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청빙 : 본 교회에서 사역할 목사님을 모십니다.

1.제출서류 이력서,자기소개서,주민등록등본,신대원졸업증명서

2.보내실 곳 000도 00시 00읍 001리 000번지

3.문의 000-000-0000 ***장로

대한예수교장로회 00교회”


“담임목사 청빙 : 본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교단 00노회에 소속된 교회로서 고신 신앙의 정통성을 지키며 개혁주의 신앙을 확립하여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의 생활원리를 가지고 있는 교회입니다. 본 교회 담임목사님의 정년퇴임에 따라 위의 사명과 소명의식을 가진 담임목사님을 아래와 같이 청빙하고자 합니다.

@자격 1.연령 : 만40세 이상~55세 이하 2.학력 : 정규대학 졸업 후 본 교단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하신 분 3.경력 : 본 교단에서 목사 안수 후 5년 이상 담임 또는 부목사 경험이 있으신 분

@ 제출서류 1.자필이력서(3개월 이내 촬영한 본인 사진 첨부) 1부 2.본인 소개서(성장배경, 가족사항, 목회경험을 중심으로 A4용지 3매) 1부 3.사모 소개서 1부 4.주민등록등본 및 호적등본 각1부 5. 노회소속증명서 1부 6.대학이상 학교 졸업증명서 각1부 7.건강진단서(사모포함, 종합병원 발행)1부(단, 요청 시 추후 제출함) 8.목회관 및 목회계획서 제출(A4용지 3매)1부 9. 현재 사역중인 교회의 주보 및 최근 설교 CD 혹은 동영상 2회분

@ 제출기한 : 2010년 00월 0일(금) 당일 소인 유효

@ 제출처 : 000-000 **0도 00군 00읍 00리 00우체국 사서함 0호

대한예수교장로회 00교회 청빙위원장 000

@ 참고사항 1.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2. 서류는 반드시 등기우편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3.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를 이력서 상단에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선임된 분은 개별 통지합니다. 5. 연락처 : 00교회 청빙위원장 000장로(H.P000-000-0000)

대한예수교장로회 00교회 담임목사 청빙위원회”

최근 우리교단지인 기독교보 광고란에 실린 “담임목사 청빙” 내용이다. 처음 교회는 시골의 작은 교회이고, 두 번째 교회는 시골이지만 역사와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가진 교회이다. 두 번째 교회의 광고의 내용은 담임목사 은퇴로 후임 목사를 청빙하기 위한 광고인데, 담임목사가 교회를 이동하거나, 사고가 생겨서 유고시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흔히 우리 교단지에서 볼 수 있는 광고의 내용이다. 도시의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는 두 번째 것에 박사학위증, 저서 등도 요구를 한다. 대부분의 교회가 이렇게 교단지에 광고를 한 후 적게는 20~30명의 지원자들의 서류를, 많게는 70~100명의 서류를 받게 된다.

이 후의 소위 청빙(? 필자는 이것은 청빙이라 할 수 없고, 모집이라 보기에 ?표를 한다.)절차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청빙위원들이 모여서 나름 만든 기준을 따라 서류심사를 하게 된다.

“이 목사는 졸업한 대학이 3류 라서 탈락!”

“이 목사는 건강 상태가 의심스러우니 탈락!”

“이 목사는 목회 비전이 시원치 않으니 탈락!”

“목사는 좋은데 사모가 안 되겠는데, 탈락!”

“이 목사는 자녀들이 셋이나 되네, 아이쿠 안 된다 안 돼, 탈락!”

이렇게 서류심사를 통해 탈락자를 구분하고, 선택된(?) 남은 후보자 7~10명쯤의 CD설교나 동영상 설교를 청빙위원들이 같이 시청을 한 후에 각기 의견을 교환하거나 만든 체크리스트를 따라서 점수를 매기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취합하여 총점을 매긴 후 3~5명으로 후보군을 압축을 한다. 그리고 그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목사들에게 연락을 하여 “주일 오후나 수요일에 설교를 하러 오실 수 있나요?”하고 물어 스케줄을 짠다. 그리고 한 분 한 분이 와서 설교를 할 때마다 온 교인들은 설교에 은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채점을 하게 된다. 특히 책임을 맡은 청빙위원들은 초롱초롱한 눈빛과 함께 귀를 활짝 열고 설교하는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한순간도 놓지 않고 보면서 점수를 매긴다. 그리고 설교자에게 사례 봉투를 건네며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보낸다.

이렇게 최종 후보군의 설교를 다 들은 후에 청빙위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그 중에 한 명을 담임목사로 청빙키로 결정을 하고, 공동의회를 열어 최종적인 결정을 한다. 그런데 이 때 청빙위원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투표를 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일정한 표를 얻지 못하여 이제껏 진행 했던 것은 무효로 하고, 처음부터 청빙절차를 다시 밟는 교회도 보았다. 다행히 청빙위원들의 마음도 모아지고, 공동의회도 통과가 되고 나면, 정기노회나, 임시노회를 열어 청빙절차를 밟게 된다. 그래서 청빙하는 교회가 속한 노회가 먼저 청빙절차를 밟고, 오게 될 목사가 소속한 노회에 청빙조회를 한 후 그 노회에서 가도록 허락이 되면 드디어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담임목사 청빙”인가? 필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것은 청빙이 아닌 모집이다.

이런 절차를 따라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있다.

