. 심장이소증은 심장이 몸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원인 불명의 희소 질환이다.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90% 이상은 사망한 채 태어나거나 태어났더라도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 더욱이 미카엘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몸 바깥으로 튀어나온 심장이 자칫 외부의 충격으로 다칠지 모른다는 우려에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도 없었다. 이런 미카엘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지난 6월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해 퇴원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이다.

심장이소증(ectopia cordis)을 앓고 태어난 마카엘
심장이소증(ectopia cordis)을 앓고 태어난 마카엘

미카엘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현지 선교사, 인도네시아 기아대책 생명버스와 글로벌사랑나눔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기도의 열매이다. 미카엘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4~5시간 거리에 있는 스마랑 지역에서 살고 있다. 현지에서 사역하는 윤종길 목사가 미카엘의 체외 심장을 목격하고 여러 곳을 수소문하던 중 자카르타에서 사역하는 성경득 선교사(생명버스 대표)께 소식을 전했고, 다시 기독의료인 카톡방을 통해 글로벌사랑나눔 회원에게 미카엘 사연이 전해졌다.

글로벌사랑나눔(이사장 최영태)에서는 지난 5월 중순 세브란스병원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고 미카엘을 한국으로 초청할 수 있었다. 글로벌사랑나눔은 체계적인 해외 의료 봉사활동을 위해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가 주축이 되고 외부 봉사자들이 참여해서 2019년에 세워진 사단법인이다. 올해까지 국내외 환자 79명에게 치료비 및 수술비를 지원하였고,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에 우물 파주기 학교설립 및 운영비 등도 지원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받고 회복중인 마카엘과 그의 어머니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받고 회복중인 마카엘과 그의 어머니

지난 17일 있었던 세브란스병원 발표에 따르면 정조원(소아심장과), 신유림(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미카엘의 심장 CT 등 검사 자료를 확인한 뒤 치료를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미카엘을 의료 소외국 환자 초청 치료 프로그램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대상자로 선정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심도자술, MRI 등 추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미카엘의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심장은 멀리서도 보일 만큼 큰 혹처럼 몸 밖으로 나와 있었고, 두 개가 있어야 할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 기능성 단심실이었다. 폐로 혈류를 보내는 폐동맥이 없고, 네 개여야 할 심장 판막도 하나밖에 없어서 혈액이 역류했다. 전신과 폐를 순환한 혈액이 하나의 심실로 유입돼 심장에 무리가 갔다. 또 두 혈액이 심장 내에서 섞여 만성 저산소증까지 발생해 심장은 물론 뇌 등 타 장기의 기능 저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집도한 신유림 교수는 심장을 체내로 넣기 위해 우선 가슴과 복부를 구분하는 근육인 횡격막을 인공재료로 새로 만들었다. 심장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충분치 않아 복부를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더해 단심실 내에서 혈액이 잘 섞일 수 있도록 하는 심방중격 절제술, 판막 역류를 막는 판막 성형술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모든 수술을 마치고 나서는 수술 부위를 인공재료로만 덮어 놓고 경과를 지켜봤다. 당장 봉합해버리면 부어 있던 심장이 체내로 들어가면서 압력이 가해지는 등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틀 후 심장 부기가 빠지면서 봉합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수술은 해외 타 병원들이 환자 상태와 치료 가능성을 두고 수술을 고사할 때, 세브란스병원이 적극적인 치료로 끝내 성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미카엘은 현재 여느 아이들과 같이 병동 여기저기를 활보하며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

정조원 교수는 미카엘의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떻게든 회복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미카엘이 고국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건강 때문에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많이 하고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유림 교수는 심장이 체외로 튀어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두 개가 있어야 할 심실도 하나뿐인 채로 오랜 기간 치료를 못 받은 미카엘이 수술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했다소아심장과, 소아외과 교수진들과 협진으로 심장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킨 뒤 수술을 마치고 미카엘이 잘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니 무척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왼쪽부터)세브란스병원 정조원 교수, 미카엘과 어머니, 신유림 교수[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세브란스병원 정조원 교수, 미카엘과 어머니, 신유림 교수[세브란스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부터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를 통해 경제적인 문제와 의료수준의 한계로 고통받는 해외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지속적으로 치료를 돕고 있다. 현재까지 총 88억 원 상당의 병원 내외의 지원금을 통해 아이티, 케냐 등 29개국 226명의 환자를 초청 치료하며 의료선교기관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 3억 원 상당의 이번 미카엘 군의 수술 및 입원 치료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됐으며, 외부 후원단체 인도네시아 기아대책 생명버스, ()글로벌사랑나눔, 한국심장재단, 한국기독공보 등의 후원도 있었다.

성경득 선교사는 많은 분들의 기도와 사랑과 수고로 인하여 한 생명을 살리는 귀한 열매를 맺게 되었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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