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희 / 행복한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Th.D.)
최광희 / 행복한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Th.D.)

예고 없이 훅 들어가서 이상하겠지만 다음 몇 가지 질문에 혹은 아니오로 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원하십니까? 당신은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하기 원하십니까? 당신은 천사를 한번 만나 보기 원하십니까? 당신은 하나님께 크게 쓰임 받기 원하십니까? 당신은 사람들 사이에 유명해지기 원하십니까? 당신은 사람들에게 큰 유익을 끼치기 원하십니까?

어떠세요? 마음속으로 라고 대답한 것이 몇 개입니까? 전부 다입니까? 잘하셨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제 큰일 났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려면 먼저 신세(身世)를 망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위의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하고 나머지 세 가지를 모두 이룬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2000년 전에 갈릴리의 나사렛에 살던 마리아입니다. 그녀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천사가 찾아왔을 때 그녀는 무서워했습니다. 천사는 다른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은혜를 입은 자여, 평안하라(기뻐하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어 천사가 무서워하지(φοβέω 포베오) 말라고 한 것은 보면 천사를 만난 마리아가 매우 두려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를 보면 천사를 만나는 것은 신기하고 신나는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전한 메시지는 마리아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지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한 상태입니다. 마리아는 얼마 후에 결혼식을 하고 요셉의 아들을 잉태해야 하는 처지인데 다른 아기를 잉태하다니요? 게다가 남자와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데 도대체 누구의 아들을 잉태한단 말입니까? 그 아들은 뜻밖에도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입니다.

사람은 자기 손톱 밑의 가시는 크게 생각하면서도 남의 배에 난 흉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약혼한 처녀가 잉태해서 아들을 낳게 된다는 말을 들어도 내 문제가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또 결과를 모두 아는 처지에서 그 아들은 바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이니까 큰 복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마리아에게는 이보다 더 낭패스러운 일이 없습니다. 게다가 천사는 이런 일을 받아들이겠느냐고 동의를 구한 적도 없이 일방적으로 선포만 했습니다.

요즘은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각자 마음대로 사는 포스트모던 시대이지만 마리아의 시대에는 온 마을이 다 친척이고 서로 눈치 보며 살았습니다. 만일 약혼한 처녀가 임신했는데 약혼자가 내 아기가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 처녀는 끌려 나가서 공개 처형을 당해야 했습니다. 불륜의 대상이 밝혀지면 그 남자도 같이 처형당해야 합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그 남녀를 돌로 쳐서 죽이는 것이 하나님의 율법이었고 당시의 관습이었습니다.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는 요셉의 아기가 아닌 다른 아기를 가졌으니 그녀는 곧 돌에 맞아 죽을 일이 벌어졌습니다. 달콤한 신혼을 꿈꾸다가 그 소식을 들은 요셉은 또 얼마나 절망스러웠겠습니까? 불행 중 다행으로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어서 이 사건을 폭로하지 않고 비밀리에 파혼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천사가 요셉에게 현몽(現夢)해서 사실을 설명해 줌으로 요셉은 믿음으로 마리아와 아기를 받아들였습니다. 나아가 마리아와 아기의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마리아를 통한 하나님의 계획이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천사를 만나고 기적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께 크게 쓰임 받는 일이며 사람들 사이에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에게 큰 유익을 끼치는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천사를 만나는 것과 기적을 경험하는 것은 낭만이 아닙니다. 마리아와 요셉의 갈등은 우리에게는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무덤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와 요셉은 그 일이 시작된 때부터 다음 사건이 진행되는 매 순간 얼마나 갈등이 심했을까요?

당신은 하나님의 은혜 입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마리아처럼 요셉처럼 하나님의 역사(役事)와 기적의 순간에 주인공이 되기 원하십니까? 그런데 그것은 먼저 신세를 망치는 일로 시작합니다. 인생의 계획이 모두 뒤틀리는 일이 시작됩니다. 계속되는 갈등과 고민이 동반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하나님께 쓰임 받고 사람들 사이에 유명해지며 여러 사람에게 큰 유익을 끼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묻습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사건에서 주인공이 되기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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