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하 목사(산성교회 담임)
황원하 목사(산성교회 담임)

참석

저는 2024122()~24()에 창녕 부곡 로얄호텔에서 열린 총회교육원 주최 6회 바이블 키 교리대학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작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27회 바이블 키 성경대학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교리대학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함으로 바이블 키 지도자 세미나모두이수했습니다. 이 세미나를 수료해야 교회에서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기에 참석했는데, 개인적으로도 대단히 큰 보람과 대가가 있었습니다. 저는 작년에 성경대학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한 후 교회에서 바이블 키 성경대학을 개설했는데, 이번에 교리대학 지도자 세미나를 마쳤기 때문에 바이블 키 교리대학을 개설하려고 합니다.

 

소감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느낀 소감을 올립니다. 제가 쓴 솔직한 소감이 이 세미나에 대한 진솔한 소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선, 일정과 장소와 프로그램이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적정한 비용, 편안한 숙소, 따뜻한 온천, 맛있는 식사, 푸짐한 간식, 그리고 총회교육원 직원들의 정성 어린 준비 덕분에 세미나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참석한 목회자들 대부분이 만족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총회교육원 이기룡 원장과 연구원들에게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먼저, 유해무 교수님이 강의하셨습니다. 유 교수님의 강의는 교회적이고 목회적이었습니다. 저는 유 교수님이 고려신학대학원에 부임하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신대원생으로서 강의를 들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그 시절 생각이 났습니다. 유 교수님은 교리가 목회에서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실례를 들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특히 교리가 예배와 설교와 권징에서 구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셨습니다. 이에 관하여 많은 것을 배웠지만, 저에게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적어봅니다.

 

1) 목사는 성경해석에 능통해야 한다. 특히 성경 원어를 터득해서 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설교의 기초이며 전제이다. 이것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2) 목사의 설교가 철저히 성경적이어야 교회가 생육하며 번성한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서 교인들을 심방하신다. 따라서 목사의 설교는 대단히 잘 준비되어야 한다.

3) 교리에 근거한 예배가 되게 해야 한다. 예배를 제대로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예배는 교리 교육 구현의 장이다. 예배 요소와 순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오늘날 예배가 아닌 것이 너무나 많다.

4) 목사는 평소 생활이 단정하고 아담해야 한다. 그리고 설교하기 위해서 강단에 올라갈 때는 단두대에 올라가는 심정으로 결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가 전하는 말씀에 능력이 있다.

5) 목회는 성육신적이어야 한다. 목사가 자기 세상에 갇혀 있지 말고, 서재에만 머물지 말며, 교인들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말씀이 교인들의 삶에서 역사하게 해야 한다.

6) 목사는 말씀을 전하고 목회 직무를 수행할 때 교인들에게 친절하고 자상해야 한다. 교인들을 사랑으로 품어야 하며, 교인들을 향한 배려심을 보여야 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7) 설교하거나 교리를 가르칠 때는 부드럽고 자상해야 한다. 특히 사용하는 언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정확하면서도 친절하게 말함으로 교인들이 말씀을 편안하게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8) 교리를 제대로 배워서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해야 한다. 예컨대, 성령강림절을 지켜야 한다. 예배 순서에 십계명 낭독이 있어야 한다. 매 주일 성찬을 시행해야 한다. 권징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예배의 풍성함과 부요함을 누릴 수 있다.

9) 교회에서 장로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장로도 목회하는 직분자이다. 장로는 교인들이 말씀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감독하며 보살펴야 한다. 장로에 따라서 교회가 달라진다.

10) 교리는 교회 헌법과 정치에 드러나야 한다. 현재 고신 헌법이 이런 면을 잘 살리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교리에 부합하지 않는 목회적 행위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음으로, 박영돈 교수님이 강의하셨습니다. 저는 신대원 시절 박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제가 3학년 2학기 때 박 교수님이 학교에 부임하셨는데, 당시 저희 학년에 교수님의 과목이 개설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의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컸습니다. 박 교수님은 주옥같은 표현들을 사용하셔서 강의하셨습니다. 교리가 얼마나 은혜롭고 감명 깊은지를 알게 해 주셨습니다. 저는 박 교수님의 강의를 놓치지 않고 받아 적어야겠다는 욕심에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가장 열심히 필기했습니다. 강의의 일부를 옮겨 봅니다. 물론, 저에게 좋았던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1) 인간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는데, 그 내용과 그것이 주는 효과를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이며 성전을 섬기는 제사장임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날 AI가 개발되었는데, AI와 인간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AI와 달리 인간은 따뜻한 가슴, 공감력, 창조력, 상상력, 호기심, 사랑, 긍휼 등을 지니고 있다.

