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승호 목사고려신학대학원(M.Div)남아공 스텔렌보쉬 대학교(신학석사/신학박사)태국 선교사역 (15년사역) 고신선교 훈련원장 (2년시무) 신광교회 담임 I. 선교사후보자 훈련 선교사후보자는 하나님이 부르신 선교지에서 효율적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전인적(Integral) 혹은 통전적(Holistic) 훈련을 통하여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전인적 혹은 통전적이라 함은 다양한 부분을 통합하여 전체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선교사후보자의 훈련의 최종 결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이것을 세 가지로 풀어서 말하면 ‘훈련생들이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훈련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는가? 훈련생들이 사역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로 질문할 수 있다. 전인훈련을 삼각형으로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전인훈련은 첫째, 비형식적(Informal) 교육을 통하여 평생에 걸쳐 얻어지는 태도, 인격과 영적 성숙의 부분이다. 성경에서 지도자의 자질을 설명하는 부분(딤전 3:2-13; 딛 1:6-9)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것은 한 개인이 태어날 때부터 성장할 때까지 평생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준 공동체(가족, 친지, 친구, 스승, 지역사회 등등)를 통하여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동일문화권에서 동시대에 자라났다고 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선교후보자가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합숙하여 수개월 동안 실시하는 공동체훈련을 통하여 훈련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훈련이라 하더라도 훈련생들이 일정 기간 숨기기로 작정하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수개월동안의 공동체훈련을 통하여 만족하게 세워지기가 힘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체훈련을 통하여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알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생활하기 위하여 어떠한 점이 보충되어야하는지 후보자로 하여금 깨달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는 비공식적(Nonformal) 교육을 통하여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일 혹은 사역기술을 익히는 것을 말한다. 타문화 혹은 교차문화적(Cross-cultural) 상황에서 해외생활과 사역에 있어서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선교사후보자들이 사역할 현장은 해외가 될 것이므로 이 훈련들은 타문화 환경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언어의 습득과 필요한 기술들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의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해외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공동체 속에서 어느 정도 훈련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는 교실 혹은 학교교육이라는 공식적(Formal) 교육을 통하여 필요한 이론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지식은 사역 기술 습득이나 성품성장을 위한 도구적 역할을 한다. 선교후보자는 기술습득과 성품 및 영적인 자질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커리큘럼과 학습자료들을 통하여 이론적 지식을 발전시키고 시험을 통하여 검증이 되고 최종적으로 학위를 받으므로 증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타문화권 교회개척자 선교사후보자를 세우기 위해 위의 세 분야에 속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의 영역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영적 성숙, 성숙한 가정, 종의 도, 수용성, 문화적 민감성, 교회에 대한 헌신, 언어 습득, 문화적 적응과 상황화, 전도와 제자도, 교회개척과 개발 사역, 지도력 개발 등등이다.

군대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훈련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전쟁에서 피를 적게 흘린다.”는 말이 있다. 선교사후보자도 마찬가지 이다. 선교현지에 도착하기 전 훈련을 잘 받을수록, 필요한 훈련을 많이 받을수록 선교현지에서 그만큼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교사후보자가 아무리 장기간 훈련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선교지에서 벌어지는 돌발상황에 다 대처하여 훌륭한 사역을 감당하는 것은 겸손하여 순간순간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할 때 조끔씩 발전이 있을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한 선교사는 없고 은퇴할 때까지 혹은 선교지를 떠날 때까지 선교사가 되어 가는 것이다.


II. 선교사의 지원

필자는 선교지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다가 비교적 늦게 국내목회로 들어와서 목회자로서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하고 있다. 최대한 많이 선교사들을 후원하려고 개교회의 필요한 것을 줄이고 절제하여 노력하고 있는데도 필요는 너무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 상업적 논리로 말하면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선교사는(교파를 초월하여) 말할 것도 없고 훈련을 직접 시킨 선교사까지 합하여 필자의 책상에는 후원을 요청하는 선교사 혹은 선교후보자들의 후원을 요청하는 편지가 쌓여 있다. 교회가 재정적인 능력이 있어 후원을 요청하는 분들을 시원하게 밀어주면 좋으련만 지역교회의 재정적 능력과 기타 한계 때문에 마음먹은 것만큼 후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국내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모든 담임목회자들의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선교사후보자가 선교지에 파송할 것인가를 교단선교부나 선교단체가 결정을 할 때 마지막으로 요구하는 것은 바로 후보자의 재정적인 후원의 정도이다. 후보자가 인간관계의발이 넓고 부지런할 경우 아무리 국내교회가 어려워도 선교부나 선교단체가 요구하는 재정의 100%를 넘길 수 있다. 그러나 국내교회의 경제적사정이 아무리 좋아도 후보자가 인간관계가 별로 넓지 못할 때 혹은 용감성(?)이 부족할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데도 필요한 재정을 달성하지 못하여 파송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의 방식대로 나아간다면 선교사들의 사역과 관계없이 선교사의 스타일 혹은 능력에 따라 재정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주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필자가 고신선교훈련원장으로 섬길 때 미국 남침례교회국제선교회(IMB, International Mission Board)의 리더들을 만나 교제하고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선교사 선발과 후원의 방식이 매력적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만약 미국남침례교회(SBC, Southern Baptist Convention)가 사용하는 방식을 우리도 사용할 수 있다면 선교후보자들을 뽑고 관리하고 후원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SBC는 40,000개 이상의 교회에 1,600만 멤버들을 보유한 미국 최대의 복음주의 계통의 교회이다. 선교본부에서 일하는 스텝들은 500여명이며 파송된 선교사들은 5,5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SBC는 지역교회마다 분담금을 낸다. 마치 장로교가 교회의 재정적인 능력에 따라 1년에 얼마씩 총회분담금을 내는 것과 같다. 미국의 각 주에 속한 SBC 소속 교회는 교회분담금을 각 주별로 거둔다. 그리하여 전국에 산재한 교회들의 분담금을 총회로 모은다. 총회분담금을 거둔 총 액수의 50%가 남침례교회국제선교회(IMB)에 보내어진다. IMB에서는 선교지의 특별히 큰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총회분담금의 50%에 해당하는 재정만으로 모든 선교사들을 후원하고 있다.

