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훈 집사

청년부 부장집사
살림학사 사감
중남미지역 무역업
작은목자들교회에서 운영하는 살림학사는 올 해로 7년째 운영되고 있다. 현재 2호선 낙성대역 인근 위치해 있으며 형제 6명과 자매 4명이 각각 형제학사와 자매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학사를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도 있었고 여전히 한계도 있지만 교회의 섬김과 지원을 통해 조금씩 열매 맺어가는 살림학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살림학사는 2004년 하반기에 학사 설립을 위한 준비단계를 거쳐 2005년에 형제학사를 2006년에는 자매학사를 오픈하였고 2006년 “법인으로 보는 단체” 로 살림학사를 등록하였다. 

 

당시 살림교회(현 작은목자들교회)는 목사님 사례비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교회였지만 호주에서 사업을 하시는 신실한 형제 한 분을 통해 학사 설립에 필요한 재정 후원을 받아 형제학사와 자매학사를 연이어 오픈 할 수 있었다. 호주에 계신 동역자 분은 지금도 연말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며 일년에 한 번씩 학사생들을 풍성한 식사로 초대하여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고 있다.

 

현재 학사운영은 박영돈 목사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교회의 성도 한 분이 사감으로 섬기고 있으며 학사생들이 소속된 청년부를 위한 담당 교역자와 성도들의 관심 그리고 교회의 재정 지원을 통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지원과 관심 속에서 7년째 접어든 올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학교와 공동체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교회와 학사가 함께 견고히 세워지는 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시간 속에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갈등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 학생선발 >

학사 설립이 지방, 특히 농어촌지역의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를 위한 관심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학생들을 선별하지 않고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 사역자 자녀, 선교단체 추천 학생 등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였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평신도 자녀들도 상당수 입사하였다. 지원서 내용과 목회자 추천서를 근거하여 건강상의 문제나 주일 예배 참석에 문제 없으면 입사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이후 3-4년간 예상치 못한 문제와 갈등이 학생들과 학사에 있었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귀한 신앙의 유산이 다음 세대인 자녀에게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였다. 교역자 자녀 가운데서 가정과 교회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수동적이거나 냉소적인 신앙을 가진 학생들이 있었다. 심지어 성경을 믿지 않는 목회자 자녀도 있었지만 삶의 배경이 교회였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게 잘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부모의 신앙이 본이 되지 못하고 가족간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가운데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에 내몰려 영혼이 메마른 학생들도 있었다. 부모는 자녀의 신앙 생활과 재정 여건을 감안해서 학사 생활을 원하였지만 정작 학생은 학사생활을 또 다른 감시와 강요를 받아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런 학생은 함께 예배를 드리지만 교회 안에서 한 지체로 자리하지 못하였고 다른 학생들과의 관계도 어려워 기독학사로서 살림학사가 자리매김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게 하였다. 소수였지만 일부 학생은 중도에 학사를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다.

 

지금은 부모의 사역과 경제적 여건 보다는 학사를 지원하는 학생 본인의 의지와 주일학교에서의 활동 그리고 지원서 내용을 위주로 학생과 상담 후 입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그리고 신입생 경우 대학에서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어 11학번 경우 모두 SFC IVF 같은 선교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 동아리 활동은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첫 대학 생활을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후 신앙 성장에 있어 교회와 한 축을 이루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어떤 분들은 학사가 서울대 근처에 있어 서울대 학생 위주로 학사가 운영되는 것으로 오해를 하기도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학사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범위 내에 위치한 학교라면 차별이 없으며 지금도 7개 대학의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어울려 생활하고 있다.

 

