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학교 현장이 불안하다. 부천 어느 지역의 학교는 전교생이 12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6학년이 1명이란다. 서울 중심에 있는 화양초등학교가 올 1월에 폐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라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결혼을 기피하고 자녀 낳기를 주저하는 지극히 개인주의적 시대의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그렇다 치자. 그런데 어쩌다 자식을 하나 낳으면 정말 금이야 옥이야 하는 정도가 지나칠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모두 왕자로 자라 왕처럼 행세한다. 실제 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학부모가 교사를 찾아와 폭행하며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겨레 신문의 지난 기사를 보면

학생 둘이 다투려고 했고, ㄱ이 ㄴ에게 사납게 달려들어 교사가 팔을 잡고 말렸다. 그런데 학부모는 아이(ㄱ 학생)가 원치 않았는데 강한 힘으로 몸을 붙잡았다는 이유로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지난 3월 교사노조연맹이 전국 유···고교 교사들에게 교사 아동학대 관련 민원수집 과정에서 한 교사가 증언한 사례다. 해당 교사는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를 당했다가 혐의없음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 교사의 참담한 경험은 예외적 사례가 아니다. <한겨레>23일 입수한 서울시 교원 아동학대 혐의 보고 현황'을 보면, 지난해 서울 한 초등학교에선 도서관에서 책을 가져오라는 교사의 지시로 아이가 힘들었다며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경우가 있었다.

 

또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당한 학생이 교사의 얼굴을 때리고 되레 112에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시만 따졌을 때,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된 교원 수가 20208건에서 202135, 202266건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해당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위기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들은 일상에서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경기교사노조가 지난 3월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고발돼 수사받은 사례가 1252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경찰이 자체 종결하거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례가 676건으로 53.9%. 일반적인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경찰의 종결 및 불기소 처분 비율이 14.9%인 것에 견줘 3배나 높은 수치다.”

60여 년 전으로 돌아가 필자가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교사는 선생님으로도 부족하여 스승이라고 했다, 스승이라는 낱말의 뜻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다. 그 가르침은 교과서에 있는 지식뿐 아니라 사람이 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고 올바른 사람의 길로 인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존경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선생님을 본받고 닮아 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학생들은 교사를 스승으로 보지 않는다. 학부모들도 교사를 함부로 대한다.

물론 이렇게 된 원인의 하나는 교사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스승의 자리를 스스로 던져버리고 노동자로 자처하여 교사의 권익만 챙기기만 급급했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교실의 질서는 그렇게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는 가장 기초적인 질서의 뿌리가 흔들려 버린 것이고 이렇게 자란 학생들은 사회 전체의 질서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1013전남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개회식에 참석한 전남도의원 30여 명은 개회식이 시작된 지 40여 분만인 7시쯤부터 자리를 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자리에 참석하여 축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도의원들이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한 것이다. 국가 원수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걷어차 버린 꼴이 되었다.

또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찾아가 악수를 청하였는데 대통령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내밀거나 앉아서 억지로 손을 잡는 행위를 보여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짓밟아 버렸다.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를 깨트려 버리는 모습을 보여 씁쓸함을 금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질서를 깨트리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셨다. 민수기 12장에 보면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이유가 없지는 않았다. 1절에 보면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한 것을 보고 비방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모세 역시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 사람이 아닌가? 그리고 하나님이 모세와만 말씀하셨나 우리와도 말씀하시지 않았느냐고 했다.

별말도 아니지만, 하나님이 이 말을 용납하지 않았다. 모세와 아론, 미리암을 회막으로 불러내어 아론과 미리암 두 사람에게 진노하셨는데, 미리암에게 나병이 발병한 것이다. 하나님은 질서를 깨트리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신 것이다.

고린도전서 113절에 보면 그러나 나는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니 각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시라고 하였다. 기본적인 질서를 말씀하신 것이다.

혼돈(χάος)의 반대말인 질서(κόσμος)는 우주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우주를 질서 있게 지으셨고 그 질서가 깨트러지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혼돈의 상태가 된다. 아직 질서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를 창세기 12절에서는 땅이 혼돈하였다고 표현하였다. 그런 상태에서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질서를 깨트리는 것은, 생명을 깨트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사람 중심이다 보니 윤리적인 면에서 질서가 깨트러짐은 물론이고 인간 복지를 위한다는 것이 지구 질서를 깨트려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기후가 혼돈하게 된 것이다. 인간 스스로가 잘살아 보겠다고 하는 행위가 오히려 생명을 깨트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질서를 회복하는 길은 없을까? 그것은 철학이나 교육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오늘의 혼돈 시대를 만들었다면 머리와 머리를 맞대어 해결하려 하지 말고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길만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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