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언론, 소망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대형 교회의 '추문' 보도

대형 교회가 일반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간지 <시사저널>은 1월 18일 자 1109호에 특집 리포트로 대형 교회 관련 보도에 8면을 할애했다. <월간 조선>은 2월호 특집 기사로 이명박 대통령의 출신 교회로 유명한 소망교회를 다뤘다. 1월 중 주요 일간지에도 대형 교회와 한국교회에 대한 칼럼과 기사가 잇달아 실렸다.


불행하게도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대형 교회의 미담이 아니라 '추문'이다. 연초부터 불거진 소망교회의 담임목사와 부목사 간의 폭행 사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일어난 담임목사 비방 사건,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의 재정 횡령 등 1월 한 달 동안 일반 언론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언론은 일련의 사건이 '교권을 쟁취하기 위한 권력 투쟁'이라고 분석했다.

 

▲ <월간 조선>은 1월 2일 소망교회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을 특집으로 다뤘다. <월간 조선>은 폭행 사건을 교권을 잡기 위한 싸움이라고 보도했다. (<월간 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가장 먼저 주목 받은 곳은 소망교회(김지철 목사)다. 1월 2일 주일에 일어난 담임목사와 부목사 간의 폭행 사건 때문이다. 소망교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출신 교회라는 이유로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월간 조선>은 '한 해 예산 297억 원의 부자 교회에서 왜 폭력 사태가'라는 제목으로 폭행 사건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월간 조선>은 1월 초에 일어난 폭행 사건이 교회 내부에서 곽선희 목사 지지파와 김지철 목사 지지파의 오랜 싸움에서 불거진 일이라고 보도했다. 곽선희 목사가 은퇴하면서 분당 예수소망교회를 설립하여 아들 곽요셉 목사에게 '변칙 세습'을 했고, 이 과정에서 곽 목사에게 실망한 교인들과 김지철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교회 내부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시사저널>도 소망교회의 폭행 사건이 오랜 갈등의 산물이라고 썼다. 김지철 목사가 신임 목사로 부임하자 소망교회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당회가 원로목사파와 담임목사파로 쪼개졌다고 소개했다. 소망교회의 폭행 사건에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언론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말 강남교회(김성광 목사) 부교역자들이 이영훈 목사를 비방하는 전단지를 여의도순복음교회 부근에서 뿌리다가 교회 관계자들에게 저지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강남교회 교역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또 강남교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평과논단>에서 이영훈 담임목사와 허동진 장로회장, 노승숙 전 국민일보 회장 등이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시사저널>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일어난 사건도 교권 싸움에서 비롯된 일로 봤다. 김성광 목사의 누나이자 조용기 원로목사의 아내인 김성혜 총장(한세대)이 사건의 배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사저널>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김성혜-김성광 목사 대 이영훈 목사와 장로들의 한판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고 썼다. 정삼지 목사의 재정 횡령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제자교회 문제도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조선일보>는 '어느 대형 교회의 130억 운영권 다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 서남권 최대 교회 중 하나로 꼽히는 교회의 재정 운영을 둘러싸고 담임목사와 일부 장로들 사이에 갈등이 있다고 했다. ▲ <시사저널>은 대형 교회에서 일어난 일련이 사건이 '교회가 여전히 물량주의, 배금주의의 틀에 갇혀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언론은 최근 대형 교회에서 일어난 일들이 교권을 둘러싼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중앙일보>는 1월 19일자 기사에서 대형 교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대형 교회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일종의 주도권 다툼, 즉 '권력 투쟁'이라고 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교회에서 권력 다툼과 파벌 싸움, 폭행, 성추행 등이 잇달아 발생하는 있는 이유를 '(교회의) 예수 없는 거대화'로 지적했다. 한 전 총리는 "큰 교회는 예수님의 정신에 따라서 교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사탄의 유혹'을 받기 쉽다"고 했다. 그리고 "예수님은 물질적 힘과 권세, 종교적 카리스마를 주겠다고 한 유혹을 모두 이겨 냈다. 예수가 거부한 것을 오늘의 대형 교회 일부 지도자들이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위상은 계속 추락할 듯하다. 현재 한 공중파의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대형 교회의 문제를 2월 중에 방송할 예정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2010년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언행일치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15.6%) △교인들의 비윤리적 행동 때문에(14.9%) △타 종교에 대해 편파적이어서(7.7%) △교회의 전도 유치 활동이 심해서(6.6%) △목회자와 교인이 믿음과 신뢰를 못 줘서(6.3%) △돈에 집착해 이익만 챙기기 때문(5.5%) 외에 불투명한 재정 사용, 교회의 대형화를 지적했다. 응답자들의 지적은 최근 대형 교회에서 일어난 일들에 고스란히 연결되어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은 "교회의 자정 능력이 사라져 일반 언론의 비판 대상이 되는 것이 안타깝다. 교회 외부의 질책이 교회 개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교회를 혐오하게 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대형 교회 말고 건강한 목회를 하는 작은 교회들도 많다. 건강한 교회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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