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사니까?

   
요즘 우리 대통령이 열을 많이 받는 모양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하여 전날 발생한 '정전대란'에 대해 엄청나게 화를 낸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한전 별관 5층 브리핑장으로 안내된 이 대통령께서 "브리핑 받으러 온 것 아니다. 회의장으로 바꾸라"고 하자 부랴부랴 한전 본관 11층 대회의실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이미 대통령이 어떤 톤으로 이야기할지가 훤히 내다 보였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는 공기업에서 잘 먹고 잘 자고 한다고 이런 식으로 전기를 끊어도 되느냐?", "정부가 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이 부끄럽고 미안하고 죄송하게 됐다"며 한전 간부들과 함께 한 정부 관료들을 사정없이 나무랐습니다. ‘당신들은 잘먹고 잘 산다고?’ 라는 했다는 것은 공기업의 방만한 운용에 대해 이미 대통령의 마음은 뒤틀려있음을 보여줍니다. 대통령의 질책이 계속되는 동안 회의장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침묵이 흘렀을 것은 뻔한 일입니다. 할 말이 없을 뿐 아니라 내일이 심히 걱정되었을 것입니다.

"단전 조치와 관련해 사전에 대국민 홍보를 할 의무 규정은 없다"고 하는 등 관계자들의 '해명'이 이어지자 "한전 담당자에게 책임이 없어요? 규정상 그런 거 없어요?"라며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전기를) 자르고 해도 되는 거냐?"며 거칠게 반박하는 모습도 보이셨던 모양입니다. 이 대통령은 담당자들이 "가두(街頭)방송을 각 지역에서 사전에 했다"고 하자 "어디서 했느냐. 확인했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담당자들이 "전체적으로는 확인 못했다"고 하자 "이런 사태가 생겼는데 확인도 안 해보고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거냐?"고 마구 몰아붙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열 받는 대통령, 기분 좋은 국민

이 대통령은 이미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화가 치민 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은진수 금융위원이 문제가 된 상황인데, 또다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을 맡은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니 입장이 말이 아닌 상황입니다. 역대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 엄청나게 애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시 청와대 내부에서 사고가 났으니 할 말이 없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정전사태까지 빚어져 온 나라를 들쑤셔 놓았으니 화가 나기에 충분한 조건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열을 내는 모습을 보니 웬일인지 기분이 괜찮아집니다. 대통령이 브리핑 장이 아니라 회의장으로 옮겨가 한 때 ‘신도 부러워 하는 공기업’이라는 소리를 들은 알짜 기업으로 가서 마음껏 후려치는 소리를 해 주는 것을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연히 기분이 나아집니다. 힘이 있다고 평소에 자랑하며 으스대고 남을 무시하던 친구를 진짜 힘있고 배짱 있는 친구가 나타나 사정없이 두들겨 줄 때,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때의 기분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우리도 열내야 한다

최근에 국민들은 어디서 열을 받았는지 안철수라는 샌님같이 생긴 대학교수를 대통령감이라고 마구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혼이 난 모습입니다. 이런 말 저런 말을 마구잡이로 하고 있습니다. 맨날 싸움만 하고 아무 기여가 없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사람은 한 번씩 열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에 변혁이 일어납니다. 물론 대통령처럼 힘 있어 보이는 사람이나 조직을 향해 열을 내야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강력한 대저은 악한 영입니다. 우리를 후리는 악한 영의 세력에 열을 내는 그리스도인이라야 기도합니다. 대통령이 열을 내어 현장을 찾듯, 우리는 열을 내어 기도의 현장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역사를 변혁시켜야 합니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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