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주장 사람들과 토론 의향 있다"

   
▲ 길자연 목사가 한기총 해체 운동과 금권 선거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한기총 해체 운동을 비판하는 한편 금권 선거 의혹을 부인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길자연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 운동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금권 선거 의혹도 부인했다. 길 목사는 4월 7일 열린 '한기총 회원 교단장, 단체장 및 총무 연석 간담회'에서 "그동안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길 기다리며 말을 아꼈다. 다시 대표회장으로 인준이 되면 그때 기자회견을 열어 내 입장을 밝히려 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러 단체에서 한기총을 해체하자고 해서 말하게 되었다"고 발언 배경을 밝혔다.

그는 한기총 해체 운동을 벌이고 있는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를 의식한 듯, "한국 최고의 지성이란 사람이 한기총을 해체하자는 것은, 국가나 가정이나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것들을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지도자로서 현명한 판단과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지성이 감정을 다스리도록 해야지, 지성이 감정을 촉발시켜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는 지성인의 태도가 아니다"고 해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길 목사는 직무 대행인 김용호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도 한기총 해체를 경계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직무 대행은 한기총을 한국교회에 이바지하는 단체로 만드는 데 협력하고 마음을 쏟아야 하는 책무가 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중요한 문제는 한기총 해체가 아니라 한기총의 유지다"라고 했다.


"해체 주장 사람들과 토론 의향 있다"

그는 한기총 해체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과 공개 토론을 하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길 목사는 3월 초에 <뉴스앤조이>와 <오마이뉴스> 주관으로 한기총 사태에 대한 토론회를 열려고 섭외했을 때 거절했다. 토론회는 길자연 목사 측과 이광선 목사 측, 한기총 해체 운동 단체가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길 목사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성사되지 못했다.


간담회의 사회를 맡은 이용규 목사(전직 대표회장)도 한기총은 자정 능력이 있다며 해체 운동이 필요 없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기총이 최근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당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그분들이 한기총을 매우 사랑하고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체보다는 자정을 통해 회복이 되길 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기회에 한기총 해체를 요구하는 단체가 어딘지 확실하게 알았다. 우리가 뭉쳐서 승리하자"고 외쳤다. 이에 참석자들이 박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회의 마지막에 축도를 맡은 이만신 목사(명예회장) 역시 한기총 해체 운동은 잘못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축도에서 "(하나님께서)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고, 한기총을 탈퇴한 사람들이 잘못을 뉘우치길" 빌었다.


한기총해체를위한기독인네트워크 실무자 남오성 사무국장(교회개혁실천연대)는 "길자연 목사는 현재 (직무 집행정지를 당한) 무자격자다. 한기총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자중하고 계셔야 한다. 그쪽에서 토론을 먼저 제의하고 참여하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가장 깨끗한 선거…나는 떳떳하다"

길 목사는 금권 선거도 부인했다. 그는 "이번 선거(제17대 대표회장 선거)가 가장 깨끗한 선거였다고 과거에 신문 기자들이 내게 말을 했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도에 지나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변명이 아니다"고 했다. 또 "나는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으면서도 마음이 평안했고, 고통을 참을 수 있었다. 내 기준에 대해 사람들이 돌을 던져도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며 자신이 떳떳하다고 했다.


길 목사는 한기총이 어려움에 처한 이유가 다른 데 있다고 보았다. 그는 "CTS 감경철 회장에 대한 적대적 세력들이, 한기총이 협력하지 않자 보복을 한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모든 문제의 가장 기저에는 어떤 세력이 있다"고 했다.


이는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를 비롯한 이광선 목사 측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최 목사는 3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길 목사의 금권 선거를 도왔다고 폭로했다. 길 목사는 최 목사의 주장이 거짓임을 밝혀 줄 증인이 2~3명 있다며, 이 문제를 설명하는 자리를 나중에 마련하겠다고 했다.


길 목사는 자신이 대표회장임을 강조하며 발언을 마쳤다. "여러분이 뽑아 놓은 대표회장(길자연 목사)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궁금한 점들은 그저 나를 신뢰하면서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뉴스앤조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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