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 올해 초 가자사태 이후, 홀연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에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구역)에서 이스라엘로 나오는 길목의 체크 포인트(고립장벽 사이에 설치된 검문소)를 통과 할 때면 검문완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서안지구를 왕래 할 때는, 모든 차량에 대해 승객들을 다 차량 밖으로 이동시켜서 짐과 여권 혹은 통행증을 면밀히 검사했으며, 그뿐 아니라 특수거울을 사용해 자동차 밑바닥까지 샅샅이 수색한 후에 출입을 허가해 주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의무적 절차나 경직된 광경은 찾아볼 수가 없다. 무심한 눈길의 이스라엘 군인들이 오가는 사람들을 안내하는 정도로 상황은 부드러워졌다. 게다가 이스라엘 수상 네타냐후가 평화를 위한 양보할 의사를 밝힌 이후, 이스라엘 TV에서는 장벽을 사이에 두고 군인들이 공을 차 넘기는 공익광고가 수차례 방영되었다.

그 첫 장면은 장벽 넘어 팔레스타인 쪽에서 무엇인가 휙 날아온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화들짝 노라며 총을 들고 우왕좌왕한다. 그러나 그것이 공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그 공을 다시 장벽너머로 차 넘긴다. 그리고 수차례 그렇게 축구공이 장벽을 사이에 두고 넘나드는 영상이 방영되었다. 서로 즐거움을 주고받는 생생한 모습의 광고화면을 보며, 마치 평화가 이루어진 듯 설레었다. 이런 풍속도는 이스라엘의 변화를 잘 보여 주는 것인데, 중동전 이후 주도권을 잡고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서 평화를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팔레스타인 편에서도 이에 발맞춘 움직임 나타나고 있다. 8월 초, 팔레스타인의 관문도시인 베들레헴은 아랍 각국의 대표들과 그들을 수행하는 보안요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건과 관련하여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아랍국가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8월 6일 오후 집회장으로 향하는 팔레스타인 대표 압바스 행렬은 거리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거리마다 싸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회담은 연일 진행되었으나 결론도출은 쉽지 않았다. 의견이 분분한 상황가운데 수차례 회기가 연장되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아랍의 부정적 영향력은 여전하지만, 요즘 들어서 그 양상이 조금은 달라지고 있는 듯하다, 아랍대표들의 마라톤회의에도 불구하고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중동전 당시와는 사뭇 다라진 모습으로, 대이스라엘 관계에 있어 저항적인 태도가 누그러들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한편 이스라엘에 TV에서는 거의 매일 이란과 북한의 핵무기과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지금도 이란은 자국의 화기를 자랑하며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성공 이후. 권력을 장악한 신정일치정권이 예루살렘의 탄환을 외치며 대이스라엘 관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한 중동아랍국과 북한의 조우와 함께 이란의 핵문제는 우리와 무관할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또 하나의 핵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이란에 주목 해야 할 또 다른 배경은 이슬람 구도변화이다. 근대이후 이란은 이슬람 소수파인 시아가 주류를 이루는 대표적인 나라로 발돋움한다. 그리고 중동지역에서 현재 이스라엘과 대치 혹은 갈등관계에 있는 나라인, 시리아, 레바논과 연대하여 이슬람시아벨트를 구축함으로 대이스라엘 관계가 더욱 호전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구도가 중동에 미칠 영향을 생각할 때, 이란은 중동지역에 다시금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놀라운 것은 이런 위기 평화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가는 압력으로 인해, 최근 들어 이스라엘에서는 아랍과의 화친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이스라엘이 요즘 들어 은근히 진행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부드러운 태도로도 가늠해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도 더욱 유력한 보도가 있는데, 얼마 전 이스라엘 한 고위 관리가 대이란 관련 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온건파 아랍 국가들과 직접 상대하는 방식에 당신은 놀랄 것이다” 이와 같은 발언은 아랍과 이스라엘 사이에 화해가 급진전 될 수 있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지금은 이런 기류를 타고 순조롭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관계에 평화가 도모되고, 이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건설 되는 역사적인 사건을 기대해 봄직한 때이다.(미션투데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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