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조희정 집사(구포제일교회)

 

그리운 고향   글 이성구 목사


뒷산, 감나무, 기와집, 손수레....


금방 고향이 그려집니다.

금방 고향이 눈앞으로 다가옵니다.

아니, 금방 고향입니다.


고향의 봄은

노랫말 그대로 알록달록했습니다.

아지랑이 사이 피어오르는

고향의 나지막한 산자락에는

늘 작은 생명들이 꿈틀거렸습니다.


봄의 산야를 뒤덮은

찬란한 진달래는

구경거리가 아니라 좋은 먹거리였습니다.


고향의 여름은

매미소리, 풀벌레소리, 모기소리...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웅덩이 냇가에는

새까맣게 그을린 채

첨벙거리는 아이들 소리로 시끄러웠습니다.


고향의 가을은

풍성했습니다.

높은 하늘, 고개 숙인 벼이삭으로

세상이 가득한 느낌이었습니다.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가을길은

피곤을 모르게 합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고향의 겨울은

휑한 마당에 선 앙상한 나무사리로

찬바람이 스며들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고향이 좋습니다.

풍요를 담은 고향이 좋습니다.

곧 다시 생기가 넘칠 고향이 좋습니다.


그러니

앙상해지는 법이 없고

빈 채로 놓여지는 법이 없고

휑하니 찬바람이 나는 법이 없는

영원한 고향은

얼마나 좋을 것인가요?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