선교사후보자들을 발굴할 때 그들의 재정적 후원을 요구하지 않고 100% 선교부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선교부가 필요로 하는 후보들을 철저히 검증할 권한을 가지고 선발한다. 한사람의 후보자를 뽑는데 약 2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25명 정도의 사람들로부터 추천서를 받아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그러므로 소명이 확실하며 여러 가지 면에서 자질이 갖추어진 선교사후보들을 발굴할 수 있다. 선교사들은 자신의 재정적인 후원처를 찾는데 골몰하지 않고 오직 사역에만 열중할 수 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재정을 발굴하면 문제가 되어 징계 대상이 된다. 이러한 선발과정과 후원 시스템을 가진 IMB는 선교사 숫자에 비하여 엄청난 단결력과 사역의 열매들을 거두고 있다. 한국교회와 IMB를 비교해보자. 한국교회는 선교사 숫자 20,000명을 자랑하며 세계 2위의 선교대국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교단선교부에서 파송된 선교사들도 대부분 진정한 의미에서 동역이 이루어지지 않고 모두 각개전투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중복투자와 낭비가 많다. 인원이 많아도 단결이 안 되고 같은 선교부 안에서도 위계질서를 새울 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역의 열매는 인적. 재정적 자원을 투자하는 것만큼 열매가 없다. 첫 단추를 선교사가  재정적인 후원을 혼자 알아서 하는 식으로 끼우니까 차후에 따라오는 모든 것들은 통제가 안 되고 팀사역이 될 수가 없고 모두가 자신의 방식으로 선교를 하고 있다.

IMB 지도자들을 만나 세계적으로 5,500명이 넘는 선교사들이 일심 단결하여 짧은 시간에 선교전략을 바꾸어 선교지 최전방 앞으로 일사분란하게 나아가서 마귀에게 사로잡힌 영혼들을 효과적으로 끌어내는 그들의 영적전투에 감동을 받고 부럽기만 하였다. 과업성취(FTT, Finishing The Task)를 위하여 비접촉미전도종족(UUPG, 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에게 교회개척배가운동(CPM, Church Planting Movements) 전략을 통하여 선교의 최전방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복음 행진은 군대로 말하면 특수부대와 같다. 미전도종족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역사의 마지막을 행하여 나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기억하며(마 24:14) 전혀 다른 성숙된 선교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우리의 신학 노선이 개혁주의 전통에 근거한 것(정통교리, ortho-doxy)이라면 우리의 삶과 실천(정통실천, ortho-praxis)도 같이 따라가야 의미 있는 신앙이라 믿어진다. 주님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책망하신 것을 거울로 삼아 열매가 있는 삶을 바쳐 드려야 할 것이다. 바른 선교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어디서부터 출발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B처럼 총회분담금의 50%라도 선교부가 확보하여 선교사후보자들이 각개전투식으로 재정후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구조로 갈 수만 있다면 선교의 대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선교부가 선교사의 재정을 100% 통제하는 상태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선교사후보자로 발굴하고 뚜렷한 전략과 현지선교부의 위계질서를 잡고 나아갈 수만 있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선교와는 다른 차원에서 선교사역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필자가 속했던 국제선교단체인 OMF도 선교사의 재정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십 개국으로부터 온 1,000명이 넘는 선교사들을 통제하여 선교전략과 사역에 있어서 일치된 마음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KPM도 힘 있는 선교를 하려면 앞으로 선교사후보자들의 재정을 100%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주님이 더 기뻐하시는 선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면관계상 선교적 용어들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음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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