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정읍지회서 소대구 장로 측 손들어줘…황진형 목사 측 "새롭게 시작하겠다"

▲ 최근 법원 판결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 부안제일교회. 법원은 교단에 잔류한 소대구 장로 측 손을 들어줬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교회 인사 문제로 촉발돼 방사능폐기장 찬반 논쟁까지 발생하면서 6년 넘게 목사와 장로 가 대립한 부안제일교회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법원이 장로 측에 손을 들어줌으로써 결국 황진형 목사가 교회를 떠나게 된 것.

지난 12월 10일 부안제일교회 주일 낮 예배는 그동안 강단에 섰던 황진형 목사 대신 김성식 목사가 강단에 올랐다. 김 목사로서는 지난 2005년 3월, 부임 후 첫 강단 설교다. 이날은 황진형 목사는 물론 목사 측 교인들도 교회에서 볼 수 없었다. 황 목사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 사택을 정리하고 교회를 떠났다.

이처럼 황 목사가 힘없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립 중인 소대구 장로 측이 소송한 교회 건물과 재산 반환, 황진형 목사 외 25명에 대한 출입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 더욱이 황 목사 측이 소송한 총유물 분할(교회 재산의 분할)에 대한 재판에서 재판부가 교회 재산의 분할을 반대해온 소대구 장로 측에 손을 들어줘 황 목사 측은 교회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김 목사와 소대구 장로 등은 부안 지역 교회들과 연합 사업을 펼치고 무료 급식소 개설, 사회복지 사업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2005년 자활후견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지역사회에 교회를 환원하겠다며 고무된 모습. 현재 교회 현관에는 지난 2006년 11월 22일 전주지법 정읍지원의 승소 판결 내용이 게시돼 있다.

▲ 소대구 장로 측 부안제일교회(김성식 목사)가 판결 이후 처음으로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진제공 부안제일교회) 승소한 소대구 장로 측 본당에서 예배 드려 한편 황진형 목사 측은 부안 모처에서 역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일주일간의 짧은 시간에 급하게 예배처를 물색한 탓에 황 목사 측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신축 건물 1층을 임시로 계약했다. 말 그대로 몸만 빠져나온 황 목사 측 교인들은 주일 전날 공사가 한창인 건물을 인계 받아 바닥을 청소하고 임시로 자리를 마련, 겨우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모든 재산권을 잃은 까닭에 교회 차량을 사용할 수 없어 교인들이 직접 자가용을 이용, 교인 수송에 나섰다. ▲ 황진형 목사 측 교인들이 임시 예배처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진제공 부안제일교회 황진형 목사 측)

어수선한 예배 장소를 뒤로하고 주일학교 예배가 한창인 가운데 아이들을 지켜보는 교인들은 마음은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교인들은 이번 법원의 패소가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 사이에 변경된 예배당, 수송 대책도 없을 뿐더러 공사가 끝나지 않아 어수선한 상황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새로운 예배처에 모인 교인들은 250여 명을 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황 목사 측 한 교인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빠짐없이 함께해준 교인들이 있어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른 때"라며 "모든 것 훌훌 털고 다시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황진형 목사는 "법원 판결은 유감스럽다"고 말하면서 "가진 것 없이 나왔지만 교인들과 함께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안제일교회가 갈등을 씻고 선의의 경쟁에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법정 공방에 빠질 것인지 황 목사 측과 소 장로 측의 선택만 남겨두고 있다. ⓒ뉴스앤조이 변하삼  
 
황진형 목사 "새롭게 시작하겠다"

하지만 소대구 장로 측은 황 목사의 개척에 대해 "부안에서 또 다른 편 가르기로 개척은 실패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황 목사 측 교인들은 "방폐장 유치 문제에 있어 부안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해준 황 목사를 지역민들도 지지하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을 피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부안제일교회 사태가 법원의 판결로 희비가 엇갈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대구 장로 측이 제기할 법적 분쟁거리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황 목사 측이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경우 법정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부안제일교회 판결은 전주 서문교회(김승현 목사)와 같은 유사한 내용으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타 교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교회 분쟁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출처: 뉴스앤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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