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과 고신대학교의 책임 있는 대안은 이미 시작되었다

 

황대우 교수 (고신대학교)
황대우 교수 (고신대학교)

최근 우리 고신교회의 최대 관심사가 고려학원법인의 고신대학교인 것 같다. 사실 고려학원의 미래에 관한 논의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고려학원의 한 지붕 세 가족인 고려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 그리고 의대 복음병원 운영에 대한 고신교단의 집중적 관심은 2003년 관선 이사 체제를 불러온 복음병원 부도 사태로 인한 교단이사 대신에 관선이사 체제로 대체되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고려학원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2015년 제4회 서울포럼에서 고신총회, 대학/신대원 쟁점과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고려학원의 미래를 다루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되었다. 당시 포럼은 고려학원이 당면한 문제의 상당 부분을 다루었고 심지어 대안까지도 제시했다.

10~20년 가까운 세월을 아무 대책도 없이 흘려보낸 지금 이때가 고신대학교가 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기도할 수 있길 바란다. 1946년에 빈손으로 시작한 고려신학교가 오늘날 고신교회를 이루는 기적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나님은 우리를, 우리 고신교회를, 우리 고신대학교를 아직도 사랑하신다. 이 글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민 한 번 하지 않고 너무 쉽게 희망 고문이라 매도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고신대학교 전경
고신대학교 전경

문제의 원인

고려학원이 직면한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학령인구의 감소다. 둘째는 재정 여건의 악화다. 2가지 원인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신입생 숫자가 줄어들면서 재정 여건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려학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사립대학들 대부분의 공통적인 문제이다.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위기는 예측할 수도, 준비할 수도 없는 불가항력적 문제가 아니다. 지방 사립대학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고되어 있었다. 교단적으로도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20157월에 서울포럼도 개최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학원은 왜 지금 이 위기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는가? 그동안 책임져야 할 무겁고 영예로운 자리에 앉은 사람은 많았지만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았고, 아무도 비난받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2014710일에 소집된 제63-3회 총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고신대학교 미래를 위한 총회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다. 9인으로 출발했던 대책위원회는 제64회 총회를 거치면서 15인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고려학원의 미래에 대한 말은 무성했지만 책임 있는 대안이나 결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폭탄 돌리기만 계속되었다. 이 글에서 누구를 비난하거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지금 이곳은 바꿀 수도 바뀌지도 않을 지난 이야기를 들춰내어 갑론을박할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가운데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다. 다만 자신의 부끄러움을 깨닫고 인정하는 사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이 적을 뿐이다. 지금은 먼저 희생하고 격려하며 다시 세우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행동하는 총회

10년 전부터 지적되고 논의되었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한 것은 73회 총회가 처음이다. 그동안 위기라고 말만 하면서 오히려 잘못된 과장 정보로 위기를 부풀리기만 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면, 73회 총회에서는 기도 운동에 앞장서고 교회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액수의 발전기금을 모으고 고신대학교의 재정 운영에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235월에 새로 임명받은 이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법인이사회도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이사회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발전기금도 기부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사장을 비롯해 이사들의 직간접적인 후원 액수는 거의 2억에 가깝다. 고신대학교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교단과 학교법인을 바라보는 고신대학교 구성원들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변화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감사한 일이다.

 

헌신하는 고신대학교

고신대학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교단의 많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요구했다: “학교가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라.” 이에 화답하듯 고신대학교 교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헌신하기 시작했다. 각종 수당을 반납하고, 책임시수를 늘리고, 퇴직한 교원과 직원의 빈자리를 남은 교직원들이 필사적으로 메우고 있다. 연봉의 십일조 운동도 진행 중이다. 교수의 81%, 직원의 42%가 이미 이 운동에 참여했다. 약자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기에 외국인 교원이나 계약직 직원, 환경미화원, 경비원 가운데는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이정기 총장은 6개월 치 급여를 기부했다. 이렇게 모금한 돈의 액수가 약 7억 원에 달한다. 이정기 총장이 취임한 이래 모금한 총액이 19억인데, 그중 법인이사회와 교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마련한 금액이 9억이다.

