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맞이하며

울산 슬도에서 2024.1.1 / 사진@조윤희
울산 슬도에서 2024.1.1 / 사진@조윤희

그대와 함께 다시/ 조윤희

 

하루가 걸어가고 걸어가고 걸어가다가

달을 만나 해를 이루면서

나의 시간을 자꾸만 한계점으로 몰아간다

 

하루를 걷다가 걷다가

그래도 걷다가 걷다가 돌아보면

나는 없고 오직 그대만이 있을 뿐인데...

 

햇살의 가닥 하나라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어리석은 삶의 조각들을 꿰매고 꿰매서

부끄럽지 않을 하루이기를 바랐던 한숨들이

스러지는 한 해의 등허리를 부여잡고

꺼이꺼이 울어댄다

 

울어도 울어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던

상처의 시간 속에서 만난

봄여름 가을

그리고

찬란한 겨울이

그럼에도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대가 손잡아 이끌어 주었음이다

 

또 걸어가야 하는 내일의 언덕을

도저히 오를 수 없어

심연에 빠져 죽을 것 같은 혼돈 속에서

내게 내민 *겨자씨 한 알을 쥐고

그대와 함께 걷는다

내일의 언덕길을


 

*겨자씨:

신약성경 속에 나오는 씨앗.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지극히 작은 것의 대명사로도 언급기도 하는 겨자씨는 영적으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그 영역을 넓혀 나가는 하나님 나라에 비유되기도 하지만 실제적으로 음식 맛을 내는 데 훌륭한 조미료로 사용된다.

...(중략)...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마태복음 1720)

 

글/사진

사진/글 조윤희(김해중앙교회 집사)
사진/글 조윤희(김해중앙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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