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최홍종 장로의 작품이다.

 

 

 

▲ 최홍종 장로한국외국어대학 졸고등학교 교직은퇴부산 환희교회 시무장로월간문예사조 시부문 신인상 시 등단월간스토리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필등단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지회원.
         세월     글 사진 : 최 홍종



   싸돌아 헤집고 다니나 

   아무런 소출 없는

   흠씬 비 맞아 힘 빠진 풀 죽은 장 닭이 얼른 생각난다.

   등 뒤엔 이웃 할멈들이 소주 몇 잔에 흥겹다

   든든히 맛있게 잡수신 돼지고기 수육이

   우물우물 열심히 씹어 삼켰지만

   새우 젖에, 곰삭은 막장에, 묵은 김치에 찌들려 버렸나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건만 오늘따라

   정말 가당치도 않게 조금 넘치게 채워 진 뱃속은

   연신 꾸물대고 살살 아프다

   무슨 생각이신지 골몰하신 모습에

   한사코 한 번 웃어보시라고 소릴 질러도

   고개만 멍하니 드실 뿐

   웃을 일이 오랜 세월동안 참으로 없었나 보다

   빠진 앞니가 원망스러워

   감추고 또 감추고 그러나 어쩌랴

   이렇게 나오고 만 것을

   먼저 가버린  할멈이 오늘 따라 더 원망스럽고

   남들은 봄맞이 꽃놀이가 흥겹기만 하건만

   또 살살 뒤틀리며 꾸물럭 거리는 아랫배

   들리지도 않는 귀에 저 친구는 무슨 소릴 지르나..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전도서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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