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연기됐다가 열린 한기총 22-3차 실행위원회가 회원권 논란 속에 날치기로 진행돼 논란이 예상된다.

▲ 한기총 실행위원회가 사상 최악의 막장 회의로 진행됐다.ⓒ뉴스미션
용역 고용 분위기 장악, 실행위원 ‘아니오’에도 불구하고 의사봉 두드려

한기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실행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실행위원회는 실행위원 명찰을 달고 있는 사람만 통과할 수 있도록 한기총 측이 고용한 용역회사 직원들이 모든 입구 막은데다 출입이 제한된 사람들의 반발로 11시 반이 될 때까지 혼란스러웠다.


명찰을 단 실행위원들도 거친 분위기 속에 회의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기자들도 당연히 출입이 거부됐다. 2층 관람이 허용된 시간은 11시 45분.


2부 회의는 11시 50분이 돼서야 비로소 시작됐지만, 안건토의를 마치는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안건으로 상정된 ▲인사위원회 보고의 건 ▲질서확립대책위원회 보고의 건은 문서로 받기로 함에 따라 순식간에 통과됐다.


의장인 길자연 대표회장은 혼란스러운 중에 안건토의를 진행해가면서 ‘아니오’라는 외침에도 의사봉을 두드리며 안건을 통과시켰다. 길자연 목사는 계속되는 소란에도 불구하고 폐회동의를 받아 회의를 마무리했다.


회의 문건 안건토의에는 해당 제목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특히 인사위원회 보고의 건은 ‘정관 운영세칙과 선거관리규정 개정 및 보완’을 다루기로 명시돼 있었지만 정관 개정의 건은 이날 실행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용규 증경대표회장은 “이번 회의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아니오’라고 했으면 찬성하는 사람이 몇인지, 반대하는 사람이 몇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예장통합 등 교단들 반발에도 서둘러 폐회


이날 실행위는 안건토의가 날치기로 통과된 10분을 포함, 40여 분 동안 이어진 회의 내내 혼란스러웠다. 예장통합 교단에서 실행위원으로 파송한 조성기 사무총장과 최삼경 목사에 대해 한기총은 실행위원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예장통합 실행위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발언권을 받은 통합 박위근 총회장은 “우리 총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파송한 위원을 한기총이 받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이것은 교단장인 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홍재철 목사는 “나는 예장합동 실행위원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통합측이 어제 나를 이단 옹호자로 결론 내렸는데 나를 매장하고 죽이려고 한다. 통합측 교단장과 임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실행위원이 아닌 사람은 끌어내라’고 흠석위원에게 지시했고, 조성기 사무총장과 최삼경 목사가 회의장 밖으로 나오면서 예장통합 실행위원들 및 예장백석, 기성 등 실행위원들도 자리를 떠났다.


예장통합 박위근 총회장은 추후 이 문제에 교단 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박위근 목사는 “오늘 회의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한기총 대표회장과 몇몇 사람들에게 있다”며 “회원권부터 무효다. 어제까지도 홍재철 목사는 옥수수재단에서 왔다면서 임원활동을 했는데 오늘은 둔갑을 해서 합동 실행위원회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모든 것이 불법이란 것 아니냐”고 밝혔다.


지난 10월 28일 실행위원회도 정당성을 갖추지 못해 무효 가처분 신청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날 한기총 실행위원회가 날치기로 안건을 처리함에 따라 이번 실행위원회의 정당성까지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뉴스미션제공)

 

▲ 이날 한기총은 대강당 입구를 막은채 용역들을 고용해 철저하게 실행위원들의 출입을 관리했다.ⓒ뉴스미션
▲ 교단 파송과는 다른 실행위원 명부에 출입구에서부터 혼란스러웠다. 조성기 사무총장(우)은 배인관 재정국장(좌)에게 교단 공문을 보여주면서 실행위원 명부 확인을 요청했다.ⓒ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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