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9월 19일에 터키의 동부에 있는 도시 반(Van)에서 아르메니아 정교회 예배가 열렸다. 반에는 터키에서 가장 큰 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의 이름은 ‘반 호수’ 이다. 반 호수에 있는 악다마르(Akdamar)섬에는 아르메니아 정교회 건물이 있다. 이 교회에서 95년만에 처음으로 예배가 열려 약 5천명이 함께 했다. 사실 교회 건물 안은 협소하여 약55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했고 그래서 외부에 2개의 대형스크린을 설치하였다. 예배는 3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 교회는 악다마르 섬에 있는 교회라서 보통 사람들에게는 '악다마르 교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교회의 정식 이름은 ‘Surp Haç’ 교회이다. 이것은 ‘성스러운 십자가’라는 뜻으로 정교회에서는 이 날을 기독교의 중요한 날로 기념하고 있다. 610년에 페르시아가 예루살렘을 침략하여 십자가를 이란으로 가지고 갔다가 628년에 전쟁을 해서 다시 십자가를 되찾아왔던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보통 9월14일로 정하고 제일 가까운 일요일에 기념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대부분 9월 2째주 일요일로 정해진다. 올해는 9월12일이었다. 하지만 터키에서 이 날 있었던 헌법개정에 대한 국민투표로 인해 9월19일로 연기해서 기념예배를 드린 것이다. 아르메니아 정교회 신자들은 이날에 이 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교회는 915~921년 사이에 건설이 되었다. 바스푸라칸(Vaspurakan) 왕인 가긱(Gagik) 1세가 건축가 마누엘(Manuel)에게 건설토록 하였다. 그 후에 증축이 되어 1113년부터는 수도원으로 사용되었고 1915년까지 많은 수도사들과 종교지도자를 배출하였다. 이 교회는 아르메니아 정교회 종교의 중심지의 역할을 하였으므로 아르메니아 정교회 신자들은 이 교회를 방문하는 것을 마치 종교적인 의무처럼 여기고 있다. 1915년 이후로 처음으로 95년 만인 2010년 9월19일에 이곳에서 예배가 열린 것이다. 반 도지사의 건의와 문화관광부 장관의 허락으로 1년에 하루 예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전부터 계속해서 아르메니아인들이 건의를 했지만 받아 드려지지 않다가 터키가 아르메니아와의 관계 증진을 위한 일환으로 허락해준 것이다.
더 많은 참가자들을 예상했었으나 십자가 문제로 많은 참가 예정자들이 취소를 하였다. 이유는 터키 정부가 십자가를 교회지붕 위에 설치하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무게가 무겁다는 이유로 교회 입구에 세워 놓게 되었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십자가’라는 교회의 이름처럼 교회 위에 십자가가 세워진 모습을 보기를 원했던 아르메니아 정교회 입장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다. 관계자들은 터키 정부가 약속을 지킬 것을 믿는다고 다시 한번 터키 정부에 건의를 하였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 섬에 사복경찰 50명, 섬 및 항구 주변에는 500명의 경찰을 동원해서 치안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내외신 기자단이 약 200명이 취재를 하였다. 또한 30명의 의료진이 만약을 대비해서 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십자가 문제로 아르메니아에서는 데모가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이스탄불에 있는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이 참여했고, 이란, 독일, 프랑스 그리고 미국에서 수백 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이 참가를 하였다.

터키 정부는 아르메니아와의 긴장된 관계를 풀기 위한 정치적인 제스처이기도 하지만, 내외신 기자들은 이번 일을 터키와 아르메니아의 관계에 좋은 본보기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번 행사로 인해서 터키 정부는 소수 민족 및 소수 종교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기도 하였다. 이번 행사를 반기는 사람들은 반에 있는 호텔 및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호텔 및 여행업 협회에서도 계속해서 건의를 해왔기 때문이다. 반에 있는 호텔들은 사실 3,6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머지는 반 도청이 민박을 주선하였다.

터키 내에서 아르메니아인 이면서도 자신이 아르메니아인이라고 밝히지 않고, 밖으로는 무슬림으로 안에서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약 10만명 정도이고 자신이 아르메니아인이라고 밝히는 사람이 7만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터키 내에서 소수 민족 및 소수 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지길 소망한다. (미션투데이제공)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