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자연 목사                                            ▲김동권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가 혼돈을 겪으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현 대표회장인 이광선 목사가 재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서 뭔가 신선한 바람이 불줄 알았는데 합동측 목사 두 분이 나란히 후보로 등록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선거에서 전체투표 중 732표 중 492표를 얻은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가 교단 추천후보로 등록을 했는데, 40표 밖에 얻지 못한 김동권 목사가 기독시민운동중앙협의회 추천을 받아 후보에 등록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신형 목사)는 지난 1일에 이어 4일에도 모였으나, 이날도 두 후보에 대한 심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바로 길자연 목사의 ‘연임’ 해석때문이다. 길자연 목사는 이미 지난 2003년과 2004년 제9대, 10대 대표회장을 역임했다. 한기총 정관 제5장 제19조 2항에는 ‘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하며, 동일직은 1회 연임할 수 있다. 단, 명예회장은 예외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선관위원 일부가 길 목사의 후보자격 없음을 주장한 부분은 ‘1회 연임할 수 있다’로 길자연 목사는 이미 한 차례 대표회장은 연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길 목사측은 “연임은 연이어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몇 년후 다시 출마하는 것은 중임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한기총의 연임규정은 1회에 한해 연속적으로 할 수 있고 일정기간이 경과한 상태에서 또 다시 직위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는 주장이다.


대책위원장 홍재철 목사는 “군소교단 혹은 인물난에 시달리는 교단의 경우 한 사람이 연임 후 1년을 쉬고 다시 공동회장을 맡은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며 “유독 대표회장에만 엄격한 잣대를 대는 것은 관례적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동권 후보측에서는 “길자연 목사가 연임 규정을 어겼다. 도덕적으로도 두 번이나 한 사람이 또다시 대표회장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선관위 모임에서는 고성이 오갈 정도로 분위기가 험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 선관위원이 “교단 연합체인 한기총에서 교단 추천 후보(길자연 목사)를 무시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 높이자, “그런 논리라면 김동권 목사는 교단 추천 없이 나왔으므로 자격이 없다는 얘기냐”는 식으로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8일 오전7시 한기총 사무실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는 양측의 격론이 진행된 가운데 최성규 목사가 선관위 사퇴의사를 밝히고 회의 도중 자리를 뜨는 등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9일 오전7시 21-4차 회의를 갖기로 하고 해산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가 선관위에 참석하는 문제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한기총의 후보논란은 다시 한 번 한국교회의 위상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 9일에는 어떤 결론을 낼 수 있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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