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틱토커, 교회를 이슬람 사원으로 바꿔야한다는 발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독교를 조롱하던 인도네시아의 한 20대 남성이 '종교 모욕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인도네시아 크리스마스 미사[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네시아 크리스마스 미사[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0월 25(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트리뷴 뉴스 등에 따르면 북수마트라주 경찰은 지난 21일 들리 스르당 지역의 한 주택에서 틱토커 피크리 무르타파(28)를 관련 혐의로 체포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십자가에 대해 농담하며 기독교인들은 회개한 뒤 국영 전력회사인 PLN에 십자가를 반납해 전봇대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SNS 계정에서도 교회와 성당을 이슬람 사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들을 했다.

경찰은 피크리가 특정 종교와 집단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길 목적으로 정보를 유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정보·전자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크리는 체포된 뒤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한 말은 농담이었으며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지만 기독교와 가톨릭, 힌두교 등 다른 종교도 믿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하지만 특정 종교를 비방할 경우 일명 신성모독 혐의로 처벌받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최근에는 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에 올린 '돼지고기 먹방'에서 음식을 먹기 전 이슬람식 식전 기도문을 읊어 징역 2년의 처벌을 받았다.

2016년에는 기독교인이자 당시 자카르타 주지사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아혹)가 집회에서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지 말라'는 이슬람 경전 쿠란의 구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속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인권 단체들은 신성모독 혐의와 관련해 너무 엄격한 법 적용이 종교적 소수자를 표적으로 삼는 데 악용된다며 이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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