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씨가 북한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심하게 폭행당했다고 그의 지인이 19일 밝혔다.

전 씨의 지인인 임창호 고신대 교수는 전(미국명 에디 용수 전·Eddie YongSu Jun) 씨가 북한에서의 공격적인 선교활동에 관여했었다고 외신과의 통화에서 밝혔다.

임 교수는 전 씨와 중국 국적의 조선족 2명이 지난해 11월 같은 장소에서 체포됐다며 "조선족 2명도 심하게 맞았지만, 이들은 중국 국적자였기 때문에 귀가 조치됐다. 이들에 따르면 전 씨는 너무 심하게 맞아 도움이 없이는 걷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 당국의 학대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북한은 지난달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미국인 전용수가 조선에 들어와 반공화국 범죄행위를 감행해 지난해 11월 체포됐으며 해당 기관의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평양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 측은 그와 정기적으로 면담하고 있고 미국 국무부는 최근 북한이 전 씨에게 가족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밝힌 바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방북, 전 씨의 석방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석방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전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한 교회에 다니던 농기계 사업가로 북한을 자주 방문해 왔다.

그의 가족들은 지난달 전 씨의 건강상태를 걱정하며 석방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임 교수는 전 씨는 북한의 지하교회를 돕고 있는 한국 선교단체에 소속돼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전씨의 활동에 대해 경고했지만 그는 활동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전 씨가 지하교회 신도들과 접촉하던 곳에서 체포됐다"면서 북한은 이 사건을 지하교회 활동을 한꺼번에 근절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는 1만명의 지하교회 신도가 있고 3만명의 기독교인들이 이미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헌법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독교인들을 자국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북한에서 실질적인 종교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출처: 동아일보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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