 

변화하는 고신대학교

지난 115일에 “2023 웰니스 글로벌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 22명이 일본으로 노인, 아동 재활, 요양 관련 해외 기관 견학 및 산업탐방을 떠났다. 123일에는 학생 14명이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싱가포르에 갈 예정이다. 모두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3년 한해에만 고신대학교가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대략 64억이다. 고신대학교가 교육부와 지자체가 발주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이기에 앞으로도 크고 작은 국고 사업에서 좋은 결실을 얻을 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4년에도 혁신 사업은 계속된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영적, 육적, 정신적 치유와 회복의 중심지가 될 웰니스센터20248월 완성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웰니스센터는 고신대학교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도 오픈되는 공간으로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영도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외에도 고신대학교의 하드웨어는 혁신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모두 교육부의 혁신 사업을 수주한 결과이다. 고신대학교는 직제 개편을 통해 전략사업기획팀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혹자는 글로컬 대학 지원 사업이 고신대학교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꼭 그 길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글로컬 사업은 대학 간의 통폐합을 우선으로 하기에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정체성으로 하는 고신대학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사업이다.

직제 개편 구조조정과 학과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구조조정을 강제적인 해고로만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세속적인 사고방식에 너무 물들어 있어서 다른 길은 보지 못하는 것 같다. 고신대학교 구조조정의 목표는 교직원을 강제 해고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교직원 연봉의 십일조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이미 향후 5년 동안의 재정구조에 대한 정밀 시뮬레이션을 완성하여 이사회에 보고도 이루어진 상태다.

고려학원의 어려움에 대한 염려와 걱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해결을 위해 총회가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법인이사회가 솔선수범으로 앞장서며 고신대학교가 자발적인 헌신하는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데,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마치 교회의 고혈을 짜는 외식적인 퍼포먼스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절하하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고신대학교와 관련하여 혹세무민하는 자들이 없길 바란다. 그들 가운데 혹자는 의대와 복음병원을 헐값에 인수하려는 사람들과 모의를 벌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고신대학교의 재정 적자 규모가 1년에 100억이라는 가짜 뉴스마저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여름부터 지금까지 방학도 없이 입시를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하시는 어느 교수로부터 들었던 말이 너무 안타깝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답답해하세요. 왜 고신대학교는 악성 루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느냐구요.” 고신대학교의 가치는 고신교회의 일부 지도자들보다 일선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말은 지금 같은 고신의 상황에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함께 기도하며 소망하다

누구든 고신대학교의 향후 계획과 발전 방안이 궁금하다면 이정기 총장을 교회로 초청해서 직접 이야기를 듣거나 직접 학교를 방문하여 고신대학교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재정 상황이 궁금하거나 의심스러워하시는 분들도 고신대학교를 찾아오시라 당부하고 싶다. 어떤 이유에서든 고신대학교를 방문하는 모든 분들을 지금의 집행부는 반갑게 맞이하고 친절하게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부한다. 학교가 위기인 줄 알면서도 땡전 한 푼 기부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교단과 학교법인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보다 눈물 어린 만원 지폐뭉치를 들고 총장실을 방문하시는 어르신들이 진실로 고신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으로만 고신정신과 고신사랑을 외치는 빈 깡통이 없길 바란다.

현재 고신대학교가 여러 면으로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죄인인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 우리 하나님의 심정으로 고신대학교를 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고신대학교는 고신교회와 성도들의 짐덩이가 아닌 꿈동산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고신대학교는 하루빨리 자립할 수 있는 생존 구조를 확립하여 고신교회를 섬기고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유익을 끼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고신대학교의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은 대학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성도들의 소중한 헌금을 흔쾌히 대학으로 보내는 고신교회의 애정어린 헌신을 마음 깊이 새기며 감사해야 할 것이다.

 

※ 나의 주장은 기고자의 의견으로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