첫째, 목사들이 청빙이 아닌 모집에 응하게 됨으로 스스로 리더십과 권위의 상당한 부분을 잃은 상태에서 사역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목사는 자신의 리더십이 세워지기까지 청빙한 교회의 리더십들의 눈치를 볼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 그럼으로 자신이 가진 권위나 리더십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게 되어 교회를 섬김에 있어서 주님보다는 사람을 의식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둘째, 청빙한 교회의 성도들도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를 통해 은혜를 받기 보다는 평가자의 자리에 서기가 쉽다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목사가 우리가 기대했던 목사인가? 우리 교회의 전통을 잘 이해하고 보존해갈 목사인가? 설교는 잘 하는가? 사모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등의 관점에서 목사를 평가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셋째, 청빙위원들에게 부담이 된다. 그 목사를 지지하며 청빙한 분들이나 다른 후보 목사를 지지하였던 분들이나 모두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담임목사가 실수를 하게 되거나,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다른 후보를 지지하였던 분들은 담임목사와 그를 지지하였던 분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되고, 그 불만을 표출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교회의 갈등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넷째, 담임목사를 자주 교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청빙해온 목사로 인해 갈등이 생기거나 목사의 실수가 있을 때에, 담임목사를 내보내고(?) 다시 광고를 하면 수 십 명의 지원자가 있을 것이니 무슨 걱정이냐?라고 하면서 담임목사를 쉽게 교체할 여지를 주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교단 내에 이런 교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섯째, 대부분은 그렇지 않겠지만 청빙 받은 목사가 경쟁했던 목사들에 대해 우월감을 갖거나, 스스로 교만해 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반대로 청빙 받지 못한 목사들은 자존감에상처를 입거나 교회나 남을 비판, 비방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 방법은 성경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방법대로 하였을 때, 예수님이나 사도 바울이 청빙에 응하였다면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될 것이다. 예수님과 사도 바울은 사모에 대해 소개할 것이 없다. 예수님은 학위도 없다. 현실적으로 교단에서 운영하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강도사가 되고, 훈련을 받은 후 목사가 되면 충분한 것이다. 박사학위나 저술자료 등을 요청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 사도 바울은 종합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면 자동 탈락이다. 교회가 새로운 담임목사를 모시는데 병약한 분보다는 건강한 분을 모시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약한 자를 들어서 쓰시는 하나님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세상에 어디 완전한 방법이 있겠는가? 그러나 몇 가지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 본다.

첫째, 총회기구의 활용이다. 총회본부에서 교단 목회자들에 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교단 목사들은 총회에 이력서를 제출함으로 그 자료가 비치되어 있는 줄 안다. 이 이력서의 내용을 입력하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임지이동, 신상변동 등의 내용을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하여 교단 목사들에 대한 최신정보를 갖추고, 교회가 요청할 때 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밑 자료가 갖추어지면, 목사의 나이, 가족관계, 학력, 경력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총회 내에 특별 위원회를 만들 수 있다. 일반 상임위원회와는 달리 교단에서 인정받는 목회자(은퇴목사 포함)들과 장로들로 구성된 기구를 만들어 그들이 우리교단 목회자들에 대한 자료를 수시로 수집하고, 정리하여서 교회가 요청할 때에 추천하거나,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 비밀 보장을 바탕으로 부목사들이 담임목사로 섬기기를 원하거나, 현 담임을 하고 있는 목사들 중에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임지를 옮기기를 원하는 분들이 이 위원회에 의사를 전달하거나, 준비된 양식을 작성하여 제출하면 위원회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교회의 요청이 있을 때에 적절히 연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담임목사가 은퇴를 앞두게 되면 적어도 5~7년 전부터 그 교회가 다음 담임목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교회 부목사 출신이나, 현 부목사 중에 교회에서 검증된 분 중에 한 분을 은퇴하는 담임목사가 천거하여 청빙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다. 최근 우리 교단에서 이런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현행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제도이고, 무리수가 적은 청빙절차이다.

넷째, 담임목사의 유고 등 갑작스럽게 담임목사를 청빙해야 할 경우에는 그 교회의 청빙위원들이 그 교회를 잘 아는 교단 내의 명망 있는 분을 찾아 천거를 받아 청빙절차를 받을 수 있다.

위의 방법들로 청빙하는 교회가 필요로 한 담임목사에 대한 자료를 갖추게 되면 그 분들을 불러 설교나 면접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청빙위원들이 그 목사를 찾아가 교회의 형편을 알린 후 청빙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말 그대로 청빙이 되는 것이고, 청빙 받은 목사는 부임 후에 바로 리더십을 갖추고 사역에 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청빙위원들이나 교회가 갈등 없이 새로운 담임목사의 리더십 하에 은혜롭게 서로를 섬기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목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목사로 부름을 받았으면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고 의지해야 한다. 사람의 방법을 동원하고, 사람을 의지하기 시작하는데서 부터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목사는 정말로 하나님과 교회의 부름이 있기 전까지는 절대로 스스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자. 교단신문에 목사청빙광고가 났는데, 정말로 모든 목사가 청빙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아무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그 교회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 임지를 기다리고 있는 목회자를 찾아 청빙을 하지 않겠는가! 목회를 하다가 실패를 할 수도 있다.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새로운 임지로 부르실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 하나님이 목사로 부르셨다면 하나님은 당신의 일터로 당신의 종들을 보내실 것이다. 이에 대한 절대 믿음이 필요하다. 바울은 주님을 만나자마자 복음 전도자로 나섰다. 그러나 그를 죽이려는 사람들 때문에(하나님의 뜻 가운데) 그는 아라비아의 경험과 낙향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고향 다소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 바나바가 그곳까지 찾아와서 그를 안디옥교회로 청빙하여 갔던 것이다. 바울을 책임지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이 부름 받은 목사의 임지를 책임지실 것이다. 그 때까지 훈련기간이라 생각하고, 때를 기다리며 주님과 교회의 부름을 기다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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