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익 목사
  서울남교회
지난 닷새간 경기도 가평의 기도원에 머물면서 개인 피정을 하였습니다. 피정(retreat)이란 ‘퇴수’, ‘물러섬’이란 뜻으로 일상으로부터 물러나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지는 영성훈련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예전에는 기도원에 가면 주로 기도하면서 틈을 내어 책과 성경말씀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주로 성경말씀을 읽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말씀 앞에 나를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말씀사역을 앞두고 영혼의 먹거리를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로 읽기를 하였지만 때로는 묵상도 하고 연구도 하였습니다. 며칠 안에 성경의 상당부분을 통으로 읽으니까, 이전에 발견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메시지를 발견하고, 여러 성경 인물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며,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에 대한 안목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감사한 것은 내가 예전에 알지 못하였던 보석 같은 ‘말씀’을 많이 발견한 것입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나누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여세를 몰아 ‘통’으로 읽던 말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과 지난 16세기까지는 일반인들이 성경책을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사모하였고 듣고자 몸부림쳤고 그것을 기억하려고 메모하고 암송을 하였습니다. 희귀하였으므로 그것을 붙잡고 올곧은 믿음을 지키며 살아온 것입니다. 반대로 오늘날 우리는 설교의 홍수, 정보의 바다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설교를 접할 수 있고, 기독교와 신앙생활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들과 서점의 책들이 가득합니다. 심지어 성경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고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읽고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너무 흔하고 너무 쉽게 접촉할 수 있어서 그 가치에 둔감해지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언제나 접촉할 수 있으므로 사모하지 않고 더더욱 말씀을 멀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말씀이 없어서 기갈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흔해서 그 가치를 상실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인스턴트 말씀이 아니라 매일 읽고 묵상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표준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말씀이 ‘영혼의 양식’이라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가운데 얼마나 말씀을 가까이 하면 사는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텔레비전 드라마에 가지는 관심의 절반만 말씀에 쏟으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텔레비전 보는 시간의 10분지 1만 말씀과 기도에 드리면 삶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지금은 연말이며 곧 새해가 다가올 것입니다. 한 해를 말씀의 거울에 비추어 자신을 살피고, 새해를 말씀의 등불로 비췸을 받기를 축복합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