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31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정회원국으로 승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총회를 열어 찬성 107표, 반대 14표로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가입안을 가결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영국 등 52개국은 기권했다. 이날 총회 투표에는 193개 전체 회원국 가운데 173개국이 참여했으며, 팔레스타인 가입안은 기권표를 제외한 121표 중 3분의 2 이상을 얻어 승인되었다.


이는 팔레스타인이 지난달 유엔에 정회원국 지위 승인을 신청한 이후 유엔 산하 기구 가운데 처음으로 유네스코에 정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유네스코를 유엔 회원국 자격 획득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팔레스타인은 아랍 국가들의 지지 속에 결과를 낙관해왔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유네스코의 탈퇴까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높여 왔다. 특히 유네스코 재정의 22%를 담당하는 미국은 이번 표결이 가결될 경우 유네스코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고 나아가 유네스코에서 탈퇴할 방침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향후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으로 인해 중동 평화 협상이 또다시 난기류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고 이로 인해 양측의 무력충돌이 더욱 확산, 중동의 화약고가 또다시 불길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 참석해 팔레스타인의 이런 움직임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이 평화협정 없이 국가 지위를 확보하려는 시도이자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그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대신 하마스와 계약을 하고 유엔에서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선택했다"면서 "우리는 평화협상의 주요 요소를 심각하게 위반해 이스라엘에 위해를 끼치는 이런 일련의 행위들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강력한 반발은 지난 9월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 신청에 이어 유네스코 가입 등 일련의 조치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이 국제기구에 가입하거나 국제사회에서 정식국가의 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서 유리할 것이 없다.


실제로 팔레스타인은 템플마운트와 예수탄생교회 등 핵심 유적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네스코에 이어 기타 다른 국제기구 가입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런 움직임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정식국가의 지위를 인정받으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이나 가자지구 무장 점령 등의 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범죄 혐의로 제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버만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의 이런 시도가 성공할 경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모든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또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은 최근까지도 멈추지 않고 있는 양측의 무력 충돌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 9명과 이스라엘인 1명이 숨졌고 지난달 31일에도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 팔레스타인인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양측의 무력 충돌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 관계가 어떻게 풀어질지 주시하며 지켜봐야 할 것이다. (미션투데이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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