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뱅크·연탄은행 기부 작년보다 20∼30% '뚝'

"식료품 기부가 줄어서 이제는 라면도 안 들어옵니다."

대구지역 기부 단체·기관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12일 연말 기부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구세군 자선냄비[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세군 자선냄비[연합뉴스 자료사진]

달서구 본동푸드뱅크 관계자는 "기존에는 업체들이 기부할 식료품을 따로 놔둘 정도로 물량을 여유롭게 생산했다""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업체들이 파는 만큼만 생산하다 보니 식료품 기부가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대비 30기부 물품이 줄었다""라면도 거의 안 들어오는 실정이라 저소득층 등 푸드뱅크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몹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탄 기부가 줄어 난방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대구연탄은행을 운영하는 손민락 목사(비산동교회)"가구당 연탄이 500장은 있어야 겨울을 넉넉하게 날 수 있는데 300장도 드릴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겨울 대구연탄은행에 들어온 연탄은 8만장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는 가구당 300장씩 나눠주기도 빠듯한 물량이다.

연탄 나눔[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탄 나눔[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번 겨울은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 목사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정도 연탄 기부가 덜 들어왔다""연탄 가격도 장당 50원 올랐고 경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기부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부 물품이 줄어 쪽방촌을 보살피는 지역 사회복지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을 운영하는 신은경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얼마 전 김장 김치가 들어온 것 말고는 이렇다 할 기부가 없다""후원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당장 내년 임대료도 내기 어려워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금이 부족해 직원들이 온라인 모금을 개선하거나 후원해줄 곳을 찾기 위해 직접 여러 기관을 뛰어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나눔실태 2021' 등에 따르면 기부 참여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만 13세 이상 국민의 기부 참여율은 201334.5에서 202121.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구는 35.6에서 16.8, 경북은 26에서 19로 떨어졌다.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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