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그리움 내리다 / 조윤희
하나이면서 하나가 아닌
그대가 못내 그리워
기꺼운 호흡마저
그리움의 우물 속에서
서성이는 시선들을 붙든다
실오라기 하나라도 놓칠새라
치맛자락 움켜잡아 쥔 뒤
녹록지 않은 무게들을 감당하는
가녀린 맨살들의 진동을
지나칠 수 없다
나인지 그대인지
한 줄기 꽃대궁 뽑아 올려
그 위에 얹혀놓은
우리의 사랑은
빗속에서도 목마르다
시간의 경계를 드러내듯
내가 선 발끝에서
바닥을 두드려대는
꽃무릇* 그리움일지라도
그럼에도...
하늘 향한 기도에
한 줌 눈물 맺힌다
그대,
행복만 하기를...
*꽃무릇
-꽃말: 오직 그대뿐, 슬픈 추억, 잃어버린 기억, 애절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다른 이름: Red Spider Lily, Spider Lily, 가을가재무릇, 꽃무릇, 석산(石蒜)이별초(離別草), 환금화(換金花), 중무릇(중꽃), 피안화, 지옥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