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서 축복 의식한 이동환 목사 "복직 투쟁하겠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성소수자를 축복한 목사를 교단에서 쫓아내는 출교 처분을 내렸다.

당사자는 부당한 처분이라며 법정 다툼을 예고해 결과가 주목된다.

기자회견 하는 이동환 목사(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의식을 행했다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은 이동환(앞줄 가운데) 목사가 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4
기자회견 하는 이동환 목사(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의식을 행했다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은 이동환(앞줄 가운데) 목사가 4일 서울 종로구 소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4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는 영광제일교회 소속 이동환 목사가 교회의 상급 단체인 경기연회 일반재판위원회의 출교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상소심(2) 재판에서 4일 상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내부 분쟁을 2심제로 심판하고 있다. 이날 2심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이 목사는 면직된 것은 물론이며 신자 지위도 박탈당하게 됐다.

이 목사는 판결 선고 후 기자회견을 열고 "왜 하나님의 제한 없는 사랑을 당신들이 마음대로 재단하려고 하느냐"라며 "성 소수자를 축복했다는 것으로 출교 판결을 낸 오늘은 개신교 역사의 오랜 비웃음을 살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리회로의 복직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교단이 내린 징계 처분인 출교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목사는 2020128일 제3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의식을 집례했다는 등의 이유로 작년 128일 경기연회 일반재판위원회로부터 출교 판결을 받았다.

그는 경기연회의 재판 절차에 하자가 있으며 자신의 행위가 교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상소했으나 총회 재판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소수자 축복 의식을 둘러싼 이 목사와 교단 사이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이 목사는 2019831일 열린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축복식을 집례했다. 교계 단체의 고발을 계기로 교단 내부에서 기소돼 20221020일 정직 2년이 확정됐다. 이 목사는 이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법에 징계 무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성소수자 축복 문제에 관해서는 종교별로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천주교의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작년 말 공식 승인한 가운데 글라렛 선교 수도회 소속 이승복 신부가 올해 1월 국내에서 여성으로 이뤄진 커플 두 쌍을 위한 축복 기도를 올렸다.

다만,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 신부의 축복이 "사제 한 개인의 사목적 축복 행위로, 교회의 공적인 행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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