2) 기독론: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 임을 이해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예수님의 행적과 말씀을 통해 그분의 인격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복음서가 예수님의 행적과 말씀을 어떻게 구성하며 전달하는지를 공부해야 한다. 바울과 사도들이 예수님을 묘사한 것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예수님의 치유와 축사 사건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것이 안식일에 일어났다는 사실의 함의를 알아야 한다.

3) 성령론: 구약에서 성령은 창조의 영이며 새 창조의 영이시다. 그리고 신약에서 성령은 예수님에게 임하셨다. 곧 예수님은 성령의 사람이셨다. 요한복음의 고별강화(13-17)에서 예수님은 자신이 승천하셔야 성령이 오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성령은 오순절에 오셨는데, 오순절 이후 삼위일체적 신앙이 출범했고, 신약교회가 개막되었으며, 새 언약이 성취되었고, 세계 선교가 시작되었으며, 새 시대(종말의 시대)가 도래했다. 성령은 우리를 에워싼 환경이시다. 성령은 우리 안에 계시며, 우리는 성령 안에서 신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성령의 임재와 내주를 깨닫지 못한다. 이는 물속에 사는 물고기가 물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찾아 헤매는 것과 같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성령을 느낄 수 없다고 해서 성령이 계시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실과 느낌을 혼동하지 말라. 성령은 우리 안에 분명히 계신다.

4) 구원론: 한국교회의 구원론은 세 가지 문제를 지니고 있다. 1) 구원을 개인 차원에서만 다룬다. 2) 구원을 과거 시제로만 이해한다. 3) 구원의 다양한 측면을 도외시한다. 그러나 구원은 대단히 포괄적이고, 다양한 측면을 지니며, 풍성하면서도 부요하다. 우리는 구원의 서정(소명, 중생, 회심, 칭의, 양자됨, 성화, 견인, 영화)을 구분하나, 이것들이 긴밀히 연결되고, 동시에 발생하며, 계속해서 병행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칭의와 성화는 구분되지만,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누구도 칭의와 성화, 둘 중 하나만 경험할 수는 없다. 반드시 둘 다 경험한다. 구원은 세 가지 시제를 지닌다. 구원은 이미 시작되었고(과거), 지금 진행되고 있으며(현재), 장차 완성될 것이다(미래). 즉 구원은 이미’(already)아직 아니’(not yet)의 구도를 가진다. 이 둘 사이에 긴장과 조화가 있다. 따라서 이미 구원받은 자는 계속해서 구원을 이루어 가야 한다.

 

감사와 제언

첫째, 총회교육원에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 교단에 이런 훌륭한 기관이 있다는 사실은 자랑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입니다. 총회교육원 연구원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인력과 재정의 열악함에도 이기룡 원장을 중심으로 모든 연구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총회와 교회, 그리고 성도들이 교육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원을 통해서 고신 교회와 다음 세대가 살아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도와 물질로 교육원을 지원합시다. 혹시 약간의 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교육원에 보냅시다. 교육원을 격려해 드립시다.

둘째, 더욱 많은 분이 바이블 키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담임목사는 물론이고, 부교역자와 장로들과 성도들께서 이 세미나에 참석하시면 좋겠습니다. 23일간 몸과 마음을 휴식하면서 탁월한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는다면 매우 행복할 것입니다. 저는 교회의 배려와 지원 속에 2년 연속 이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만족도가 1,000%입니다(과장 아님). 교회가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겠으나 성경대학과 교리대학은 필수로 개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제가 쓴 성경대학 소감문을 읽고 이번에 세미나에 참석했다는 분을 만났습니다. 이 소감문 역시 그런 역사(?)를 불러일으키기를 바랍니다.

셋째, 건의 사항입니다. 일정이 빠듯해서 어떨지 모르겠으나, 운영 사례를 좀 더 많이 발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성경대학과 교리대학을 각 5년 이상 시행한 교회의 사례를 들려주신다면 각 교회에서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유해무 교수님도 제안하셨는데, 사후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수료한 목사들이 교회에서 어떻게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관리해 주고 어려움을 해소해 주며 서로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면 매우 좋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프로그램이 더욱 알차질 것이고, 교회가 더욱 견실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덧붙이는 말: 준비와 진행으로 수고하신 총회교육원의 김홍일 목사님과 차예은 간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탁월한 강의를 해 주신 유해무 교수님과 박영돈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운 교제를 나눈 동기(김차근 & 남규열 목사님) 및 선후배 목사님들, 특히 커피를 두 번이나 사 주신 김철웅 목사님(거창교회)께 감사드립니다. 밤늦게까지 간식을 먹으면서 대화의 꽃을 피운 고등학교 동창 한두상 목사와 함께한 다섯 분의 목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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