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제중인 손봉호교수 © 홍진우

“국민일보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긴급포럼이 8일 오후 명동 청어람에서 열렸다.

포럼은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주최로 개최됐으며 최근 조용기목사의 국민일보 취임건과 관련해 언론적, 사회적, 윤리적, 교회적 측면에서 각 발제자가 발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서중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언론적측면에서 ‘국민일보 조용기 회장 발행인 취임의 의미’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발제를 통해 먼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신문 그 자체의 논조나 의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지 이것이 자동적으로 발행인의 자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신문이 방송에 비해 경향성을 인정받는 매체라는 뜻은 신문의 경향성을 외적인 압력으로 억제하지 말라는 것이지 발행인이 좌우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대주주(소유주)가 누구냐에 따라 언론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던 예들을 설명하며 “지난 수 년 동안 조용기 목사 일가가 국민일보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온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이번 조용기 목사의 발행인 취임은 조용기 목사가 평소 ‘한국 교회를 대변하는 언론 매체, 신문은 교회가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봉헌해야 한다.’고 발언 했었던 부분을 번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국민일보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분리돼 운영되는 국민문화재단 소속이라면 국민문화재단 내에 교계의 목소리와 언론 일반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민일보 발행인등의 선임 시 당연히 국민일보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 또한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 교수의 발제에 이어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가 ‘국민일보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구 목사는 “국민일보 사태는 겉으로는 국민일보 경영진의 지분싸움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과연 교회의 주인은 누구인가?’의 교회주권의 문제”라며 “한국 교회에서 오래된 문제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구 목사는 조용기 목사와 관련된 기관들을 설명하며 “조용기 목사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등은 조용기 목사의 권위와 이름을 빌려 운영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실제로 조 목사가 없다면 기하성 교단자체의 영향력은 매우 줄어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씨가 총장으로 있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막대한 후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한세대’, 이사장이 조용기 목사인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번에 문제된 ‘국민일보’도 창간 후 지금까지 공익언론임을 주장했지만 사실상 한 번도 독립된 적이 없었다.”며 “조용기 이름만 대면 안되는 게 없었던 이런 구조에서 그 모든 것을 움직이는 핵심열쇠는 하나님이 아니라 조용기 목사였다”고 주장했다. 

구교형 목사는 마지막으로 “교회의 참된 주인을 찾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국민일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목사를 섬기는 것이 곧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라는 판단은 목사 가족의 모든 특혜도 경계선 없이 허용되고 결국 교회세습까지 이어질 수 있게 만드는 한국교회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서 “조 목사는 의지를 갖고 본인과 그 친인척들이 여의도교회와 관련기관들, 국민일보의 주요보직에서 물러 날 수 있게끔 해야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라고 그 행동을 촉구했다 

다음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시사평론가인 김용민씨가 발제했다. 김 평론가는 “조용기 목사의 첫째아들 조희준씨를 비롯한 삼형제는 다양한 사유로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다”며 “이러한 사실만 봐도 조용기 목사의 후광으로 삼 형제는 특권계층인 것 마냥 이 사회를 군림하고 있다”고 했다. 

또 김용민 평론가는 “조용기 목사는 늘 국민일보가 공적재산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적재산은 한 일가의 전유물처럼 소유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일보 구성원들은 국민일보는 한국교회 공적자산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순복음교회로부터 재정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독립운동등을 펼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선 손봉호(고신대 석좌교수, 교회개혁실천연대 지도위원)교수는 윤리적 측면에서 조용기 목사 국민일보 회장 취임을 바라봤다. 손 교수는 먼저 “언론 매체만큼 윤리적인 견제를 받기 힘든 곳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일보 사건 뿐 아니라 언론 전체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독교계 언론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기독교는 제의적 요소가 너무 많이 포함돼 하나님의 명령대로 살아야 한다는 부분이 무시돼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기독교의 수적인 성장으로 인해 세력이 점점 커지면서 섬기는 것보다는 다스리는 것에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손 교수는 “예산의 상당한 분량을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 기관에서 내고 있는 국민일보는 편향적인 방향으로 성장 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일보가 그야말로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하나의 기관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신문답게 ‘미션’ 섹션 하나 만들어서 기독교계 신문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본 기사들로 1면부터 채워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발제 후 질의를 받는 시간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장인 남준희 목사와 순복음교회 소속노회 교단의 목회자인 박승학 목사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조용기목사를 옹호하는 발표를 해 포럼장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박승학 목사는 “한국 발전에서 조용기 목사의 공은 대단히 크다”면서 “9개의 긍정적인 면을 가리고 한 개의 부정적인 면을 들어 비판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고 발언했다. 또 그는 “세계 선교에 막대하게 이바지 하고 있는 조용기 목사님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상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밝혀 좌중을 술렁이게 만들기도 했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장인 남준희 목사는 “오늘 발제가 객관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특히 사회적 측면에서 발표한 김용민 평론가의 발언 중 조용기목사의 삼 형제 군대면제발언에 대해 “김 평론가는 군대를 제대로 갔다 왔느냐? 제대로 갔다 오지 않았으면 그런 발언을 할 조건이 되지 않는다.”라며 발제 내용을 일축하기도 했다. (뉴스파워제공 기자 홍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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