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후감 수상자들과 함께

 

예수 중독자

 


나 예수 중독자 되어야 한다.

술 중독자는 술로만 살다가

술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고,

아편 중독자는 아편으로 살다가

아편으로 죽게 되나니.


우리도 예수의 중독자 되어

예수로 살다가 예수로 죽자.


우리의 전 생활과 생명을

주님 위해 살면 주 같이 부활된다.


주의 종이니 주만 위해

일하는 자 되고 내 일 되지 않게 하자.


이 글은 산돌 손양원 목사의 시이고 제목은 “예수 중독자”이다. 그리고 2011년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정기총회 및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의 1부 예배에서 박시영 목사(이사. 밀양마산교회)의 설교 제목이기도 하다.


▲ 회장 정주채 목사
12월 12일 저녁 7시 30분 남서울은혜교회 성산홀에서 열린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정기총회및 시상식은 회장 정주채 목사의 인도로 1부 예배가 드렸다. 손봉호 장로(이사. 고신대학교석좌교수)의 기도 후 성경 사도행전 26장 24-29절의 본문을 가지고 ‘예수 중독자’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시작한 박시영 목사는 자신의 서재에 이 시가 액자로 붙어있어 마음이 흩어러지면 읽으면서 초심을 다짐한다고 했다.


 

▲ 설교 박시영 목사
박목사는 처음 산돌손양원생가복원 운동을 한다고 프린트를 하면서 생가를 생각으로 잘 못 타자를 해서 지적을 받았는데 오히려 그 미스 프린트가 참으로 의미있게 다가왔다고 했다. 손양원기념사업회가 무슨 생가복원이나 기념박물관이나 짓는 것으로만 그친다면 그것은 전시행정 밖에 안 되겠지만 예수 중독자가 되어 내 일 하지 말고 주의 일 하자는 손양원 목사의 그 정신을 생각하는 일을 하자는 '손양원생각복원사업'이 된다면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예수 이름을 팔아 자기 이익을 도모하다가 기독교를 개독교로 만든 현실에서 우리는 주를 위해 자기 생명을 바친 그 뜨거운 순교정신(생각)을 이어받는 이 일을 해야 한다고 박목사는 힘주어 말씀을 전했다.

 

▲ 대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


시상식

이어 유현종 작가가 쓰고 홍성사에서 펴낸 소설 손양원 '사랑과 용서' 독후감 시상식(후원: 극동방송, 홍성사, 생가복원운동)이 진행되었다. 전국에서 모두 72편의 독후감이 응모되었는데 성인이 63편, 학생이 9편이었다. 이 중 1차 심사에서 30편이 가려졌고 2차 최종 심사에서 대상을 포함하여 14편이 상을 받게 되었다.


총 7명의 심사위원(위원장 이만열 교수)이 최종 심사한 결과 대상에는 일반인 유종은 씨가 당선되어 상금 100만 원과 상패를 수여 받았다. 금상으로는 일반 박혜련, 학생 안솔희양이 상금 50만원과 상패를 수여 받았고, 은상은 일반인 구자창, 오문희 씨가 학생 김수진, 박진경 양이 상금 30만 원과 상패를 받았고 장려상은 일반인 강혜승, 박춘희, 송종희, 이명화, 장옥자 씨가 학생 오성민, 윤희선 양이 수상했다.


대상 유종은, 금상 박혜련, 안솔희 학생이 자신이 쓴 독후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가 진지하게 소설을 읽고 받은 감동과 결심을 써내려가 듣는 청중들은 숙연한 표정이었다. 특히 안솔희 학생은 점점 신앙이 나태해 지고 있던 때에 광고를 통하여 소설 손양원을 접하게 되어 읽었는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가닥을 잡게 되었고 손양원 목사님이 자신의 맨토가 되었다면서 소설을 통하여 큰 은혜를 받았다는 간증이 담긴 독후감을 발표하여 소설 손양원이 많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은혜로 전해 졌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 단체사진


정기총회

2012년도의 사업계획으로는 생가복원이 제1번의 숙제로 제안되었다. 이에 대해 밀양마산교회 담임 박시영 목사는 생가복원은 경남지역교회들이 어떻던 해결해 보겠다고 다짐을 했고, 3월 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올려지는 ‘오페라 손양원’(김희보 극본, 박재훈 작곡)을 위해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목사가 최선을 다해 보겠으니 기도협조를 바라며 이 오페라가 전국적으로 공연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다큐 손양원’을 재 제작하는 일도 추진할 것이며, 제2회 학술심포지엄 및 순교 62주년 기념예배건(2012년 9월 중)도 진행하기로 했다. 12년도의 기념예배는 부산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손양원 평전이 고신대 이상규 교수에게 의뢰되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유종은 씨의 독후감 전문

 

하늘나라의 손양원 목사님께


   
 
▲ 대상 수상자 유종은
 
곱게 물든 단풍이 가을의 정취를 한층 돋보이게 하는 때입니다. 단풍들은 목사님께서 하늘나라로 부름 받으신 그 때에도 곁을 지키고 있었겠지요. 그 색감들이 지고, 다시 핀 햇수가 예순 한 번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좀처럼 실감 나지 않습니다.


