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기존 백화점식 정책 전환 시사하며 '선택·집중' 강조

"파탄난 재정 복원 위해 노력해와…내수 회복 위해 서비스업 집중 지원하겠다“

"국민 호소 불합리한 제도 무조건 바꿔야"…"건전재정 기조 유지, 높은 고용률·낮은 실업률"

윤석열 대통령은 26"저출산 문제는 우리가 상황을 더욱 엄중하게 인식하고 원인과 대책에 대해 그동안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5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2.26
세종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5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2.26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시간이 많지 않다. 모든 부처가 함께 비상한 각오로 저출산 문제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좋은 정책을 다 모은다고 해서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20년 이상의 경험을 통해서 국민 모두가 충분히 알고 있다""많은 전문가가 지적하는 것처럼 교육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과도한 경쟁시스템이 직접적 원인이라면, 이를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실한 저출산 대책이 되기 위해선 보편적 지원뿐만 아니라 실증적인 분석을 통해 꼭 필요한 것을 찾아내 확실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수십 년간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오히려 출산율은 더 떨어지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정확한 목표나 재정 추계 없이 각종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망라해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는 대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철저한 평가를 거쳐 '선택과 집중'을 하도록 저출산 정책을 근본부터 개선해야 할 때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는 육아휴직 급여 상향 및 아동수당 수급 연령 확대 등 현금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저출산 관련 종합대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에 대해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끝까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는 과제들"이라며 완수 의지를 거듭 밝혔다.

노동 개혁 방향으로는 "노사 법치 기반 위에 앞으로도 노동시장이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 일수가 역대 정권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의사 정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의료 개혁에 대해선 "집중적인 논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고, 부동산과 관련해선 "노후성을 기준으로 삼아 재개발과 재건축이 선택의 자유가 지배하는 시장 원리에 따라 이뤄지도록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국정을 돌아보며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적극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무역흑자 전환과 올해 30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을 차례로 소개한 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경제 성적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2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환기했다.

이어 "파탄 난 재정과 무너진 시장경제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정부를 믿어주고 협력해준 국민과 기업인들 덕분"이라며 "지난 정부와 달리 우리 정부는 민간 활력을 바탕으로 시장경제 원칙과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결과, 오히려 역대 어느 정부에 비해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내년에는 수출 개선이 경기회복과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정부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가 민생과 직결되는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경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고 많은 기업인과 쉴 새 없이 함께 해외시장을 누빈 것은 '순방이 곧 일자리 창출이자 민생'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를 계기로 야권이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횟수와 예산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데 대한 반론으로 해석된다.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확정된 예산은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의 큰 틀을 지켜냈다""각 부처는 민생안정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 예산집행을 신속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과제 중심으로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라. 인사교류를 대폭 확대해서 벽을 허물고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부처 간 칸막이 제거'도 다시금 주문했다.

이어 "재산과 자동차에 부과된 과도한 보험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며 보건복지부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국민이 호소하는 불합리한 제도는 무조건, 즉시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3년 만에 부활한 새 천안함에 대해 "더 강해진 천안함이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를 만드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새로운 청안함의 장병들을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 실현'의 거점인 세종시에서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곽민서 이동환 기자 =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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