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성 목사, 교회에서는 목사님... 마을에서는 이장님

교회에서는 목사님, 마을에서는 이장님이라고 불리는 목사가 있다. 그뿐 아니다. 양양군 자원봉사대 대표회장, 양양군 장학회 이사, 월드비전 양양군 지회장, 학교 운영위원장, 도 교육청 예산 위원 등의 활동도 겸하고 있는데, 양양군 군소단체 회원과 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광정교회당  전경, 사진의 왼편이 본당 오른쪽이 교육관이다.
광정교회당  전경, 사진의 왼편이 본당 오른쪽이 교육관이다.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광정교회 박재성 목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협성신학대학원(Th. M)을 졸업하고 감리교회의 전도사로 20053월에 이곳 농촌교회로 부임하여 1년만 더 있으면 20주년이 된다.

부임 당시 도시교회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농촌교회였지만 이제는 자립 교회가 되었다. 외부 지원 없이 년 5~7천만 원의 결산을 한다고 한다. 농촌교회는 다른 지출보다는 목사의 생활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넉넉하지는 않아도 자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1910년에 세워진 교회, 교회 역사가 113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그 세월 속에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교인들이 흩어졌고 피난 가지 못하고 남았던 몇몇 교인들이 교회를 지키는 정도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문을 잠그고 폐 교회와 같은 세월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광정교회 교인들이 기도하면서 주일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광정교회 교인들이 기도하면서 주일 예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어려운 교회였던 교회가 교회다운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박재성 목사가 부임하면서부터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부임 후, 4~5년까지 교우들과의 신뢰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기 전후로 언제 다른 교회로 가시나요?’가 인사말이었습니다. 열악한 재정과 환경, 목사들의 이기심으로 목회자에 대해 성도들은 떠날 사람, 신뢰 일 뿐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마음을 열기까지 5년여가 걸린 듯합니다.” 박재성 목사는 몇 안 되는 교인들이지만 그들의 신임을 얻기까지가 5년여가 걸렸고 그 이후부터 교회는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목회에 여유가 생기자 자연 마을로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마을을 섬길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목사는 농촌에는 고급 인력이다. 하나님은 교회에만 있으라고 농촌에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대부분 노령의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이장이 되어 마을을 돌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목사님을 신뢰하고 계속하여 일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이장으로 양양군청을 드나들다가 자연스럽게 양양군을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은 양양군의 유지가 되었다.

광정교회 박재성 담임목사와 사모
광정교회 박재성 담임목사와 사모

감리교 양양지역을 위해서도 활발히 활동한다. 지역군 선교회 회장, 군단 및 사단의 회장과 군 교회를 담임하여 주일 오전 9시에 먼저 군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인도한다. 박 목사는 그렇게 함으로 지역과의 관계 형성, 교회에 대한 좋은 인식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목사님이시니까, 교회니까"라고 좋게 평가해 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목회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또한 힘들어서 계속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도 지역 일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농촌 목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목사가 생계 문제로 목회 외적인 일(경제활동)에 시간을 빼앗긴다면 스스로 목회자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어려워도 자신의 본문을 지키며 스스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것을 찾아 섬긴다면 농어촌 교회도 비전은 있다고 본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도시교회를 향해서는 한때 도시교회의 협력을 받았지만, 그들이 우리를 도왔다기보다는 그들의 사랑으로 농촌교회가 일어서는 것을 보임으로 기쁨과 감동을 선물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교회는 농촌교회와 동역하고 동역자를 파송하는 차원으로 협력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광정교회 설립 113년 기념 예배에서 설교하는 천헌옥 목사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도시교회도 많이 어려워졌지만 농어촌교회는 더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목사가 은퇴하면서 교회가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아니면 교인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교회도 주위에 많다. 박 목사는 이런 일에도 고민하면서 기도하고 있다. 광정교회는 헌금과는 별도로 교회 자체적인 경제적 자립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유휴공간 및 예배 외 시간에 교회 건물 활용에 대한 대안을 마련 중이다. 농어촌교회는 지자체의 귀농 및 귀촌 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 1022일 주일 교회설립 113년 기념 예배에 천헌옥 목사(전 코람데오닷컴 편집인)가 설교자로 초청을 받았다. 천 목사는 1971년 군 병사로 이 교회에 출석했다. 담임목사가 없는 교회에 설교자로 섬기면서 할머니 한 분, 아주머니 두 분, 어린이 두 명, 군인 세 명의 교인과 함께 교회당을 새로 건축하는 기적을 체험하고 목사로 부르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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