목사님! ‘용서’가 아쉬운 때입니다. 믿음의 선진들이 피와 땀으로 값 주고 사신 이 조국,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국제 사회에 원조를 해 줄 수 있는 나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경제적 여유가 풍성해진데 반해, 왜 이리도 우리 마음의 여유는 없는지 아쉽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제반 영역에서 ‘용서’가 세워진다면 회복될 많은 가치들이 있는데요. ‘머리로는 용서하고 싶은데, 현실에 부딪치면 그게 어렵다’고 핑계하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의 결단을 보지 않았습니까. 아버지가 투옥되고, 학교조차 못 다니게 된 상황에서도 마태복음 5장 말씀을 통해 평안을 얻었던 당신입니다. 또한, 당신은 두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도 진정으로 용서하였습니다. 영결예배 때 들려주셨던 아홉 가지 복은 일견 관념적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대상을 용서하여 양아들로 삼고, 신앙의 사람으로 양육한다는 것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의 용서가 아니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내었을 것입니다.

  

부끄럽습니다. 목사님! 하물며,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마 18:22)는 예수의 가르침을 당신을 통해서 들었건만, 목사님이 보여주신 용서를 감히 실행하지 못하고 있음이요. 예배당 안에서, 교회에 들어가는 문턱에서 뿐이 아닙니다. 예수의 삶을 실천해야 할 순간, 순간에서 선택해야 할 용서에도 인색한 우리가, 제가 부끄럽습니다.

 

목사님! ‘정의’가 목마른 때입니다. 벌교 집회에서 일장기를 떼어 냈을 때, 조직적인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벌였을 때, 가루베 형사로부터 고문을 당했을 때 당신이라고 두려움이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고통과 불안을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를 저는 압니다. 무엇이 정의롭고, 무엇이 불의한 것인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신앙적 도리를 다 아는 것인지에 대한 옳은 판단, 실천하고자 하는 용기를 지니셨기 때문이었지요.

  

목사님께서 정의 구현에 대한 높은 수준을 향유한 배경에는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성품이 강직하고 옳은 일이라면 결코 타협하지 않던 손장로님의 일화는 하나하나가 경이로울 뿐입니다. 조상이 먼저냐, 예수가 먼저냐는 질문에 죽어도 예수라고 외치며 가족들의 핍박을 감내하던 모습, 칠원 장터에서의 만세 시위를 주동하다 수감된 상황에서 면회 온 목사님께 선포했던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말씀은 화살이 되어 제 가슴을  꽂습니다.


목사님! ‘사랑’이 허기진 때입니다. 라디오를 틀기만 하면 사랑 고백이 흘러나오고, 텔레비전에서는 늘 사랑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상영되건만, 정작 이 사회에는 사랑이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목사님이 더욱 그립습니다. 감만동 한센병원 전도사로 있으면서 방어진, 남창, 수산, 남부민동에 교회 개척을 거듭하고, 애양원교회 사경회에서 소독복을 사양한 것은 영혼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애양원에서 가을 운동회를 열어주고, 반찬을 걷어 온 것은 어린아이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1년 반의 형무소 생활을 끝마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고 예방 구금을 감내했던 것은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아들, 동역자들에 대한 목사님의 사랑도 참으로 저의 마음을 울립니다. 다미안 신부를 예시로 들며 병실에 들어가 안수를 하셨을 때, 정양순 사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난 혼인할 때부터 그분을 아예 하나님께 맡겼답니다. 죽이시는 분도 하나님이요 살리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오 병을 얻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요 무병하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니 난 걱정하지 않아요” 사모님의 올곧은 신앙도 이 고백의 동인이 되었겠지만, 남편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있던 주요한 원인은 목사님의 그 한결같은 사랑 때문이겠지요.


뜻있는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목사님의 삶을 추모하고, 정신을 계승하는 일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양원에는 손양원목사 순교기념관이 세워져서 매년 수만 명의 순례객들 이 방문 합니다.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는 학술 발표, 다큐멘터리와 전기 제작에 힘쓰고, 함안에서는 기념관 건립 및 생가복원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옥중 서신, 설교문, 사진 등을 전시로, 글로, 영상으로 접하는 이들마다 식어 있던 마음들이 지펴지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저부터도 변화하고 싶습니다. 목사님께서 보여 주셨던 용서, 정의, 사랑 실천을 되새기며, 신앙의 유산을 저의 자산으로 삼고 싶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목사님의 삶을 함축해봄직한 마태복음 5장 44절 말씀이 머리에만 남아 있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타고 내려와 저의 삶을 통해 발현되었으면 합니다.   

  

당신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겠지요. 당신이 생전에 대언했던 말씀들이 살아있고 활력이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요. 믿음의 후배들이 몸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요. 그리고 한국 전쟁 중 흘렸던 순교의 피가, 한반도의 끊어진 허리를 다시 잇고, 할퀴어진 민족의 상처를 어루만질 그 날을 기대하면서요.

  

끊임없이 기억하렵니다. 실천하다 낙망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렵니다. 하늘나라에서 목사님을 대면하였을 때, 젊은 날의 이 고백이 패기와 진중함으로 버무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 날까지 보좌(계 3:21)에 앉아 저를 기억해주소서.



목사님의 순교 61주년을 기억하며

유종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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