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채 목사 / 본사 이사장​
​정주채 목사 / 본사 이사장​

새해가 밝았으나 세상은 여전히 밤중이다. 어두움은 걷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나라 안팎 어디나 유난히도 어두웠다. 국제적으로는 서로 죽이고 파괴하는 전쟁의 참화가 계속된 한 해였다. 오늘날 전쟁은 어떤 전쟁이든 세계전쟁이다. 새해에도 여전히 전쟁의 포화가 해를 가리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흑암은 날 샐 줄을 모른다. 어두움이 땅을 덮고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고 있으나 여명은 멀게만 느껴진다. 모두들 총만 들지 않았다 뿐이지 나누고 싸우는 일들은 전쟁과 다를 바가 없이 치열하다.

백성들을 위한다는 정치가 있고 비즈니스는 있으나 사람이 소중하고 생명이 아름다운 줄을 모른다. 이런 무지는 사람에게 주어진 원초적인 축복마저 등 뒤로 버리게 한다. 누가 남을 생각하며 미래에 올 후대들을 생각하는가? 자신의 생명과 인격은 천하보다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다른 사람의 생명과 다른 사람들의 인격은 존중하려 하지 않는다. 거기다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풍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 일에도 우리나라는 세상에서 가장 앞선 나라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이기주의와 물질주의가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 심지어 반려동물은 인격을 대하듯 하면서 사람은 짐승으로 폄하하며 무시한다. 모두들 어둠 속에서 조용히 멸망의 길로 가고 있다.

재물과 권세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그것들의 추구는 가히 맹목적이다. 더구나 우리 사회는 돈과 권력을 추구하느라 거짓을 큰 무기로 삼고 있다. 가짜 뉴스들이 판을 치고 세상을 흔든다. 거짓의 어두움이 사람들을 덮어버려 참과 거짓, 선과 악을 분별하지 못하는 소돔 성 사람들처럼 만들었다. 위선과 거짓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물론 도리어 세상이 자기 것인 양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많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사람들이다.

또 거기다 그런 거짓된 사람들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듯이 덤비며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침의 그 혹한도 무릎 쓰고 칼바람이 부는 길거리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팻말을 흔들며 모여 데모하는 사람들은 정의의 사도들인가? 악인들의 후원자들인가? 윤리의식은 흑암 속에 갇히고 양심은 마비되었다.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어두워진 때가 있었던가? 총명을 자랑하며 지혜를 뽐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세상에는 희망이 없다. 해는 비치고 있으나 빛은 없다. 거기다 우리는 경제와 정치에 너무 관심이 많고 기대가 크다. 그것으로 미래의 안전보장으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빛이 없다. 우리가 새해를 맞았다고 희망을 말하지만, 새해가 무슨 희망을 가져올 수 있단 말인가? 사실 오늘의 태양도 바로 어제 떴던 그 해가 아닌가.

오직 소망은 생명의 빛으로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로 말미암는다. 그만 우리의 빛이요 생명이요 희망이다. 우리는 어두운 세상을 보며 분노하는 일, 거짓된 세상을 바라보며 한탄하는 일에 마음의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지 말자. 그 힘으로 그리스도를 찾아 구하자.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아 헤매 이듯이 우리도 세상의 빛이신 주님을 갈망하며 그를 구하는 일에 힘을 쏟으며 시간을 들이자. 그리고 그 빛 가운데서 행하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너희 마음을 위로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건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살후 2:16,17)

갑진년 새해를 나흘 앞둔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 창룡문에서 한국연연맹 회원들이 청룡 모습이 담긴 연을 날리고 있다. 2023.12.28/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갑진년 새해를 나흘 앞둔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 창룡문에서 한국연연맹 회원들이 청룡 모습이 담긴 연을 날리고 있다. 2023.12.28/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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