< 학사 생활 >

학사에서는 학생들만 생활하며 선배 학년이 방장을 맡아서 식사, 청소 등 공동 생활에 필요한 약속을 서로 협의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다. 매일 말씀묵상과 수요 저녁예배, 주일 예배 참석은 의무 사항이자 학생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외에 신앙과 생활 공동체인 만큼 지켜야 할 학사 규칙이 있으나 그 내용은 일반 대학교의 기숙사보다 자유롭게 생활 할 수 있는 수준이며 학사 내에서는 자율적으로 지내고 있다. 사감이 함께 생활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스스로 주중 생활을 기록하는 주간 단위의 학사일지를 작성하여 주일에 사감에게 제출한다. 사감은 학사일지를 통해 관심이 필요한 학생이 있는지 살피고 학생들의 규칙적인 생활을 격려하고 있다. 특히 신입생들 경우에는 전혀 다른 환경을 경험하면서 신앙적으로 흔들리거나 교회를 벗어나려는 일탈의 유혹과 도전을 강하게 받는 시기여서 관심과 기도가 더 많이 필요하다. 이런 경험들은 선후배 간에 진솔한 나눔을 통해 후배 사랑으로 나타나고 학사 내에 좋은 전통을 만들어가려는 작은 노력들로 이어지면서 학사를 안정되고 든든한 생활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 학사관 >

살림학사는 빌라나 맨션 같은 다세대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여 학사관으로 이용하다 보니 전세 계약이 끝나는 2년마다 사감이 속을 태운다. 가능한 이사를 피하려고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나 생활의 불편함 등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겉보기에는 번듯한데 조금 살다 보면 불편함이 발견되는 집들도 있었고, 저렴하고 넓은 집을 찾다가 계약 기간 내내 여기 저기 집 수리하느라 애를 먹은 적도 있었다. 계약이 쉽지 않은 문제여서 처음에는 학생들보다 학사관을 먼저 생각하였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 학사관보다 학생들의 생활 편의를 더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신림역 근처에 위치한 교회와도 가깝고 교통과 생활 편의를 고려하여 현재의 위치로 학사를 옮기게 되었으며 학생들의 생활 만족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학사관을 임대하여 사용하다 보니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최근에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라 재정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어려움이 있다. 학생들이 학사에 납입하는 금액은 자매학사 경우 월 67,000원 정도, 형제학사는 월 83,000원 정도이고 교회에서는 매월 6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모든 공과금과 학사내 가구 및 살림도구는 교회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편하게 생활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 교회 >

학사생 10명은 교회에서 청년부로 소속되어 있으며 대학생과 20대 청년들도 구성된 청년부 전체 인원은 20명 정도이다. 학사생들은 청년부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학사의 안정과 성장이 청년부의 안정과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역의 효율을 위해 청년부 부장 집사가 학사 사감을 겸하여 섬기고 있으며 청년부를 맡고 있는 강도사님은 SFC 간사를 맡고 있어 주일 외에도 학교에서 SFC 모임에 참석하는 학생들과 교제하는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교회의 성도들도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학사생들을 식사 초대하여 교제를 나누며 학생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잘 적응하고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 해 청년부는 어버이 주일을 맞아 청년부 헌신예배를 드릴 정도로 성장을 했으며 교회 공동체의 한 부서로서 섬겨야 할 일을 솔선수범하여 챙기면서 목사님과 성도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학사 초기에는 학생들이 스스로를 작은목자들교회의 지체로 생각하지 못했으나 교회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학사운영이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교회의 한 지체로 예배에 참여하며 소속감을 가지고 교회를 함께 섬기고 있다.

 

< 비전 >

작은목자들교회는 청년부 20명을 포함하여 청장년이 70명이 넘지 않는 작은 교회이지만 평신도 사역이 활발한 교회이다. 사역의 중심에 있는 성도들의 연령대가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으로 젊은 교회이지만 학사운영이 처음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학사를 운영, 관리할 여력이 없었고 교회 안에 챙겨야 할 다른 사역들도 많았다. 재정과 관리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음 세대를 향한 헌신이라는 믿음과 우리 교회가 받은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학사 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무엇보다 우리 교회만을 생각지 않고 한국 교회의 미래를 바라보며 학사 사역을 지속해야 한다는 교회의 인식이 큰 동력이 되었다.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과 진로를 따라 어디를 가든 그 곳에서도 하나님을 기뻐하며 주의 몸된 교회를 위해 섬기는 귀한 일꾼들이 되기를 꿈꾼다. 한국 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아름다운 씨앗들로 생각하며 학사와 청년부를 섬기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앞으로 감당해야 할 더 많은 짐들이 있지만 학사를 위한 섬김과 관심이 차츰 교회의 중심 사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보면서, 교회에서 청년들이 사라져 가고 세속적 가치가 교회를 침범하는 이 때에 말씀과 기도로 거룩함을 배워가는 학생들이 우리의 희망이 되어감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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