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일에만 온전히 시간을 드리는 수도사들도 가끔 찾아오는 시험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존경받는 한 수도사는 평생에 오점을 찍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마귀들이 이 수도사를 넘어뜨리려고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합니다. 이 카드 앞에서는 웬만한 수도사들도 한동안은 휘청거리는 비장의 무기였다고 하는데, 내용인즉슨 마귀가 찬란하게 빛이 나는 천사로 가장을 해서 기도하는 수도사의 귀에 속삭이기를 “사랑하는 형제여 나는 천사장 가브리엘이니라 나는 형제의 착함과 기도하는 모습을 매일같이 보았노라 이제 성경에도 없는 비밀을 말해줄 것이니라.” 그러면 대부분은 “오 천사님 말씀하옵소서. 내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나이다.”라고 하면서 그 속삭임에 넘어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존경받는 그 수도사는 “아니오. 나 같이 연약하고 낮은 자에게 특별한 말씀을 하실 리도 없고, 혹시나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시려면 성경이 생각나게 하거나 나의 죄를 깨닫게 하시어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실 것이지 새로운 말씀을 주실 리가 없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이미 모든 것을 성경으로 말씀하셨기에 더 이상의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거절함으로써 마귀를 물리쳤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회를 어지럽히는 미혹의 영은 내가 들은 음성이니, 내가 기도함으로써 된 일이니 라는 말로서 자신을 과시하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은혜 받을수록 겸손하고, 성령충만 할수록 나는 없어지고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만 드러납니다. 교회사 이천 년을 통하여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교훈은 은혜를 받았답시고 <내>가 복음을 외치던 사람들은 모두가 이단으로 떠내려갔습니다. 혹여 이단이 아니어도 우리 주위에 <내>생각, <내>기도, <내>경험을 지나치게 주장하는 사람을 조심하십시오. 제대로 말씀을 받은 사람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거룩함이 있기에 나는 없어지고 오히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너그러워집니다. 그러나 나는 완전한데 목자의 허물과 약점이 자꾸만 보이거나, 모두가 은혜 받는 자리에서도 나 혼자만 유독 틀린 것이 보이거든 복음에서 멀어지고 있구나! 생각하십시오. 


복음은 내가 죽어지지만, 마귀는 나를 추켜세웁니다. 쉽지만 어려운 믿음의 선한싸움에서 <내>가 고개를 치켜들 때마다 사도바울의 고백을 생각하십시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I die daily 고전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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