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목사(인천십대지기 대표, 합신)
이기영 목사(인천십대지기 대표, 합신)

 

연말이 되면 들려오는 소식

저…. 청소년부 교사 그만두고 싶습니다.

50대 후반의 선생님께서 찾아오셨다 ‘목사님 잠시 시간 가능하세요?’

‘예... 무슨 일 이시지요?’

저....

선생님께서 힘겹게 말문을 여셨다.

‘내년부터 청소년부 교사를 그만두고 싶습니다.’

예?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 말씀을 하신 선생님은 청소년부 교사 중에서 성실하기로 손에 꼽히는 다른 선생님들에게 모범이 되시는 선생님이셨기 때문이다. 공과 준비면 준비, 아이들을 챙기는 마음이면 마음, 가장 먼저 오셔서 기도로 준비하시는 성실하신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선생님의 그만두고 싶다는 말씀에 적지 않게 놀랐다. ‘선생님 혹시 개인적인 어떤 사정이 있으신 건가요?’ 이어 선생님은 어렵게 말을 꺼내셨다. 목사님 이제는 제 나이가 청소년부 아이들과 어울리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 것 같아요. 함께 재미있게 놀아주지도 못하는 것 같고요. 제가 인도하는 성경 공부가 아이들에게는 너무 지루한 것 같기도 해요. 50대 후반의 이 성실한 선생님은 20대의 청년 선생님들과 자신을 비교하셨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선생님은 자신처럼 나이 든 선생님이 아니라 같은 눈높이에서 어울려줄 수 있는 젊은 선생님들이 아니겠냐고 말씀하셨다. 

 

청소년 사역을 20년 가까이하는 동안 연말이 되면 이러한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다들 너무 훌륭하신 선생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나이 들고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청소년부 교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정말 청소년 사역은 나이가 많은 선생님들은 해서는 안 되는 사역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연말이 되면 사역자에게 교사를 그만 내려놓고 싶다고 말하는 교사는 나이 든 교사뿐만 아니라 젊고 어린 청년 교사들도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젊고 어린 청년 교사들은 말한다. ‘목사님 제가 성경 지식이 부족해서요. 청소년부 교사를 계속 감당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연말이 되면 이렇게 너도나도 자격이 안 되어서 청소년부 교사를 못 하겠다고 말하는 교사들이 있다.

 

그렇다면 지구는 누가 지킬 것인가? 너도나도 청소년부 교사를 그만두면…. 청소년들을 외로이 홀로 둘 것인가? 나이가 있는 교사는 청소년부에 안정감을 준다. 노련한 지혜와 성실함으로 청소년부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젊고 어린 청년 교사는 청소년부에 활력을 준다. 청년 시기의 활발한 에너지를 사용하여 아이들과 뒹굴며 함께해 줄 수 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나이 든 교사를 정교사로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어린 교사를 부 교사로 임명하여 한 팀이 되게 만들 수도 있다. 나이가 많은 교사는 마치 인턴을 훈련시키듯 어린 교사가 성경 공부를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어린 교사가 성경 공부를 인도할 수 있도록 도우며 함께 할 수 있다. 어린 교사는 아직 자신과 크게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다가가 함께 할 수 있는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나이 많은 교사에게 제공하여 반 모임을 활력 있게 함께 이끌 수도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은 하늘로부터 온 소중한 선물이기에 그 선물을 잘 키워내기 위해선 사회 전체의 전폭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아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길러내려면 온 사회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청소년 한 명을 양육하기 위해서 젊고 어린 교사와 나이 든 교사가 모두 힘을 합쳐야 아이들을 길러내야 한다.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왜 너나 할 것 없이 스스로 나가려고 하는가? 나이에 따라 필요하거나 필요치 않은 교사는 없다. 

 

세계적인 선교 전략가 루이스 부시 박사(Luis Bush)는 만 4세에서 14세까지가 미전도 종족이 되었으며 청소년 복음화율이 3.8%라고 말했다. 한국의 다음 세대 복음화 상황을 볼 때 루이스 부시 박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는 요즘의 분위기이다.지금 다음 세대가 경험하게 되는 환경은 학교에 갔는데 한 반에 자신 혼자만 교회에 다니는 그러한 척박한 환경이다. 그러한 환경을 아이들은 살아가고 있다.

누가 하나님의 편에 서서 아이들을 지킬 것인가?

누가 교회의 미래를 지킬 것인가?

이번 연말에도 어디선가는 힘겨운 목소리로 ‘목사님 교사를 내려놓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교사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주님 품에 안긴 존경하는 청소년 사역자가 자주 했던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지키는 게 잘하는 것입니다.

잘하고 있습니다.

힘냅시다.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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