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사역자 마거렛 리 어머니 이연주 권사

   
아들 둘을 낳고 딸을 낳고 싶은 부부가 있었다. 재롱을 부리는 딸을 얻은 부부는 뛸듯이 기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딸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결국 중학교 1학년 때 딸은 자폐 판정을 받았다.

카이스트 교수였던 이남기(2008년 작고) 집사와 이연주(76·미국 샌타모니카 광운한인교회) 권사의 딸, 자폐 찬양사역자 마가렛 리(38)의 이야기다.

인터뷰에 응한 이 권사는 처음엔 자폐 증세를 보이는 딸이 무척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남편뿐 아니라 자신도 교수(국민대)를 지냈고, 두 아들도 의사와 사업가로 성공한 가정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유아 지능에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딸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몰래 집에서 키웠지요. 함께 죽으려는 나쁜 마음을 품은 적도 있어요."

그런 가운데서도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찾던 이 권사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딸의 병을 고쳐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문득 든 것이다. 곧바로 목사님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마태복음 15장 21∼28절이 눈에 띄었다. 이 권사는 예수님께 소리를 질러 딸의 병을 고친 가나안 여자의 신실한 믿음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교만하고 어리석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하나님이 창조하신 귀한 딸을 부끄럽게 여기고 세상 평판에만 귀를 기울였습니다."

눈물로 회개 기도를 드린 이 권사는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을 비우자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후 가정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남편과 두 아들이 예수를 영접했다. 마가렛은 찬양사역자로 변신했다. 샌타모니카 칼리지 성악과에 딸과 함께 등록, 같은 과목을 수강하며 5년간 학업을 도운 이 권사의 사랑과 헌신적인 노력이 주효했다.

마가렛의 첫 번째 음악회는 2004년 8월 미국 월셔 연합감리교회에서 가수 윤형주 장로와 함께 열었다. 두 번째 음악회는 같은 해 12월 라디오서울의 진행자인 노형건씨와 함께 미국 올림픽장로교회에서 개최했다.

두 번의 음악회로 자신감을 얻은 마가렛은 '나도 하면 된다'는 도전 정신으로 자폐 증세를 이겨내기 시작, 현재 웬만한 곡은 소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마가렛 리 찬양선교회'를 조직해 자폐우를 위한 찬양교실을 운영하면서 100여회 공연을 가졌다. 내달 16일 지구촌교회와 안산동산교회, 19일 온누리교회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마가렛은 최근 'Hi Jesus'라는 제목의 찬양 앨범을 냈다. 앨범에는 "엄마는 엄마 것을 다 버리고 마가렛을 고치려고 많은 것을 포기했습니다. 엄마의 기도가 마가렛을 하나님 찬양하게 했습니다…"라는 '어머니에게 드리는 글'과 함께 10여곡의 찬양곡이 담겨 있다.

이 권사는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자폐아도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합니다. 자폐는 고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와 사랑으로 대우하면 하나님이 주신 귀한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국민일보 글·사진=유영대 기자 hrefmailto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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